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목적은 고객을 창조하는 것이다. 기업이 고객을 창조하기 위한 두 가지 기본적인 활동은 마케팅과 혁신이다. 성과를 올리는 것은 마케팅과 혁신뿐이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피터 드러커가 남긴 말이다. 이렇게 중요한 마케팅이 당신의 조직에서는 어떤 상황인가? 잘 돌아가고 있는가? 만약 상황이 좋지 않다면 여기서 같이 해결책을 찾아보자.

그러나, 그 해결책을 단순히 ‘마케팅’ 측면에서만 접근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마케팅이 실제로 계획‧실행되는 곳인 회사라는 ‘조직’ 측면의 개선 없이는 아무리 좋은 ‘마케팅’ 해결책도 실행조차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케팅과 조직이 갖고 있는 문제점들을 파악해보고, 더 나은 대안을 찾아보자.

추가로 ‘경영의 목표는 뛰어난 사람들을 데리고 훌륭한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을 데리고 탁월한 결과를 내도록 만드는 활동이다. 세상에 뛰어난 사람들은 항상 부족하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에 이 글은 극히 평범한 마케터도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작성되었다. 

Chapter 9.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란 말이야 

“내가 오늘 첩보를 입수했는데, 사장님 기분 안 좋으시다니 다 같이 조심하자. 왠지 오늘은 커피 건으로 내가 타깃이 될 거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들지만.” 김아쉽 팀장은 회의에 들어가기 전, 사장님의 분위기를 전달했다. 불안한 마음으로 회의에 들어간 평 과장은 본인 보고를 빨리 마쳐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제품들의 원가절감 보고를 맡은 평 과장은 자기 차례가 오자 재빨리 앞으로 나가 보고를 시작했다.

“원가 절감 결과 보고 드리겠습니다. 지난 달까지 원가 절감 미팅을 통해 발생한 절감액은 2억3000만원 수준입니다. 이는 전년 동기간 대비 11% 상승한 수치이며 연말까지 원가 절감액을 더 늘리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원가 절감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개선 사항은….” / “평 과장, 그래서 이번 달 아이디어들은 뭔지 봐봐.” / “아, 네. 이번 달 안건은 화면에서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 “뭐야, 아이디어가 3개밖에 안 돼?” / “아, 사장님 이번 달이 수는 적어도 기여도가 높은 좋은….” / “평 과장, 자꾸 변명하지 마.”

사장님은 평 과장의 말을 소리 지르며 잘랐다.

“지금, 여기 있는 여러분들 말이야. 회사를 뭐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어. 어?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란 말이야. 내 회사라고 생각하면 저렇게 하겠어? 회의가 있으니까 형식적으로, 의무감으로, 참여를 하니 아이디어들이 안 나오지.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들이 번쩍번쩍 나온단 말이야. 그러면서 회사가 히트제품도 내고, 손익도 좋아지면서 성장하는 거야.” 짧은 침묵이 흘렀다. “열정을 갖고 일해도 잘 될까 말까야. 알겠어? 앞으로 지켜보겠어.” / “예, 다음부터 개선하도록 하겠습니다.”

평 과장은 남은 보고를 얼른 마무리하고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주인의식은 무슨. 그럼 주인의식이 생기게 해주든지. 매번 우리보고 주인의식 가지라고만 하고, 가지게 해줄 환경은 안 만들어주고, 참나.’ 뒤이어 신제품, 리뉴얼 제품의 매출과 신규 진행상황 보고가 이어졌다.

발표 도중 사장님은 갑자기 질문을 시작했다.

“지금 커피는 누가 담당하고 있지?” / “네, 현재 전 담당자 퇴사라 임시로 김아쉽 팀장이 하고 있습니다.” / “김 팀장. 프리미엄 커피 출시하라고 지시한 건 어떻게 됐어?”

“네, 사장님. 지금 제품 개발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 팀장. 너무 느려 너무. 지금 경쟁사들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다 재미보고 있는데 우린 뭐 하는 거야. 시장규모가 200억이 다 되간다잖아.”

‘아니 지금 김 팀장님이 맡고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사장님은 무슨 얘기를 하시는 거지. 신사업 기획 같은 회사 중요 프로젝트는 다 맡겨놓으시고서는.’

평 과장은 사장님이 너무한다고 생각했다.

“예 빨리 하겠습니다.” / “그거 원두 종류별로 제품 만들라고 가이드도 다 줬잖아. 총 몇 종 할 거야?” / “총 3종으로 보고 있습니다.”

“브랜드는 ‘꿈꾸는 커피’ (‘꿈꾸는 식품’의 저가 컵커피 브랜드) 프리미엄이나 ‘꿈꾸는 커피’ 노블 뭐 이런 걸로 하라고. 얼른 진행해.” / “네. 알겠습니다.” 대답을 한 김 팀장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정신없던 회의 시간이 끝난 후, ‘주인의식’은 갖지 못한 채, 다시 정신없는 업무 속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사장님 방에서 나온 김 팀장은 답답한 듯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매출 차장, 평 과장, 우리 커피나 한 잔 하러 가자.” / “네. 그러시죠.”

커피를 받아 든 김 팀장은 얘기를 시작했다.

