▲ 서울 길음시장.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시장(市場)’은 지역주민의 소통공간입니다. 전통시장에는 그 지역의 사연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서민들의 애환과 함게 희망이 묻어나는 곳입니다. 시장에 가면 그래서 살만하다고 합니다. 실의에 찬 분들도 시장에서 원기를 충전합니다. 생생한 서민들의 삶속에서 용기라는 힘을 얻습니다. 젊은이들이 보는 전통시장은 또 다른 의미입니다. 젊은 기자들이 직접 전통시장 순례를 시작합니다. 맛과 멋을 찾아가는 젊은 기자들의 시선을 멈추게한 핫 플레이스를 담아보겠습니다.

돈암제일시장, 망원시장에 이어 세 번째로 찾아간 곳은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위치한 길음시장이다.

시인의 유년시절 추억 속 그 시장    

길음시장은 서울 성북구 동소문로 227(성북구 길음동 535-8)에 위치한 전통시장이다. 지하철 4호선 성신여자대학교(돈암)역, 길음역 그리고 서울 북부과 중심부, 남부를 연결하는 수많은 버스 노선을 인접하고 있는 교통의 요지에 위치하고 있다. 아울러 강북 최대의 유동인구 밀집지역인 미아사거리(舊 미아삼거리)와 더불어 수년에 걸친 서울시 뉴타운 사업으로 조성된 길음/월곡 뉴타운에 살고 있는 수많은 수요처를 인접한 곳이기도 하다. 길음시장의 개장 시기는 정확히 몇 년도라고 알려진 기록은 찾기 어려우나 한국전쟁 이전인 1940년대부터 현재 위치에 시장이 있었다고 하니 그 역사는 대략적으로 70년 이상이다. 신경림 시인은 자신의 유년시절과 돌아가신 어머니를 추억하는 시 <정릉동 동방주택에서 길음시장까지>로 시장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길음시장은 지난해 시작된 골목형시장 사업을 시작으로 현대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청년상인과 함께하는 길음시장 

서울시는 청년 상인들의 아이디어 사업을 지원하는 방안으로 전통 시장에 청년 사업가들의 매장을 오픈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길음시장에는 현재 총 5곳의 청년상인 매장이 들어서있으며 각 청년상인들은 자신들이 서울시에 제안한 아이디어가 담긴 ‘청년 가게’들을 운영하고 있다. 길음시장은 해당 매장들의 확대 운영으로 젊은 소비자들의 시장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들을 진행하고 있다.     

길음시장 명소, 길음 순대마을 그리고 봉심이네   

길음동 인근 주민들에게 순대·순대국은 길음시장을 대표하는 메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전까지는 그저 ‘아는 사람들에게만 알려져 있는’ 정도였다. 그런 길음시장의 순대가 조금 더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은 2015년부터 서서히 진행된 골목형 시장 사업의 적용 부터였다. 순대, 순대국, 양념닭발 등 다양한 메뉴와 주류들을 판매하는 점포들을 하나의 작은 마을로 엮으면서 위생 환경도 개선했다. 길음 순대마을은 그렇게 탄생했다. 

▲ 길음시장 길음 순대마을 입구.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길음 순대마을의 대표 메뉴인 순대국밥은 오랫동안 우려낸 고기육수와 쫄깃한 순대가 곁들여진 맛도 일품이지만, 한 그릇에 4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아주 큰 만족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매콤달콤한 양념의 닭발 한 접시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마을에 속한 점포들의 각 메뉴 가격은 거의 같다. 

▲ 길음 순대마을 순대국밥.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 길음 순대마을 양념닭발.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순대국밥(4000원), 양념닭발(5000원, 뼈있는), 무뼈양념닭발(1만원), 그 외 술국, 홍어회, 생선구이, 찜 등 식사 및 안주 메뉴(1만원~2만원대)     

아울러 길음시장에는 원하는 피자 & 파스타 메뉴를 예약하면 손님이 방문한 자리에서 즉시 만들어주는 재미있는 콘셉트의 레스토랑이 있다. 바로 길음시장 5개 청년가게 중 하나인 ‘봉심이네’이다. 가게를 운영하는 송봉근 대표의 이름을 딴 레스토랑으로, 오픈형 주방에서 송 대표가 직접 요리를 만드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아울러 집에서도 간편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파스타 키트를 판매하고 있어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매장이다. 

▲ 주문받은 메뉴를 만들고 있는 봉심이네 송봉근 대표.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 봉심이네 송봉근 대표가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파스타.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파스타(조개&홍합/고추피클/해산물토마토/버섯크림) 9000원, 오늘의 파스타 1만원, 옥수수 피자 9000원, 버섯크림피자 1만원, 미트토마토/오늘의피자 1만1000원, 커피 1500~2500원, 샐러드 5000원 

한 마디로 정리하면 

길음시장은 ‘장터의 푸근함과 젊은 활기가 조화된 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