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국방부

‘60년째 전면전을 대비하는 국가.’

아직까지도 북한이 종종 도발한다. 미사일을 쏘거나 포격을 하는 등 국지적인 분쟁이 생기면 주가가 요동치거나 경제전망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우리나라는 또 헌법에서부터 ‘국방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젊은 남성들은 국방을 책임지기 위해 병역의무를 수행한다.

반도라는 지리적 특성. 역사를 봐도 국방력을 강화해야 하는 입장이기도 했다. 고조선 시절부터 외세의 압력이 끊이질 않았다. 이는 현대에 와서도 마찬가지다. 당장 북한과 대립하고 있는 실정에 일본과 중국, 러시아와 미국 등의 강대국까지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 잠재적 위협이 큰 상황이다. 실제 대외적으로도 ‘트럼프발 강경책’에 동아시아권의 긴장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은 매우 나쁘게 행동하고 있다. 그들은 여러 해 동안 미국을 가지고 놀았다. 중국은 거의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미국이 대북강경책을 고수하면 할수록 긴장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병역기간 축소, 인구 감소로 인해 ‘국방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약 30만명인 20~30대 청년인구는 2020년 25만명으로 축소되고, 매년 2만~3만명의 병역 자원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전망된다. 단계적으로 병력을 줄이고 있음에도 이 추세라면 실제 병력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체복무요원 폐지에 대한 담론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병력이 줄어들면 군대의 정예화와 더불어 무기 첨단화가 필요하다. 무기의 질을 높여 인력으로 도저히 할 수 없는 부분을 보완하는 셈이다. 도구의 발달은 인류를 비약적으로 성장시켰듯, 무기의 발달 역시 소수의 전력으로 강력한 전투력을 가지도록 만들어왔다.

우리나라 방위산업은 높은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비)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 방위산업 태동기에는 미군의 지원을 받으며 ‘서방권 무기체계’를 수립했다가 1990년대 초반 ‘불곰사업’을 통해 러시아 무기를 도입해 동구권 무기체계도 함께 흡수해 독자적 입지를 구성하고 있다. 일부 무기는 미국과 유럽 등 방산업이 뛰어난 국가로부터도 우수성을 입증받았다.

우리나라 방위산업이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는 선진국의 기술과 체계를 흡수해 고속성장을 해왔지만 근본적인 첨단화 기술력은 뒤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가성비가 좋은 무기에서 명품으로 거듭나지 않을 경우 다시 첨단화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다. 더불어 분식회계나 성능시험평가 부실 등 방산비리 역시 심각한 문제다. 무기 자체의 질이 아니라, 기업 정보 자체가 거짓일 때도 많아 투자자가 손실을 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좁은 지형‧인구감소로 무기 효율성 ‘극대화’… ‘첨단기술 접목으로 경쟁력 강화’

‘포방부.’

군사 마니아와 네티즌들이 우리나라 국방부를 부르는 애칭이다. 포병 전력을 강화한 우리나라의 육군 구조 때문에 포(砲)방부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포병은 자주포 2100여문, 견인포 3500여문을 보유해 야포만 5600여문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야포와 다연장로켓을 모두 포함한 미국의 포병전력에 근접한 수준이다. 2016년 기준 미국의 종합 군사력 순위는 세계 1위인 반면 우리나라는 7위인데, 포병전력만큼은 미국에 버금가는 셈이다.

이처럼 포병을 발달시킨 이유는 전략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화력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화력지원 요청을 할 경우 공군은 포병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 소요된다. 기상악화로 인해 헬기나 전폭기가 뜨지 못하는 경우도 나타난다. 하지만 포병은 육군과 함께 기동하며 수분 이내로 폭격지원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포병강화는 기본적으로 북한의 포병전력에 대응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북한은 자주포를 비롯한 야포전력이 무려 8500여문이나 된다. 북한 역시 우리나라처럼 가장 효율적인 화력투사 방안을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으로 포병을 강화했다. 다만 북한은 우리나라보다 현저히 질 낮은 장사정포를 사용하고 있다.

