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에 걸맞는 수준으로 수수료를 받겠습니다.”

최근 일부 은행이 수익배당형 투자상품에 대해 달성한 수익률에 걸맞는 수준에서 수수료를 받겠다고 나서고 있다. 수익이 적게 나거나 안 났을 때는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는 약속을 투자상품에 구조화한 `공정` 투자상품을 내놓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1일 신한은행은 ‘동고동락(同苦同樂) 신탁’을 새로 시장에 선보였다. 이 상품은 고객의 수익률과 관계없이 판매사의 수익은 안전하게 확보하던 기존 투자상품과는 달리, 수수료 체계를 구조화한 투자상품으로 고객과 운용사가 상생하는 투자문화를 정립한다는 취지로 기획 설계됐다. 

▲ (자료: 신한은행 홈 캡처)

고객의 아픔-기쁨에 은행도 동참

‘동고동락 신탁’은 자산운용사가 고객의 목표수익률을 조기 달성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기본 신탁수수료는 낮추고, 사전에 고객과 협의해 설정한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성과보수의 형태로 수수료를 은행에 추가 지급하는 방식의 수수료 구조이다.

지금까지는 모든 금융회사가 판매하는 투자상품의 보수와 수수료는 전체 수익률이 저조해도 일률적으로 운용사 몫의 수수료를 먼저 공제한 후 고객의 수익을 배분 지급했다.

그러나 저금리-저성장의 경제 환경이 장기화되며 투자상품의 수익률은 갈수록 낮아지고 이와 비례해 고객의 투자수익률도 빈약한 상황이 계속되자 금융회사들이 ‘고객 수익률 보다 판매 보수에만 관심이 있다’는 눈총을 받아왔다.

상품을 판매할 때는 여러가지 투자 매력을 설명하여 고객을 끌어들이고 막상 판매 후에는 수익률 관리에 소홀하면서 판매-운용 수수료는 꼬박꼬박 챙긴다는 고객들의 볼멘소리가 높아졌다.

신한은행은 이에 대해 소비자에게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은행도 수수료 수익을 챙기지 않겠다는 뜻으로 이 상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상품 출시의 배경을 설명했다.

목표수익률 미달 시 성과수수료 포기 

‘동고동락(同苦同樂) 신탁’은 고객 수익률과 은행 수익이 연동된 상품. 기본 신탁수수료는 낮추고 고객의 목표수익률을 조기 달성하도록 운용자산 구조와 운용방법을 최적화했다.

코스피200에 수익률이 연동하도록 만들어진 이 신탁은 가입자가 세운 목표 수익률(4% 혹은 6%중 선택)을 달성하기 전까지는 신탁 수수료를 낮게(1년 기준 0.9%) 받다가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면 목표수익률 만큼은 가입자가 챙기고, 초과분은 성과 보수 형태로 은행이 추가수입을 올릴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운용기간인 신탁 만기 2년 이내에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신한은행은 성과 보수를 받지 않는다. 기존에는 신탁이나 펀드상품의 투자 수익률이 마이너스일 때도 운용·판매 수수료를 많이 떼어가 소비자 불만이 컸던 점을 보완한 것이다.

고객이 이 상품을 가입할 때 목표수익률을 4%달성형과 6%달성형 중에서 한가지를 선택하면 선택한 상품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운용자산으로 목표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목표수익률에 도달하게 되면 성과 보수 형태로 은행에 수수료를 일부 지급하게 된다.

시장 상황이 급격하게 변해 신탁 만기인 2년 이내에 목표수익률에 도달하지 못하면 은행은 성과 보수를 포기하게 된다. 기본적인 판매-운용수수료는 일반 상품에 비해 저렴하게 책정되어 있어 고객의 투자 부담을 은행이 함께 지겠다는 취지를 반영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고객 수익률과 은행 수익이 직결되면 아무래도 은행원들이 고객 자산을 자신의 돈처럼 운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은행에 대한 고객의 믿음과 신뢰도가 커지고 고객 자산에 대한 더욱 체계적인 사후 관리가 이뤄지고 좋은 운용수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은행과 고객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자료: 신한은행 홈 캡처)

한편 신한은행 신탁운용부 관계자는 “ 이 상품은 기본적으로 투자상품을 거래하는 고객들의 고민과 아픔을 자산운용사인 은행이 분담하자는 뜻에서 설계된 상품이기 때문에 일정한 투자기간 동안 목표수익을 달성하지 못하면 은행도 수수료를 최소로 받아 고객의 수익률 제고에 동참하도록 구조화되어 있으므로 고객의 수익률 상승에 최적화된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고동락신탁은 자산운용의 전문가들이 신탁 운용자산을 고객에게 제시해 고객이 동의하면 고객이 지시한대로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해 타깃수익률을 ELS나 ELT의 평균수익률로 정해 만기 전에 안정적으로 목표수익률 달성을 추구하고 고객이 선택한 목표수익률 4%나 6%가 달성되면 만기 이전이라도 바로 신탁을 청산 해지해 고객에게 원리금을 지급하는 운용 구조를 갖고 있어서 고객의 수익률 제고에 집중된 상품”이라며 "다만 이 상품도 주가가 예상보다 크게 하락하거나 시장 변동성에 의해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실적배당형 투자상품인 점을 인식한다면 중금리 수준인 4~6%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에게 적당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