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rakuten.today

일본의 온라인 쇼핑 회사 라쿠텐에 서광이 깃들고 있다.

이 회사는 연구 파트너인 자동제어시스템 연구소가 세계 최장거리 드론 배송 기록을 수립하면서 2017년을 시작했다. 이 연구소의 드론이 7.4마일(12 km)을 날아 해변에서 파도타기를 즐기는 사람들(서퍼)에게 뜨거운 스프를 배달한 것이다.

라쿠텐의 상업용 드론은 이런 용도의 비행에 사용되는 기체(airframe)의 모델이 되고 있다.

이 회사의 히로시 “미키” 미키타니 CEO는 드론이 배달의 역사를 다시 쓰게 될 것이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그는 최근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머리 위 하늘 길은 우리 발 밑에 있는 땅의 길보다 훨씬 큽니다.”

▲ 출처= rakuten.today

라쿠텐은 캘리포니아의 에어맵(AirMap)이라는 회사와 드론 운행을 관리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팀을 꾸렸다. 그들은 미국에서 드론이 저고도에서 자율적으로 운행되는 것이 허용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라이벌인 아마존도 드론 배송에 적극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라쿠텐은 미국 온라인 대기업의 일본판이라고 불려왔다. 직원 수는 1만 4000명이 넘고 지난 해 매출은 68억 달러(7조 6840억원)인 이 회사는 구글이나 알리바바 같은 기술 대기업이 되기 위해 달리고 있다.

글로벌 회사가 되겠다는 미키타니 CEO의 약속에 따라, 이 회사는 지난 2010년부터 영어를 회사의 공식 언어로 사용해 왔다. 이런 전략은 일본 기업과 국민들을 놀라게 했고, 한 동료 CEO는 ‘어리석은 짓’이라며 가혹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7년 가까이 지난 지금, 이 회사의 요시다 야마다 CFO는 회사의 ‘개방적이고 역동적이며 다양한 성향’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다.

영어를 회사 공식 언어로 사용함으로써 회사는 일본 회사 특유의 경어나 존칭을 없앨 수 있었다. 또 외국인을 고용하는 것이 쉬워져, 일본 인구의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에 잘 대처할 수 있었다.

결국 회사의 일본 전통과 실리콘 밸리의 합리적 사고 방식이 적절하게 결합된 문화가 생겼다고 야마다 CFO는 말했다.

“라쿠텐은 일본의 전통적인 ‘고품질과 진정한 고객 지향 서비스 정신’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실리콘 밸리의 젊은 기술자, 그들의 역동적 문화가 잘 섞였습니다.”

참, 미키타니의 계획을 ‘어리석다’고 비판한 CEO는 어떻게 됐느냐고? 그는 다름아닌 혼다 자동차의 이토 타카노부 CEO였느데, 이 자동차 회사도 2년 전에 2020년까지 회사의 공식 언어를 영어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라쿠텐은 일본에서는 누구나 아는 이름이지만, 해외에서는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

이 회사는 2014년에 메시지 앱 바이버(Viber)를 9억 달러에 사들였고, 핀테레스트(Pintrest)나 리프트(Lyft)같은 스타트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 여세를 몰아 접속 기기나 인공 지능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회사의 글로벌 입지를 높이기 위해, 라쿠텐은 지난 해 유럽의 가장 인기있는 축구팀인 FC 바르셀로나와 수 백만 달러의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다.

또 이 회사는 많은 글로벌 기술 회사와 더불어, 지난 1월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 명령을 비판한 여러 글로벌 기술 회사 중 하나이기도 했다.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한 미키타니 CEO는 트럼프의 첫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미국에서 요즘 일어나는 일을 보면 매우 슬픕니다. 나는 7살 때 미국에 왔고 미국의 너그러운 포용심을 정말 존경합니다

뒤 이은 글에서 그는 “같은 인간으로서 종교와 국적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것은 옳지 않은 행위”라며 라쿠텐의 직원들은 국적과 종교에 상관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라쿠텐의 바이버는 미국에서 이민 금지국가로 지정된 국가에 무료 국제 전화를 제공하고 있다.

제 아버님께서 하늘에서 울고 계십니다. 제 아버님도 하버드, 스탠포드, 예일을 다니셨습니다. 아버님은 늘 그걸 자랑스럽게 생각하셨지요. 저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도 지금 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