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보는 눈은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서 서로 다를 수 있다. 역사는 고사하고 지금 우리 눈앞에서 펼쳐지는 현실의 사건도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에 대한 잣대가 서로 다를 수 있다. 하물며 당장 눈으로 보는 것도 아니고 이미 수많은 세월이 흐른 후에, 기록이나 구전되는 것에 의해서 판단하는 역사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 그 사건을 해석하고 평을 내릴 때, 옳고 그름이나 정의롭거나 정의롭지 못하다는 등등 역사를 해석하는 시각에 관해 서로 다른 기준의 잣대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엄연한 사실을 자신들이 주장하는 바에 맞도록 조작하여 발표하거나, 없던 사실을 조작해서 만들어 낸다든지, 엄연히 존재했던 사실을 지워버리는 것은 역사에 대한 왜곡일 뿐이다. 존재했던 사실에 대한 기록을 지우거나 고치는 것은 물론 그 유물이나 유적들을 변조하거나 위치를 바꿈으로써 역사의 큰 흐름을 바꾸는 것은 인류의 귀중한 자산을 왜곡하는 중범죄일 뿐만 아니라, 때로는 그로 인해서 영토분쟁이나 민족 간의 전쟁을 유발하여 인류의 평화를 깨트리는 천인공노(天人共怒)할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일제는 우리 대한민국의 대한제국 시절에 대한민국의 역사에 대해 엄청난 분량의 천인공노할 범죄를 유감없이 저질렀고 그것이 바로 반도사관과 식민사관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대한민국 백성들 스스로 벌이고 있는 가장 큰 역사왜곡의 문제는 무엇일까?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반도사관과 식민사관에 의한 왜곡, 즉 광활한 영토인 만주를 포기하고 역사와 영토를 반도 안으로 끌어들이며 대마도까지 팽개쳐 버리는 영토문제에 대한 것이 가장 뼈저린 역사왜곡이다.

반도사관과 식민사관은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일제 식민통치 기간 동안 만들어진 관점에 의해 대한민국의 역사와 영토가 왜곡되고 축소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비판도 없이 받아들인 학자들이 지금도 주장하고 있는 역사관이다. 일제가 만들어내고 날조한 그대로 대한민국의 역사가 반도 안에서 형성되고 이어져 왔기에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가 전부라는 설이다. 그래서 반도사관 혹은 식민사관이라고 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고조선에 관한 역사다.

고조선에 관한 역사를 왜곡한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는 고조선이 존재했던 역사의 시간적인 축소를 통해서 대한민국 역사를 단축하기 위해서 단군을 신화속의 인물로 만들어 단군설화라는 말까지 만들어 냈다. 마치 한분의 단군이 2,000여 년 동안 집권한 것처럼 만들어 낸 것이다. 한 사람이 무려 2,000여 년 동안 집권했었다고 하면 당연히 설화처럼 들린다는 사실을 이용해 단군조선의 역사를 짧게 만들려는 의도였다. 이미 역사로 기록되고 있는 고구려 이후의 역사를 축소할 수 없으니 단군조선의 역사를 축소해서 대한제국의 역사를 축소하자는 의도다.

다음으로는 고조선이 존재했던 공간적 범위인 영토를 축소하여 왜소하게 보이도록, 고조선이 반도 안에 존재했었다는 역사관이다. 고조선이 한나라에 의해서 멸망하고 한사군이 세워지는데, 그 한사군 중 하나인 낙랑군이 반도 안 평양을 중심으로 있었다는 사관이다. 고조선이 있던 자리에 한사군이 설치되는 것이니, 한사군 중 하나인 낙랑이 평양에 있었다면 고조선은 당연히 평양 근처에 존재하게 되는 까닭이다. 만주의 서쪽 끝까지 뻗어 있던 고조선의 강역을 반도 안으로 집어넣어 대한제국의 강역을 최대한 축소하자는 의도였다.

일제가 대한제국의 역사를 시간적・공간적으로 축소하려던 의도는 빤한 것이다. 대한제국을 역사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왜소하게 만듦으로써, 대한제국이 나약한 나라이므로 일제가 병탄하여 보호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를 만들어 내기 위한 것이었다.

일제는 그런 사관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1905년 을사늑약을 맺자마자 이마니시 류(今西龍; 금서룡)라는 동경제국대학 출신 사학자를 1906년에 불러들여서 우리 역사를 왜곡하기 시작한다. 필자가 2012년에 발간한 장편소설 <환단고기를 찾아서1: 고조선과 대마도의 진실>에서 밝힌 바와 같이 그들은 대한제국의 역사를 왜곡하기 위해서 온갖 추악한 짓은 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