포병전력이 강한 만큼 포에 대한 무기 발달 역시 우수하다. 한화테크윈(구 삼성테크윈)의 ‘K-9 자주포’는 세계적으로도 명품 무기로 손꼽힌다. 이미 터키, 폴란드(차체만 수출), 인도, 핀란드, 에스토니아 등 유럽 지역에 수출됐다.

이 자주포는 관성항법장치(INS)를 이용해 자동으로 방열(포 사격 전 준비단계)이 된다. 때문에 기존 45~70초가 소요되던 자주포 방열속도를 30초 이내로 단축시켰다. 탄약수가 직접 포탄을 장전하지 않고 자동장전장치가 알아서 장전해준다.

탄을 재보급할 때도 ‘K-10 탄약보급장갑차’가 자동 적재해준다. 병사들이 도수운반할 필요가 없다. 포사격 각도를 달리해 2~3회 사격하고도 목표지에 동시에 탄착하도록 하는 TOT(Time On Target) 사격도 가능하다. 이 사격기능은 1대의 자주포로 3대의 화력을 낼 수 있도록 만든다.

이런 무기의 효율성 극대화는 해상무기체계에서도 나타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제작한 세종대왕급 이지스함은 세계적으로도 강력한 구축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식 최소 배수량은 7600톤급이지만 만재배수량은 1만톤이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단순히 ‘구축함’이 아니라 ‘순양함’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구축함은 함대 방어를 목적으로 하며, 순양함은 대양을 누비며 공격을 목적으로 하는 대형함선이다.

실제로 세종대왕급 이지스함의 전투력은 막강하다. 위상배열레이더를 탑재해 기존 레이더에 비해 방공망 공백이 거의 없으며, 관련 데이터를 아군과 공유할 수도 있다. 특히 미사일발사대가 총 128셀이나 장착돼 있다. 비슷한 크기의 미국 타이콘데로가급(122셀) 일본의 아타고급(98셀)보다 많은 미사일을 탑재한 것이다.

공중무기체계에서도 마찬가지. 한국항공우주(KAI)가 미국의 록히드마틴과 협력해 개발한 고등훈련기 ‘T-50’은 다양한 파생모델도 함께 나온다. T-50B는 특수비행용, TA-50은 전술입문기, FA-50은 경공격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조종사 훈련을 담당하고, 전술입문기는 로켓, 레이더 사용법을 익힐 수 있다. 특수비행용은 특수비행팀을 위한 전용기종이며 경공격기는 전투임무에 투입된다. 하나의 베이스 기체를 개조해 총 4가지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 셈이다.

‘병력축소 공백 보장’

이런 무기 가성비 극대화는 인구 감소로 인한 병력축소에 따른 공백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외적인 문제도 크다. 동아시아 지역은 중국과 일본, 러시아와 미국의 패권이 작용하는 지역이다. GFP에 따르면 세계 군사력 순위는 미국이 1위, 러시아가 2위, 중국이 3위, 일본이 9위다.

북한 역시 종합 군사력 순위에서는 36위 수준에 머물지만 ‘비대칭 전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비대칭 전력이란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상대를 이길 수 없지만 전력 격차를 극복하기 위한 ‘와일드카드’격 무기다. 일반적으로 생화학무기, 핵무기,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등 비대칭전력이라고 본다.

올해 들어서는 한반도에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임 오바마의 대북 정책에 대해 비판하며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새로운 강경 대북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북한이 수입하는 원유와 석유 제품을 봉쇄하고 온라인 상업 행위를 막아 자금줄을 원천 차단한다는 내용이 예상되고 있다.

높아지는 긴장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인구수 감소로 인한 전력공백에 대한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실제 국방부는 현재 35만명 수준인 20세 남성 인구는 2020년쯤에는 25만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간 2~3만명의 병력 자원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구감소와 대외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군대의 첨단화가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우리나라 국방예산은 1999년을 제외하고는 단 한 차례도 전년 대비 감소 추세를 보인 적이 없었다. 올해는 특히 국방예산 항목 중 ‘방위력개선비’가 전년 대비 4.8%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무기체계 강화를 위한 투자가 늘어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