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드림> 문창기 지음, 한국경제신문 펴냄

 

문창기 ‘이디야커피’ 대표의 저서다. 외국계 브랜드들이 점령해가는 커피 시장에서 가맹점 수 최다(작년 2000점 돌파), 폐점률 최저를 기록 중인 국내 토종 브랜드 ‘이디야커피’의 성장기를 담고 있다. 책에는 고지식할 정도로 정도를 걷고 있는 저자의 경영철학이 돋보인다. 그의 첫 번째 경영 원칙은 ‘기본을 지키는 기업’이다. 말은 쉬워도 경영 현장에서 기본을 지키기란 매우 힘든 일이다. 그는 무엇보다 커피 회사의 기본은 ‘커피 맛’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이디야는 커피 원두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한 품질 개선에 주력한다. 커피 연구소인 ‘이디야커피랩’을 설립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디야는 스타 마케팅이 없다. 가맹점들에게 인테리어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고, 상권 중심부만 고집하지도 않는다.

저자의 두 번째 경영 원칙은 ‘사람’이다. 그는 내부 고객인 직원의 만족을 중시한다. 복지에 신경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 번째 경영 원칙은 즐기자는 것인데, ‘아침마다 출근하고 싶은 회사’가 이디야의 목표다. 이디야는 매년 직원 대상 해외워크숍을 진행하고, 고객들과 함께 하는 뮤직페스타를 연다. 직원들과 소통하는 공간 힐링캠프장 등도 갖췄다. 이 외에도 이디야가 추구하는 경영전략으로서 현장의 불편사항이나 건의사항을 곧바로 전달받아 수정하는 제안 시스템(막뚫굽펴, 막힌 곳은 뚫고 굽은 곳은 편다), 커피 맛이나 타인 배려 등에서 사소한 것도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살피는 정신(디테일의 힘), 중요한 결정은 현장에서 하며 직원 순환 근무제를 실시하는 제도(현장경영)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 책에는 “이디야에는 2000명의 선생님이 있다”는 대목이 나온다. 가맹점주들을 일컫는 말이다. 가맹점에 생계를 걸고 있는 점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는 말인데, 이처럼 경영자와 현장 간 피드백이 원활한 기업치고 흥하지 않은 곳이 없다.

문 대표는 은행원 출신으로 IMF 때 다니던 은행이 퇴출되자 금융전문가로 변신했고, 나이 마흔 무렵 업무과정에서 ‘이디야’를 만나 아예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