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의 2017년도 남반구 의약품 입찰에서 약 3700만달러(약 410억원) 규모 독감백신을 수주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전년도 남반구 수출액에서 15% 이상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수출로 녹십자는 독감백신 수출 6년만에 해외 누적 수주액 2억달러(약 2240억원)를 넘겼다.

지난 2010년 PAHO 수출액은 550만달러(약 62억원) 수준이었지만 2013년 2500만달러(약 280억원)로 크게 올랐다. 이후 2015년에는 4800만달러(약 538억원)로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번 남반구 지역 독감백신 수출액은 2015년 글로벌 독감백신 수출액의 77%에 달하는 규모다.

녹십자 관계자는 "PAHO를 포함해서 글로벌 독감 백신 수출로만 지난 2015년부터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 녹십자, PAHO 독감백신 수출 추이/ 사진=이코노믹리뷰

특히 남반구 지역 수출은 독감백신의 특징인 '계절적 한계'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독감백신은 아무래도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에 수요가 더 많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PAHO 입찰시장은 세계 최대 백신 수요처 중 하나로, 지난 2014년부터 녹십자가 독감백신 부문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점유율은 약 70% 수준으로 매년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녹십자는 지난해 4가백신에 대한 WHO PQ 승인도 받아둔 상태다. 사노피에 이어 글로벌 두 번째이자, 아시아 최초 승인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국제기구에서 4가백신 수요가 발생하고 있지는 않지만, 글로벌 백신 시장이 점차 3가백신에서 4가백신으로 옮겨가는 추세여서 이른 시일 내에 4가백신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