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카드사들이 2030세대 고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젊은 금융소비자들을 자칫 부채 늪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최근 모바일에 친숙한 2030세대 회원을 겨냥해 O2O(온라인·오프라인연계) 서비스 특화 신용카드 '엉카드'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요기요, 야놀자, 그린카 등 9개 O2O애플리케이션(앱) 이용시 10% 청구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O2O서비스에 친숙한 2030 회원을 위한 할인형 특급카드라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KB국민 청춘대로카드'는 20·30대 소비패턴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상품을 설계했다. 신한카드는 '올웨이즈판'을 앞세워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가맹점을 중심으로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카드사의 주요 고객층은 소비가 많은 40·50대 중년층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 2015년말 50대가 보유한 1인당 금융자산은 1억1235만원이었다. 이는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액수다. 40대가 1억190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매달 처분 가능한 소득도 40·50대가 각각 427만원, 418만원으로 1·2위를 차지했다. 30세 미만 금융자산은 5523만원으로 연령대 최하위를 기록했다.

카드업계는 20·30세대를 근시안적으로 매력도가 낮지만 미래 먹거리로 보고 있다. 젊은 금융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서울 마포구 홍익대, 서울 용산구 이태원 등에 공연장을 운영하는 것도 유사한 이유다. 잠재고객을 선점하겠다는 것.

하지만 사회생활을 준비하거나 갓 첫발을 뗀 세대인 만큼 채무 압박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25세 이하는 연체율이 5%대로 다른 연령대보다 월등히 높았다. 신용카드는 고객의 신용을 담보로 대출해주는 금융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카드 대금 연체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지고 한다.

"2030세대 위한 안전장치 필요"

카드사들은 2030세대를 조명한 상품이지만 기존 상품과 다를 게 없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특정세대에 무게중심을 뒀다고 해서 가입연령을 제한하지 않는다. 신용카드 발급 기준만 부합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며 "특성 고객층에 초점을 맞춰 상품 조건을 조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용실적, 수수료율 등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

전문가들도 업계 의견에 일부 동의했다. 다만 2030세대를 위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카드사) 본사 차원에서 2030세대를 대상으로 무리하게 영업이나 마케팅을 전개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일선 (영업) 담당자의 경우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울 것이라, 영업라인 관리를 강화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금융소비자들이 부채의 늪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거나 구제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