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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레이팅 논란···통신비 인하에 도움될까?통신비 인하 관점에서만 볼 수 없는 복잡한 문제
장혜진 기자  |  ppoiu2918@econovill.com  |  승인 2017.04.21  14:26:45
   
▲ 네트워크망 형상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피카츄 한마리를 잡기 위해 길거리를 배회해 본 사람은 안다. 데이터가 줄어든다는 문자가 올 때마다 얼마나 속이 타는지. 무제한 데이터를 신청하지 않은게 답답해 가슴을 쥐어뜯는다. 그러다 자연스레 추가 데이터 결제 버튼을 누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SK텔레콤과 포켓몬고 개발사 나이언틱이 서비스를 내놨다. 오는 6월까지 포켓몬고를 이용하는 SKT 가입자들에게 게임 이용 데이터를 무료 제공한다. 이를 제로레이팅이라 부른다. 서비스 적용 이후 7세~18세의 포켓몬고 이용 비중이 증가했다. SKT는 지난 3월 셋째주 약 17.9%에서 4월 첫째주 약 22.4%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제로레이팅은 이용자 대신 콘텐츠 사업자가 통신사와 제휴해 데이터 이용료를 부담한다. 인터넷을 이용할 때 발생되는 데이터 비용을 사업자가 부담하기 때문에 소비자 데이터 사용비가 줄어들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보인다.

통신비를 절약할 수 있어 좋을 것 같지만 이와 관련한 논란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진행중이다. 망중립성 위반이라는 반대 의견과 소비자 혜택 증진이라는 입장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동통신사가 주도적으로 대기업과 협업하는 경우 중소사업자가 피해를 볼 수 있어 망중립성을 위협한다. 망중립성은 인터넷 사업자들이 서비스나 콘텐츠를 차별해서는 안된다는 개념이다.

여기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제로레이팅에 대한 견해를 내놓으면서 관련 이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선후보들은 제로레이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출처=뉴시스

문 후보는 제로레이팅에 관한 공약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부정적 견해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캠프 측은 데이터 요금 부담이 줄어들 수 있지만, 공정경쟁을 훼손할 위험도 있다는 입장이다. 대기업은 데이터 이용료를 자신이 부담해 이용자를 더 끌어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 캠프측은 중소 콘텐츠 제공업체는 데이터 이용료를 부담할 수 없어 시장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며 “특히 이동통신 3사가 콘텐츠 제공 자회사를 보유한 상황에서 이 방식을 적용하면 이동통신사의 독과점 형태가 더욱 강해진다”고 반대했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출처=뉴시스

안 후보는 문 후보와 달리 제로레이팅에 긍정적이다. 지난 13일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제로레이팅 활성화가 포함된 7대 통신 관련 공약을 내놨다. 안캠프 측은 망중립성과 제로레이팅은 별개 문제라고 설명했다. 망중립성은 망제공자에만 적용되는 개념이라고 부연했다. 안캠프 관계자는 제로레이팅은 망제공자가 주도하는 방식과 콘텐츠 제공자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망중립성은 강화해야 하지만 제로레이팅은 시장 자율에 맡겨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 “제로레이팅을 통해 통신사와 협약을 체결한 콘텐츠 제공업체가 데이터를 부담하면 가계 통신비를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제로레이팅이 활성화되면 다양한 마케팅 서비스가 가능해져 소비자에게 이득”이라고 덧붙였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출처=뉴시스

홍 후보도 제로레이팅에 찬성한다. 그는 망중립성 완화 및 데이터 요금 지원을 담은 공약을 내놨다. 망중립성 완화와 제로레이팅으로 소비자가 데이터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면 통신비 절감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홍캠프 측은 망중립성 완화 및 요금지원으로 약 4500억원 통신비 절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제로레이팅, 정말 통신비 인하 효과 있나?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제로레이팅이 통신비 인하 관점에서만 생각하기엔 복잡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제로레이팅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고 국가마다 시장 경쟁 상황이 다르는 의견이다. 때문에 실제 어느 정도 규제를 할 것인지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문제로 꼽았다.

