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금융 서비스와 모바일 뱅킹이 일상화하면서 자동화기기(ATM)가 빠른 속도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은행도 잇달아 지점을 줄이는 등 온라인 체제로 전환을 강화하고 있어 국내 자동화기기 업계가 향후 대응책에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ATM기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인 효성 노틸러스의 움직임도 관심이다. 

효성 노틸러스는 지난 1994년부터 ATM기를 공급하기 시작했고 은행의 ATM기 도입에 발맞춰 업계 호황을 누려왔다. 하지만 지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2년 연속금융 자동화 사업 부문에서 영업 손실이 지속 되고 있어 ATM 기기 산업 침체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틸러스 효성의 금융 자동화 사업부는 2년간 약 171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ATM기기의 수요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2011년 금융자동화기기 매출액은 4263억원을 기록했지만 2015년에는 5년전보다 10.3% 감소한 382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금융 자동화기기 수주도 감소하고 있다.  이 기업의 2014년말 국내 수주 잔고는 583억5000만원이었으나 2015년말에는 574억4500만원으로  10억원 이상 줄었다.

효성 관계자는 “최근 모바일 뱅킹등 온라인으로 흘러가고 있어 기존에 ATM 기기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게 된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은행이나 금융권에서 비용을 부담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어 실제로 기기 수요가 줄어든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 노틸러스 효성, 미국 사업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유

노틸러스 효성은 지난 2008년 미국 법인을 설립한 이래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이 기업은 미국 ATM 부문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신기종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대형 은행의 니즈(Needs)에 맞는 라인업을 개발해 공급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효성이 미국 시장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2015년부터 미국 수주 증가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지난 2014년 미국의 수주 잔고는 869만3000달러(약 100억원)였지만 2015년에는 1287만2000달러 (약 148억원)로 2014년 대비 약 48% 증가했다.

노틸러스 효성의 지역별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국내는 지난 2011년 약 4307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5년이 지난 2015년에는 31.34% 급감한 2957억원을 기록했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반면 미국을 포함한 북중미권은 2011년 매출이 51억원에 불과했지만 점점 판매가 늘어나 2015년에는 40배 증가한 209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미국 매출이 국내를 앞지를 전망이다.

효성은 미국내 ATM 시장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서비스 품질을 통합 관리하기 위해 ‘서비스 관제센터’를 신규 개소하기도 했다. 이는 중앙에서 민원 및 장애 현황을 통제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효성 관계자는 “내수시장에는 한계가 있다 보니까 해외시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서비스 관제선터에 대해서는 “기존에 흩어져 있던 서비스센터를 한군데서 통합 관리해 클레임(Claim)이 오기 전에 미리 상황을 판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에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서비스 관제센터는 대형 LCD 모니터 상의 지도를 통해 미국 ATM 장애현황을 통합적으로 관리한다. 출처=효성

◆ 국내 ATM 기기 수요 급감…저가 시장 진입과 셀프 뱅킹 솔루션 도입이 최선?

노틸러스 효성은 국내 ATM 기기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저가 시장 진입 및 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출금 ATM 신기종 개발 ▲디지털 키오스크 구축 사업을 통한 무인화 점포를 확대 ▲모바일 솔루션 개발 등에 나서기로 했다. 

디지털 키오스크는 지난해 1월부터 신한은행과 공동으로 출시한 제품으로 별도의 창구 직원이 없는 무인 스마트 점포다. 이 자동화 기기는 신규 계좌 개설을 비롯해 통장이나 각종 카드·증명서 발급 등 기존 은행 창구에서 처리하는 업무의 90%에 해당하는 총 107가지 거래가 가능한 셀프 뱅킹 솔루션이다.

▲ 셀프 뱅킹 솔루션 이용 프로세스. 출처=효성

노틸러스 효성의 이같은 전략은 ‘현금 없는 사회’가 현실화됨에 따라 ATM 기기가 빠른 속도로 도태될 것이라는 우려를 감안한 계획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도 결국 ATM 기기를 찾는 발길이 점차 줄어든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예의주시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해 효성 관계자는 “시장 자체가 오프라인에서 모바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현재는 디지털 키오스크등 뉴 브랜치솔루션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