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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가격 인상, AI 핑계가 ‘말도 안 되는’ 이유AI 발생전 산지가격 계약 맺어…`육계가격 때문`논리는 근거 없어
   
▲ 출처= 픽사베이

‘1인 1닭’ ‘치(킨)느님’ ‘치킨은 언제나 옳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치킨 사랑은 유행어들만 봐도 남다름을 알 수 있다. 기쁠 때는 기쁨을 배가시키기 위해 치킨을 찾고 슬플 때는 슬픔을 잊기 위해 치킨을 찾는다. 이렇듯 국민적인 성원에 대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수많은 더 맛있는 치킨 신메뉴들을 내놓으면서 스리슬쩍 가격도 올리려 했다. 가격 인상의 이유인 즉, 조류 인플루엔자(AI)로 인한 닭고기 공급 감소로 원재료 부담감이 상승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장 문제에 좀처럼 간섭하지 않는 농식품부가 이례적으로 나서 AI를 핑계로 치킨가격 인상을 운운하면 ‘세무조사’로 응징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농식품부가 이처럼 격하게 흥분할 정도인 치킨 가격 문제, 과연 AI 문제가 진짜 ‘핑계’에 불과한 이유가 무엇일까. 

닭고기 산지 가격 ‘안 올랐다’

치킨에서 가장 중요한 원재료는 단연 ‘닭고기’다. 닭고기 매입 가격이 확실히 올랐다면 치킨 가격도 오를 수 있다. 한국육계협회는 지난 10일 언론보도를 통해 “AI 여파로 닭고기 산지가격이 kg당 2690원을 기록하며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고 전했다. 이에 치킨 프랜차즈 BBQ는 자사가 판매하는 모든 메뉴의 가격을 약 12%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를 대표하는 BBQ가 가격을 올릴 경우 경쟁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대한 ‘정당성’을 얻기 때문에 몇몇 업체들은 실제로 가격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그러나 농식품부는 육계협회가 발표한 닭고기 산지 거래가격 2690원은 지난 2011년 3월과 2016년 10월에 발표된 가격과 비슷하거나 같은 수준으로 ‘30년 만의 최고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농식품부 측은 협회가 발표한 산지 가격과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농협중앙회 조사가격과는 차이가 있음을 밝히며 이는 가격조사가 각 기관의 특성에 맞게 조사되고 있어 조사방법과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닭고기 소비자가격은 평년대비 높지 않은 수준이고, AI로 인한 심리적 영향으로 산지가격은 다소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비축물량 방출 및 할당관세 0% 적용 등으로 인해 곧 안정될 것으로 전망”이라고 전했다. 3월 14일 현재 농협중앙회 기준 닭고기의 산지 가격은 kg당 2280원이다. 

육계(肉鷄)의 과잉공급  

AI로 인해 많은 닭이 살처분됐고, 닭고기로 쓰이는 육용종계나 종란의 양이 일시적으로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집계에 따르면 AI로 인해 종란 1200만개가 폐기됐고 육용종계 80만마리, 육계 266만 마리의 살처분됐다. 현재 가격인 kg당 2280원도 전년동월(1372원), 평년동월(1864원) 보다는 66.2%, 22.3% 상승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상태이며 이전까지 우리나라의 육계는 수요보다 많은 양이 공급되는 ‘과잉공급’이 지속되고 있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닭고기 수급동향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연간 닭고기 공급량과 국내 생산량이 줄어들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 출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일반적으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상하한선 계약’이라고 해서 약 6개월 동안 공급받을 물량을 농가와 미리 계약해 가격의 급등이나 급락과 관계없이 일정한 가격으로 닭고기를 구매한다.

예를 들면, 어떤 업체가 올해 1월부터 치킨으로 판매해야 하는 닭고기면, 지난해 6월의 산지 시세에 맞춘 계약으로 공급받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재의 단기적인 닭고기 가격 변동이 원재료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 연구원 관계자는 “AI로 인한 공급의 감소와 더불어 전통적으로 닭고기 수요가 증가하는 3월이라는 시기가 맞물려 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른 것은 맞지만 3월이 지나면 앞으로 육계로 자랄 종란들이 부화하고 자라나면 공급량이 늘어 가격은 정상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치킨 가격 인상의 진짜 이유는?

모든 제품들이 그렇듯 치킨 가격이 오르는 것도 생산비용의 증가가 반영된다. 업체들 입장에서는 실제로 이전보다 더 많은 비용 지출을 감당해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앞서 여러 정황으로 파악해 본 결과 치킨 가격 인상의 가장 큰 이유는 적어도 닭고기의 가격은 아니다. 그렇다면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제품 가격 인상을 선언한 BBQ(제너시스비비큐)는 지난 5년간 광고비와 판매촉진비 등 마케팅 비용으로 약 488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는 업계에서 지출되는 평균 금액을 상회하는 금액이다. 운영상의 비용 부담이 있다고 하면 원재료인 닭고기 가격보다는 마케팅 등 제반 비용의 상승이다. 하지만 가격 인상의 이유에 대해 비비큐 측은 정확한 고지를 하지 않았고 이는 육계협회의 잘못된 가격 고지와 맞물려 일파만파 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박정훈 기자  |  pjh5701@econovill.com  |  승인 2017.03.15  09: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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