그는 제로레이팅 적용 콘텐츠는 이용자들이 무료 데이터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소비자에게 이익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동통신사가 자사 계열사 등 특수 관계에 있는 사업체에 제로레이팅 우선권을 주면 이동통신사 독과점 체계가 더 강해진다고 덧붙였다.

특정 사업자 돈을 받고 제로레이팅 협약을 해주는 것은 거대 콘텐츠 제공업자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경쟁 콘텐츠 대비 많은 이용자가 몰릴 것이기 때문이다. 오 활동가는 “고려해야 할 점이 많은데 정책적으로 내세울 만큼 사회적 논의가 형성돼 있지 않다”며 “제로레이팅에 대해 얘기하려면 망중립성에 대한 입장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이동통신사가 독과점 상황이기 때문에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한 좀 더 근본적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알뜰폰에 더 지원하는 등 독과점이 완화되면 궁극적으로 통신비를 낮출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얘기했다.

박지환 오픈넷 자문변호사도 단순히 통신비 인하로 접근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가계 통신비가 인하될 가능성도 있지만, 통신사와 제로레이팅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대기업과 중소 사업자 간 경쟁법적 문제가 없는지 충분히 따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제로레이팅에는 이동통신사가 주도하는 방법이 있고 콘텐츠 제공업체가 주도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주로 나온 제로레이팅 관련 서비스는 이동통신사가 자회사 등 통신사와 특수 관계에 있는 콘텐츠 사업자에 한해 제공한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는 망중립성 규제를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박 변호사는 나이언틱의 포켓몬고와 SK텔레콤이 한시적 체결한 제로레이팅을 콘텐츠 사업자가 주도한 방식으로 꼽았다. 아직 이런 경우가 많지 않지만 점차 콘텐츠 사업자가 주도하는 방식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콘텐츠 사업자가 주도한 방식은 개별 케이스를 놓고 분석을 해야 한다”며 “데이터 요금을 감당할 수 있는 큰 사업자에게 적용되면 스타트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아무리 좋은 콘텐츠라도 관련 방안을 적용받지 못하면 경쟁 하기 어려운지 등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공정경쟁을 크게 훼손하면 사전 규제 등 어떤 식으로 제재해야 할지도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로레이팅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제로레이팅이 차별적 정책일 수 있다”면서 “제로레이팅을 실시하면 많은 사람들이 데이터를 사용해 콘텐츠 제공업체가 관련 비용을 다 못 낼 수 있고, 이동통신사는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전체 데이터 기본 요금제 가격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비 인하가 목적이라면 현재 데이터 요금제가 과하게 비싼 것이 아닌지에 집중하는게 더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달아오른 제로레이팅 논란, 정부는? 

지난 2015년 미래창조과학부는 KT와 카카오가 제휴한 다음카카오팩이 망중립성을 위반할 가능성이 크다며 행정지도했다. 당시 미래부는 망중립성 가이드라인 위반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다른 사업자들에 유사 요금제 출시를 보류해 줄 것을 권고했다.

다음카카오팩은 월 3300원을 내면 카카오톡, 다음웹툰 등의 서비스를 월 3GB 내에서 추가 데이터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랬던 정부 입장에 변화가 생겼다. 미래부 한 관계자는 "제로레이팅이 소비자가 요금을 덜 내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불공정 경쟁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제로레이팅 관련 어떤 서비스가 나오는지, 어떤 효과를 내는지 좀 더 지켜보고 정책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소 콘텐츠제공사업자(Contents Provider, CP)와 대형 CP간의 관계, 이동통신사와 CP간의 관계, 이동통신사 간 관계 등 고려할 변수가 많아 서두르지 않고 판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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