“방금 전 사장님 방에서,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로 ‘꿈꾸는 커피’ 아닌 다른 브랜드로 가자고 했다가, 욕 바가지로 먹고 나왔다. 왜 좋은 브랜드 놔두고 굳이 딴 걸 쓰냐고. 아니, 1000원짜리 커피랑 3000원짜리 커피랑 브랜드를 같이 쓰는 게 말이 되냐. 그랜저급 제품에 아반떼 프리미엄이라고 브랜드 붙이면 그게 뭐냐고. 그랬다가는 아반떼 브랜드도 이도 저도 아닌 게 되고, 그랜저급 찾는 소비자는 관심도 안 둘 텐데. 시장도 더 커질 거고 경쟁사도 다 개별 브랜드로 재미 보고 있는 상황인데.”/ “그러니까요.” 평 과장도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답답하다.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으니.”

셋 사이에서 잠시 침묵이 돌았다. “이거 또 안 되면 신나게 깨지겠구나. 하~아. 아 미안. 바쁜 사람들 데리고 쓸데없는 푸념했네. 얼른 들어가자.” / “괜찮습니다. 팀장님.”

세 명은 빠른 걸음으로 다시 사무실로 향했다. 

 

조직 관점 

“책임은 있다. 그러나 권한은 없다.” - 주인의식이 생기려야 생길 수 없는 가장 큰 이유

이런 환경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러나 불행히도 대부분의 마케터는 이런 상황에서 일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정은 위에서 하나 그 모든 책임은 본인이 다 져야 하는 상황 말이다. 당연히 결정은 사업에 대한 이해 능력이 뛰어난 상부에서 행해지는 게 맞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져야 하는 것 아닌가. 결과가 좋으면 의사결정이 뛰어난 덕이고 결과가 나쁘면 실행이 잘못된 것이라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당연히 주도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싶은 의욕은 다 사라지게 마련이다. 그런 사람에게 주인의식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 아닐까?

그리고 평생직장 개념이 약해진 지금, 사십오 세 정년이 얘기되는 지금, 주인의식이라는 단어 자체가 가지는 힘은 많이 약해진 것 같다.

“책임은 권한과 함께 줘라.”

권한 부여는 직원 스스로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쉽게 해주면서 업무에 더욱 몰입하게 하는 강력한 동인(動因)이다. - <줄리 게바우어 대표- 인사 컨설팅 업체 타워스왓슨 인사관리 부문>

아마 앞의 글과 같은 상황에서 대표가 ‘책임은 다 내가 질 테니 당신은 실행에만 신경 써 달라’는 말 한마디가 있었다면 김아쉽 팀장도 그렇게 답답한 모습을 보이진 않았을 것이다. 책임과 권한은 쉽게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최대한 같이 움직일 수 있도록 신경 쓰는 자세가 필요하다.

 

마케팅 관점 

*쉽지 않은 결정 ‘브랜드 확장*’

*브랜드 확장: 신제품에 기존 브랜드를 연결시켜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브랜드 관리 전략. -두산 백과-

글 속의 예시처럼 ‘꿈꾸는 커피’ 브랜드를 확장하거나 개별 브랜드를 론칭하는 건 중요한 의사결정 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브랜드 확장에 관해서 주로 나오는 얘기는 다음과 같다.

“기존 브랜드에 대한 정체성 약화 VS 비용 효율성”

위의 관점들 다 맞는 말이기에 확장여부를 판단할 만한 근거가 필요하다. 그 근거를 찾기 위해 다음 세 가지 관점을 제안한다.

“브랜드 확장 시 기억해야 할 세 가지”

1. 소비자 인식 2. 예상 시장 규모 3. 투자 비용

1. 소비자 인식 - 확장시키려는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가장 먼저 파악하라

-코웨이 매트리스 VS LG전자 매트리스. 같은 가전제품을 주요 품목으로 취급하지만 ‘렌탈’로 인식된 ‘코웨이’ 브랜드는 ‘매트리스’ 시장으로 확장이 가능했다. 하지만 ‘전자’로 인식된 ‘LG’전자’ 브랜드가 ‘매트리스’ 시장으로 확장하는 건 어떨까?

또한, 만약에 지오다노가 ‘지오다노 프리미엄’이란 브랜드로 빈폴, 헤지스 등과 유사 스타일과 가격의 제품을 론칭한다면 소비자들은 어느 브랜드를 선택할까?

확장시키려는 브랜드가 진출하려는 시장의 정체성에 맞는지부터 잘 확인해야 한다.

소비자 인식과 맞지 않는다면 브랜드 확장은 포기하라. 잘못 확장했다가 기존 브랜드의 정체성만 타격 입을 수 있다.

2. 예상 시장 규모

- 진출하려는 시장의 규모가 어떠한가? 소비자 인식이 적합하고 예상 시장 규모가 크다면 회사 내 투자 가능 비용을 고려하라. 그러나 시장 규모가 작다면 브랜드 확장이 더 적합할 수 있다. 또한, 이때는 경쟁사들이 해당 시장에 개별 브랜드 전략을 활용하는지 브랜드 확장 전략을 활용하는지 참고하라. 그들의 예상 시장 규모를 추정할 수 있다.

3. 투자 비용

재원의 법칙: 자금의 뒷받침이 없는 아이디어는 소용이 없다.

<마케팅 불변의 법칙> 중/ 잭트라우트, 알리스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