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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정의 미래탐험] 고객의 가치를 높여주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된다
이준정 미래탐험연구소 대표  |  2040ironman@gmail.com  |  승인 2017.04.17  06:59:25
   

구글검색기는 같은 내용을 검색해도 사람마다 제공받는 검색결과가 다르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른다. 구글은 이미 2005년부터 검색서비스를 개인별로 차별화해왔다. 특히 2012년 구글나우(Google Now)를 도입한 이후론 개별맞춤을 최우선 전략으로 삼고 있다. 물론 개인맞춤서비스라면 아마존이 선구자이다. 아마존은 보다 선별된 전자상거래를 경험하도록 소비자별 특징을 데이터 마이닝 기법으로 분석해 맞춤서비스를 해준다. 최근엔 거의 모든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사용자 정보를 활용한 맞춤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개별맞춤 트렌드가 세계적으로 정착된 지 무려 10여년이 지난 시점에 새삼스럽게 국내 유통업체들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서비스 경쟁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기사가 눈에 띈다. 롯데백화점이 아이비엠(IBM)과 협력해서 왓슨서비스를 곧 내놓을 것이라는 뉴스가 있었고, ‘11번가’는 대화형 챗봇을 통해 상품추천서비스를 시작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에스(S)마인드라는 콘텐츠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이용해서 소비자의 구매성향에 맞춰 가장 관심이 높을 만한 상품을 1:1로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한다. 늦었지만 발전된 모습이다.

 

IoT 기술로 실시간 토탈케어 서비스

해외 사례이긴 하지만 한 패스트푸드 체인은 판매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위치, 시간 및 기상조건과 같은 생활데이터와 결합해 식사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배너를 체인점 주변의 잠재 고객들의 스마트폰에 추천메뉴를 담은 디지털 쿠폰으로 뜨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근처를 방문하면 즉시 할인쿠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개별 맞춤마케팅 기법이다. 스마트폰은 모션과 위치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사물인터넷 기술을 이용해서 미지의 상대와 데이터 스트림을 연결할 수 있게 되면 더 많은 종류의 소비자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소비자가 일상생활에서 선호하거나 방문하는 곳 그리고 즐기는 행동들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해 학습하면 자연히 소비자의 취향이나 관심사를 자극할만한 상품 마케팅이 가능해진다.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개인화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구매결정은 제품의 성능뿐만 아니라 부가된 디지털 서비스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면 자동차 제작사라면 차량의 출고 성능도 중요하지만 운행 중에 발생하는 모든 정비요소들을 꼼꼼하게 챙겨주고, 서비스 시점과 방법을 알려주고, 연료비를 줄이는 방법을 운행 중에도 실시간으로 코치해 주는 차량토탈케어 서비스가 중요한 시점이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는 감성 마케팅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비즈니스 영역이다. 보통 사람들은 추억으로 간직하고픈 사진 액자 한두 점쯤은 주변에 진열해 놓고 즐거워한다. 최근엔 3D 프린터로 자신이나 가족의 피규어를 제작해서 진열한 사람들도 있다. 사람들은 자신만의 특별한 추억이나 좋은 느낌을 전달받고 간직하고 싶어 한다. 선물에 받는 사람의 이름이나 특별한 메시지를 새겨서 감동을 전달하는 게 유행이다. 어버이날에 엄마의 이름과 예쁜 카네이션을 수놓은 앞치마를 선물하거나 아이들 생일 선물로 이름이 새겨진 장식이나 과자를 선물로 주면 받는 사람이 감격한다. 애플은 오래 전부터 사용자의 이름이나 별명을 아이폰이나 맥북 표면에 새겨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특별한 메시지나 이름을 병 표면 라벨에 직접 새겨주는 상품을 판매 중이다. 식품에도 메시지를 새기는 서비스가 유행하고 있다. 상표라벨 대신 레이저로 채소나 과일 표면에 글씨를 새겨주는 장치도 등장했다. 최근엔 하얀 커피거품 위에 사랑의 메시지를 새겨 주거나 아예 구매자의 사진을 계피가루로 인쇄해주는 인쇄기도 등장했다. 요리 접시 위에 예쁜 밑그림을 그려주는 음식 프린터도 있다.

신발업계는 오래전부터 맞춤제작 비즈니스가 발달했고 지금도 온라인에서 쉽게 주문제작이 가능하다. 스타일을 선택하고 소재를 고르고 색상을 고른 다음에 자신만의 로고를 새기고 포장까지도 마음에 맞게 주문할 수 있다. 어리브슈즈(Aliveshoes), 나이키(Nike), 리복(Reebok), 아디다스(Adidas), 밴스(Vans), 배긴스(Baggins), 플레이(Prey), 엣시(Etsy), 우댄디(Udandy), 팀버랜드(Timberland) 등 운동화에서부터 구두, 부츠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신발들을 자신만을 위한 치수와 디자인으로 신발을 맞춤 주문할 수 있다. 스포츠 의류, 모자나 티셔츠, 와이셔츠, 재킷 등 거의 모든 의류도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맞춤 제작할 수 있다.

