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일 오후, 망원시장을 찾아온 많은 소비자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시장(市場)’은 지역주민의 소통공간입니다. 전통시장에는 그 지역의 사연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서민들의 애환과 함게 희망이 묻어나는 곳입니다. 시장에 가면 그래서 살만하다고 합니다. 실의에 찬 분들도 시장에서 원기를 충전합니다. 생생한 서민들의 삶속에서 용기라는 힘을 얻습니다. 젊은이들이 보는 전통시장은 또 다른 의미입니다. 젊은 기자들이 직접 전통시장 순례를 시작합니다. 맛과 멋을 찾아가는 젊은 기자들의 시선을 멈추게한 핫 플레이스를 담아보겠습니다.

돈암제일시장에 이어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망원시장’이다.

70년대 골목 점포들이 모여 만든 상권 

망원시장은 서울 마포구 포은로 6길 27(옛 마포구 망원동 414-109)일대에 위치한 전통시장이다. 지하철 6호선 망원역, 한강시민공원 그리고 최근 젊은이들에게 데이트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망리단길’을 인접하고 있다.  서울 서북부 지역에서 최고의 입지조건이라 할 만하다. 망원시장은 약 40년 전인 1970년대 망원동 지역 골목골목에 위치했던 소규모 점포들이 점점 규모가 커지면서 하나의 집단 상권을 형성했고 현재의 모습을 이뤘다. 유동인구가 많은 마포구 지역 상권이 활발ㅣ해지자 망원시장의 규모도 점점 커졌고 인접한 곳에 새로운 시장인 망원동 월드컵시장이 생겨나기도 했다. 

교통카드 결제에 배달 서비스까지?

전통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불편함’ 때문이다. 가뜩이나 현금을 잘 들고 다니지 않는 소비자들에게 시장은 가까이 하기엔 먼 장터였다. 그러나 망원시장은 다르다. 일반카드 뿐만 아니라 교통카드로도 상품 결제를 할 수 있게 해 결제를 위해 현금을 일부러 찾는 번거로움을 덜었다. 또 대중교통을 이용해 망원시장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한 시간 내에 교통카드로 한 가게에서 만 원 이상 구매하는 소비자에겐 교통 환승요금을 할인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다.   

▲ 망원시장의 배달서비스 <걱정마요 김대리> 출처= 망원시장 상인회

한편, ‘걱정 마요 김대리’는 소비자에게 전화로 주문을 받고 장을 봐서 배송까지 해주는 망원시장만의 서비스다.

온라인 마켓에서 상품을 주문 할 때 고객 의견을 기재하는 것처럼 전화로 고객 의견을 받는다. 이를테면 생선 크기에서부터 고기는 잘게 혹은 크게 잘라달라는 주문 혹은 단체용 바비큐 재료를 구매해 배달하는 등 디테일한 내용까지 주문을 받는다. 구매단가 5만원 이상은 배송비가 무료이며, 현금·카드·온누리상품권 등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전화 주문은 월요일에서 금요일 오전10시에서 오후 6시까지 받는다.    

망원시장 별미, 손칼국수와 수제 고로케 

망원시장에도 이곳을 더 특별하게 기억할 수 있는 맛집들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곳으로는 홍두깨 손칼국수가 있다. 흔히 말하는 ‘가성비 갑(甲)’이다. 가장 기본 메뉴인 손칼국수는 단돈 3000원이다. 심지어 양도 많다. 요즘 3000원으로 한 끼 식사를 하자고 하면 아주 잘 먹어야 김밥 한 줄에 컵라면 하나, 음료수 한 가지 정도인데 먹는 양이 특별히 작은 사람이 아니라면 이걸로 배부르기는 어렵다. 그러나 홍두깨 손칼국수에서는 3000원이면 누가 먹어도 배부를 양의 손칼국수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다. 가격이 싸다고 해서 맛이 부실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면발은 쫄깃하고 국물은 소주 한 잔이 생각날 정도로 시원하다. 양이 조금 부족하다 싶으면 500~1000원을 추가해 곱빼기로 먹으면 된다. 약간의 특별함을 원한다면 들깨가루가 듬뿍 들어간 들깨 손칼국수나 손짜장을 추천한다.  

 

▲ 망원시장의 명물 맛집 홍두깨 손칼국수의 들깨칼국수(위)와 들깨수제비(아래).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손칼국수(3000원, 곱빼기 +500원), 손수제비(3500원, 곱빼기 +500원), 들깨손칼국수(4000원, 곱빼기 +1000원), 들깨손수제비(4500원, 곱빼기 +1000원), 옛날 손짜장(3500원, 곱빼기 +500원) 

또 망원시장에 방문하면 유독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집이 한 곳 있다. 바로 20년 전통의 ‘망원 수제고로케’다. 이미 <6시 내고향> 같은 인기 생활정보 TV프로그램이나 <수요미식회> 같은 맛집 소개 TV프로그램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는 곳이다. 주문과 동시에 주인이 직접 만들고 튀기는 고로케를 판매하는데 가격도 1000원대로 저렴하다. 때를 잘 맞춰서 가면 일시적으로 모든 메뉴를 표기된 가격의 절반 가격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바삭하게 튀겨진 고로케 안에 부드러운 속살과 소가 잘 어우러진다. 고로케 말고도 찹쌀도너츠나 꽈배기의 맛도 훌륭하다. 

▲ 망원시장의 명물 맛집 망원 수제소로케.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원조야채/단팥/김치/고구마/감자/매콤야채/잡채 고로케(500원), 피자치즈 고로케(1000원) 꽈배기(3개 1000원)   

▲ 망원 수제고로케의 알찬 속.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망원시장에서 저렴하고 맛좋은 먹거리를 즐겼다면, 근교의 한강시민공원이나 망리단길에서 걸으며 데이트를 즐기는 코스를 추천한다. 여력이 닿는다면 젊음의 열기가 넘실대는 홍대까지 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망원시장은 ‘소비자들을 위한 배려가 넘치는 역동적인 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