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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철의 Be-Cause마케팅] 젖은 낙엽 정신과 코즈
이우철 광고홍보학 박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7.04.20  07:46:14
   

지난 칼럼에서 삶의 본질과 나만의 코즈(Cause)가 무엇인지 찾아보자고 이야기했다. 사실 요 몇 주 동안 필자는 이 고민에 빠져 있었다. 먹고 살기 바쁜 세상에 한가한 소리 한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평생 일해야 하는 요즘 같은 세상에 이건 매우 중대한 문제다. 왜냐하면, 좀 뜬금없지만, 우리는 조금씩 늙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늙어 가고 있는 것과 평생 일하는 것, 본질과 코즈는 무슨 관계가 있는지 한번 살펴보겠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늙는다. 우리는 늙어가는 과정 속에 있으며 그게 삶이다. 그런데 늙어 가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이 바로 정신적 피로를 느끼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이다. 일하기 싫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모든 일에, 특히 새로운 일을 할 때는, 금방 피로해지고 귀찮아진다. 해가 지나면 지날수록 더 그러는 것 같다. 아마도 이것은 정신적 노화의 결과가 아닐까 한다. 지금까지 삶아온 삶이 안정적이었다면 굳이 새로운 것 하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온 삶 그대로 계속 살고 싶은 것이 본능적 욕구일 테니까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일을 해야 할 아주 중대한 이유 없이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가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사실 젊을 때는 -물론 필자도 아직은 젊다- 일을 무작정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다 보면 방법도 보이고 또 그러면서 하나씩 배워가고 그러다 보니 일을 성취해 가는 과정의 기쁨도 맛볼 수 있었다. 하지만 같은 일을 한 지 이십년이 넘으니 이제 새로운 것을 배우기도 만만치 않고 그렇다고 기존 것을 고집하기도 싫어진다. 그러다 보니 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대책 없는 질문에 빠져 버리곤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질문을 하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다 귀찮아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럴 때 정신 차리기 위해 뭔가를 배우려고 시도하지만, 그것도 말처럼 쉽지 않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배우는 것까지는 해볼만 한데 그것을 바탕으로 새롭게 뭔가를 시작하기는 어렵다. 두렵기 때문이다. 익숙함을 옆에 두고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냥 머릿속이 깜깜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냥 하던 거나 잘 하지 왜 엄한 짓 하느냐고. 그런데 그럴 때마다 책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다시 한 번 읽어 보라고 권한다. 그리고 거기 나오는 생쥐 두 마리 중 어느 생쥐의 결정이 마음에 드는지 자신에게 물어보라고 한다. 나이 오십에 그동안 쌓아온 자산으로 새로운 일을 벌이지 못하면 그건 세상을 제대로 산 게 아니라는 어떤 훌륭한 사람의 메모를 보면서, 어지러운 생각을 다시 잡고 꿈틀거려 보지만 마음이 잘 따라 주지 않는다. 그래도 하나씩 일을 벌여야 하는 이유는 저 앞에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는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지금 변하지 않으면 저 쓰나미에 속에 묻혀 버리기 십상이다.

필자의 책 <잘 팔리는 기획의 본질>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나의 본질은 변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일을 하더라도 내 본질에서 너무 많이 벗어나면 위험하다. 필자 역시 콘셉트를 잡는 기획에서 프레젠테이션으로 또 마케팅으로 그 본질이 이동했고 그 결과 지금 학교에서 아이들도 가르치면서 광고마케팅 관련 멘토링 일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기획이라는 본질을 붙잡고 있다는 것이다. 기획을 중심에 두고 확장된 새로운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확장된 일에서 내가 지속가능하려면, 그 일이 선의를 바탕으로 하는 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하는 일이 단순히 경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세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만 힘들 때 그 시간을 버텨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버스 기사의 일을 단순한 운송으로 볼 때와 아니면 오늘처럼 화창한 봄날에 사람들에게 차창 밖의 봄 기운을 잘 느끼게 해주는 일이라고 자신의 업을 규정하는 것과는 운전이라는 일을 대하는 태도에서 차이가 날 것이기 때문이다.

젖은 낙엽 정신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젖은 낙엽은 바닥에 딱 붙어 어지간한 빗질로도 움직이지 않기 때문인데, 글로벌 위기 때 직장인들이 해고당하지 말고 잘 견디라는 뜻으로 많이 쓰던 농담이었다. 그런데 필자는 젖은 낙엽이 땅에 딱 붙어있을 수 있게 하는 힘이 바로 내가 하는 일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경우에 나온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두 번째 단추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는 우리 세대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다. 돈도 좋지만 왜 돈을 버는지에 대한 거시적인 의미를 찾으면 그 의미가 더 오래,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오늘도 찾는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의미(코즈, Cause)가 어떤 것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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