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almasdarnews.com

국제 신용평가회사 피치가 22일(현지시간) 사우디 아라비아의 신용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전했다.

피치는 저유가에 따른 국가 재정 악화와 사우디 정부의 경제개혁 계획 달성에 의구심이 든다고 설명하면서 사우디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등급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사우디 국채 가격은 변동이 없었다.

피치는, 사우디 정부가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경제 다양화를 강력히 추진한다고 약속했지만 그 의지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피치의 관점에서, 사우디가 내세운 개혁 아젠다의 규모가 정부의 행정 능력을 크게 넘는 것이어서 위험도가 매우 높습니다.”

피치는 또 정부 보조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국내 에너지가 인상 계획이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내국인 고용 증가를 위한 외국인 고용 수수료 부과 조치는 민간 부문에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021년 만기 정부 채권 가격은 미 달러화 기준으로 2.85%로 전일의 2.897%에 비해 크게 변하지 않았고, 2026년 만기 채권도 3.66%로 거래돼 전일의 3.726%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재정 상태가 악화되면서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산유국들은 각종 세금·보조금을 인상하고 유가 변동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경제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는 경제 개혁 조치의 일환으로 세계 최대 석유 기업인 국영 아람코의 국제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레바논의 한 트레이더는 신용 등급 하향이 채권 시장에 일부 영향이 있겠지만, 가격 변동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트레이더들은 피치의 사우디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다른 두 평가사의 사우디 신용등급과 같게 조정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의 사우디 등급은 피치보다 두 단계 낮은 A-이고, 무디스의 사우디 등급은 피치와 같은 A1이다.

세 기관 모두 사우디의 부채에 대해 ‘안정적 전망’ 수준이며 추가 하향 조정의 위험은 없다고 전망했다.

피치의 신용등급 하향 조치에 모하메드 알 자단 사우디 재무장관은 "사우디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하다"며 "사우디는 충분한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피치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우디의 대외자산은 5550억 달러로 7.7%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