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市場)’은 지역주민의 소통공간입니다. 전통시장에는 그 지역의 사연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서민들의 애환과 함게 희망이 묻어나는 곳입니다. 시장에 가면 그래서 살만하다고 합니다. 실의에 찬 분들도 시장에서 원기를 충전합니다. 생생한 서민들의 삶속에서 용기라는 힘을 얻습니다. 젊은이들이 보는 전통시장은 또 다른 의미입니다. 젊은 기자들이 직접 전통시장 순례를 시작합니다. 맛과 멋을 찾아가는 젊은 기자들의 시선을 멈추게한 핫 플레이스를 담아보겠습니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첫 번째로 찾아간 곳은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에 위치한 ‘돈암제일시장’이다.

Since 1951, 아픔을 딛고 일어선 시장 

돈암제일시장은 서울 성북구 동소문로18길 12-3(서울 성북구 동소문동 5가 59-1)에 위치한 전통시장이다. 현재 위치에 시장이 처음 들어선 것이 1951년이니 올해로 문을 연지 66년이 된 역사가 있는 시장이다. 특히 시장이 위치한 동소문동~돈암동 지역은 우리 역사의 슬픈 사연들이 가득한 곳이다. 작곡가 반야월의 노래 <단장의 미아리고개>에서 등장하는 돈암동 미아리고개는 한국전쟁 당시 서울 북쪽으로 후퇴하는 인민군들이 남한 인질들을 북으로 끌고 가던 곳이다. 수많은 전쟁 이산가족들이 생겼고 이러한 비극적 현장을 인접해 두고 있는 돈암제일시장에는 전쟁통 가운데 어떻게든 삶을 이어가려는 많은 이들의 애환이 모인 곳이 됐다.

사통팔달 최고 입지, 돈암제일시장 

돈암제일시장은 성북구 동소문동-돈암동-보문동 지역을 아우르는, 시장으로써 최고의 입지에 위치해 있다. 가깝게는 서울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입구(돈암)역이 있으며 광화문과 같은 서울 중심부 혹은 강남 지역으로 향하는 수많은 교통 노선들이 있어 수많은 인파들의 이동이 잦은 지역이다. 여기에 서울 ‘제 1학군’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대학 및 고등 교육기관들이 있어 예로부터 인구가 밀집된 지역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전통 명물 vs 신흥 명물, 이곳은 꼭 가보세요! 

돈암제일시장은 그 역사만으로도 충분히 상징적인 곳이지만, 시장을 더 특별한 장소로 알리는 명소(名所)들이 있다. 대표적으로는 1958년 1월 24일 돈암제일시장에 터를 잡아 이제는 전국적 맛집이 된 감자탕 전문점 ‘태조감자국’이 있다. 감자국은 정형(고기를 부위별로 자르고 다듬는)하고 남은 감자뼈를 활용해 만든 서민음식이었다. 인근의 가난한 서민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허기를 면하기 위한, 혹은 일상의 피로를 소주 한 잔으로 털어내기 위한 음식으로 즐겨 먹었던 것이 50년, 60년을 넘어 태조감자국은 대대로 이어지는 맛집이 됐다. 지금은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부터 안주 값 1000원이 아까운 대학생들, 엄마를 따라 시장에 나온 꼬마들까지 즐겨찾는 지역의 ‘핫 플레이스’가 됐다.

- 감자국(탕) 메뉴 하나로만 승부하는 돈암제일시장 '태조감자국', 감자국의 양을 구분하는 사장님의 작명 센스(?)도 남다르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좋~타(1만2000원, 1~2인분)/최고다( 1만5000원, 2~3인분)/무진장(2만원 3~4인분)/혹시나(2만5000원, 5~6인분)이며, 감자뼈 사리 추가는 6000~9000원, 그 외 떡이나 면사리는 1000원~1500원대다. 포장도 가능하다. 

아울러 한 TV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되면서 시장의 새로운 명소가 된 순대 맛집 ‘돈암동 순대’, 직접 생선살을 갈아 만든 어묵을 판매해 인근 주민들 중에서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맛집 ‘선녀어묵’은 식도락을 즐기러 시장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곳이다. 

▲ 갓 만든 순대의 쫄깃함은 돈암동 순대가 맛으로 유명해진 비결이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 돈암동 순대는 직접 만든 찹쌀순대와 김밥을 판매한다. 순대는 1인분에 4000원, 김밥은 일반김밥 2000원, 참치/치즈/매운김밥은 3000원이다. 4000원짜리 모듬세트(김밥+순대)로 구성된 묘한 맛의 조합을 즐길 수 있다.  

 

▲ 방부제 무첨가, 생선살로 만들어 맛있는 선녀어묵의 어묵.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 선녀어묵에서는 간식용 꼬치어묵과 반찬용 어묵을 판매한다. 꼬치어묵은 핫바/고추 매운맛/가래떡/베이컨/깻잎/치즈/모듬/소시지 어묵은 1200~2000원, 반찬용 어묵은 1kg당 3500원이다. 

시장 인근 지역을 포함하면 이곳은 최고의 데이트 코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은 곳들이 많다. 주변 환경과 길이 잘 닦여있어 걷기 데이트에 적합한 성북천 길, 영화 감상과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멀티플렉스 영화관 등이 모두 인접해 있어 젊은 연인들 혹은 친구들끼리 여가시간을 보내기에도 손색이 없다. 

▲ 돈암제일시장과 인접한 성북천 길. 벚꽃이 예쁘게 피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한 마디로 정리하면

돈암제일시장은 ‘서민의 삶과 가장 맞닿아 있는 역사적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