 

고객의 마음을 사는 맞춤서비스

영국 스코트랜드 엘진의 존스톤(Johnstons)은 캐시미어와 모직물 전문제조업체로 니트웨어 브랜드로 유명하다. 최근 고급시장에선 소규모 맞춤형 제품 수요가 급증함을 알고 이를 충족시키는 방편으로 기존의 대량생산 라인에서 리드타임을 해치지 않으면서 개별 맞춤수요를 충족시킬 방법을 모색해왔다. 표준 산업용 편직 기계를 제어하기 위해 파일을 작성하는 데는 상당한 기술적 지식이 필요하며 시간과 노동이 많이 든다. 짧은 납기에 다양한 제품을 요구하는 고객을 위해 일회성 주문일지라도 사람이 개입하지 않고 맞춤 생산이 가능한 솔루션이 필요했다. 이 솔루션은 기존 생산 라인에 쉽게 통합할 수 있어야 하고 직원이 직접 사용해야 하며, 제조 공정 전반을 추적할 수 있어야 했다. 마침 스타트업 기업인 언메이드(Unmande)는 존스톤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산업용 뜨개질 기계를 개발했다. 복잡하게 사람이 입력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고객이 원하는 패턴이나 색상을 직물기계가 바로 뜨개질을 해서 원하는 옷을 제작해내는 의류용 3D 뜨개질 기계다. 이 기계는 패션산업의 3D 프린팅 기술이나 마찬가지다. 전통생산 라인에 설치하니 대량생산과 같은 원가로 소량 맞춤생산이 가능해졌다. 이 같은 디지털직물생산방식은 소매상점의 미래모습이 될 수도 있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현장에서 바로 제작해줄 수 있기 때문에 개인맞춤시대에 꼭 맞는 비즈니스 방법이다. 의류산업의 고질병인 상품재고가 없는 효과도 있다. 온라인 쇼핑보다 오프라인 쇼핑을 즐기는 고객들에겐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주문 후 3~4시간 이후가 되면 새 맞춤옷을 걸쳐 입고 매장을 걸어 나오게 된다. 유니클로(Uniqlo)나 아디다스(Adidas) 등 최근 몇 개 기업들이 3D 뜨개질 기계를 이용한 맞춤대량생산을 기획하고 있다. 몇 년 후면 패션 생산 및 의류 소매업에서 크게 부각될 수 있는 비즈니스 유형이다.

   

제조업체는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상품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를 강화해서 틈새시장에서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틈새시장의 특징은 고객이 제조업체와 공동으로 함께 혁신적인 상품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거나 공동제작하기도 한다. 글로벌 고객과도 디지털 소통으로 설계 및 생산을 공동관리할 수 있다. 로컬모터스(Local Motors)는 공개디자인 차량을 소량 맞춤으로 생산해주는 기업이다. 승용차뿐만 아니라 오토바이, 전기자전거, 아이들 장난감 자동차까지 모두 주문생산해준다. 일부 부품들은 3D 프린팅으로 제작하고 고객과 함께 디자인하거나 공개적으로 디자인을 모집하기도 한다.

대형 제조업체들도 고객의 특수상황이나 용도에 맞춰 맞춤상품을 제공하려 노력하는데 이를 제조업의 서비스화라고 부른다. B2B 시장에서는 공급된 상품이 고객의 핵심 비즈니스의 생산성을 좌우할 수 있다. 많은 산업들이 상품만 제공받는 것이 아니라 상품의 사용법 교육, 정비, 시스템 통합지원, 컨설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받기를 원하고 있다. 소재, 부품, 장비 등 기초상품 비즈니스에선 시장차별화 전략으로 상품에 대한 신뢰감을 강화해야 한다. 고객에 맞춤 해법을 제공하는 솔루션 비즈니스 모델이 상식이 되고 있다. 고객의 핵심 상품의 성능을 강화할 수 있는 부가가치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명목가치보다 활용가치가 더 소중

제조업의 서비스 프로그램이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경험을 쌓으면서 서비스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로 단계별로 서비스 비중을 높여가야 한다. 제조업의 서비스화로 좋은 사례는 영국 롤스로이스가 채택한 비행기 엔진 토탈케어(TotalCare) 프로그램이다. 롤스로이스는 전통적인 비행기 엔진 제작사이지만 고객에게 엔진을 판매하는 비즈니스 대신 비행기 운항에 필요한 엔진 성능을 판매하는 비즈니스를 채택했다. 롤스로이스는 비행기 엔진이 제대로 작동하는 지 여부를 원격으로 감시하며 고장이 나기 전에 부품을 수리하거나 교체해 실제로 엔진이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주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당연히 엔진이 운항한 시간을 기준으로 시간당 요금을 엔진 모델, 엔진 용도, 위치, 고객이 선택한 보험적용 옵션에 따라서 서비스 비용으로 받는다. 이 엔진서비스 패키지는 롤스로이스 전체 수익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엔진이 지닌 명목상 성능에 가치를 매기지 않고 실제로 엔진이 발휘한 성능을 서비스 가치로 평가해 주는 모델이다. 엔진의 명목가치보다 엔진의 활용가치가 더 소중하다는 의미이다. 아무리 훌륭한 엔진이라도 고장이 나서 멈춰 있다면 엔진의 성능에 대해 지불할 가치가 정지된다. 이 방식은 항공사인 고객이 비행기 엔진을 유지 관리하는 전문 인력을 채용하지 않아도 안심하고 본연의 비즈니스인 여행객을 편안하게 해주는 운송서비스에 주력할 수 있게 해준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 해서 국내 주력산업의 시장이 모두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시장은 같아도 비즈니스 방식은 바뀐다고 보아야 한다. 앞으론 상품을 제공하는 마케팅에서 벗어나 상품이 제공하는 실질적 효용가치를 높여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서비스를 마케팅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실제로 제품을 소유하는 가치보다 제품이 제공하는 성능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사고 파는 세상으로 차츰 바뀌어 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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