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인생 명예를 건 리뷰배틀이 시작된다. 방구하기앱 데스매치 승자는?

 

직방 “데이터의 함정에 주의하세요” -조재성 기자

서울에서 월세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3년을 서울에 있었는데 벌써 세번째 집이네요. 두차례 이사를 갔다는 얘기죠. 그럴 때마다 직방을 즐겨 썼습니다. 다방도 이용해보긴 했지만 결국은 직방을 쓰게 되더라고요. 매물도 많고 여러모로 편했기 때문입니다. 이 분야에서도 원조가 강합니다.

저만 이렇게 느낀 건 아닌가봅니다. 통계를 보면 훨씬 많은 이가 직방을 택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통계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 분야에서 직방 점유율이 59%(월간활성이용자수 기준)에 달합니다. 다방이요? 17.35%라고 하네요. 네이버 부동산(19.77%)에도 못 미칩니다. 역시 원조가 강합니다.

▲ 출처=직방

두 애플리케이션(앱)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부동산 매물을 앱으로 중개해준다는 기본 콘셉트가 같으니까요. 디테일을 보면 차이가 드러납니다. 그 차이가 직방 손을 들어줍니다. 하나하나 살펴보죠. 일단 ‘지도에서 찾기’ 기능은 엇비슷한데 ‘지하철역으로 찾기’에서 차이가 보입니다. 검색한 지하철역 주변 방을 모아서 보여주는 기능이죠.

직방은 지하철역에서 몇분 거리인 매물을 띄울지 고를 수 있어요. 5분 거리냐, 10분 거리냐, 15분 거리냐. 반면 다방은 무작정 띄워줍니다. 다양한 검색필터를 제공해주긴 하는데 가장 중요한 걸 빼먹은 꼴이네요.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는 집만 골라서 볼 수 있다는 점은 유용합니다. 인정.

▲ 출처=직방 화면캡처

직방엔 없는 다방만 있는 기능이 몇가지 더 있어요. 그중 하나는 ‘다방면 스코어’입니다. “다방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지역 평균대비 가성비를 의미”한다고 적혀있네요. 이 매물이 100점 만점에 몇점짜리인지 알려주죠. 가격, 관리비, 옵션, 편의시설, 교통 등이 고려된 점수입니다.

전 다방면 스코어를 맹신하면 데이터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봅니다. 개인 처지에 따라 다른 판단이 가능한 부분을 점수로 줄세워놨으니 말이죠. 예를 들어 내가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50만원 내외인 집을 찾고 있다고 칩시다. 마침 조건이 딱 맞는 집이 있는데 가격 점수가 꽝으로 나타난다고요? 지역대비 단순히 비싼 탓이죠. 

관리비 점수도 불합리한 구석이 있어요. 어떤 집이 월세가 저렴하고 관리비가 비싼 편이라고 가정해봅시다. 다방면스코어엔 여지없이 관리비 점수가 낮게 나오네요. 그러면서 그 매물 종합점수를 깎아먹습니다. 관리비가 조금 나가더라도 관리가 잘 되는 집을 원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다방은 그걸 고려하지 않고 그냥 낮은 점수를 주고 말아요.

▲ 출처=다방 화면캡처

옵션 점수는 또 어떻고요. 내가 냉장고나 세탁기 같은 것들을 갖추고 있어 옵션 없는 방을 찾고 있다면? 다방은 친절하게 옵션이 없다는 이유로 나쁜 매물 취급을 하네요. 다방은 나쁜 정보까지도 알려준다고 얘기하는데 개인별 실정을 고려하지 않으니 좋은 정보가 되진 않네요. 차라리 개인별로 원하는 집 조건을 설정하고 그에 따른 스코어를 보여준다면 훨씬 유용할 것 같네요.

이런 문제도 있어요. 방구하기 앱에 허위매물이 많다고들 아우성입니다. 실제와는 다른 낚시성 매물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이를 퇴출하려는 움직임이 보입니다. 다방은 신고제를 운영 중이죠. 직방이 더 적극적입니다. 전국 허위매물 악성지역 현장을 전수조사해 관련 중개사 경고·퇴출 조치를 했죠. 이른바 ‘허위매물 아웃 프로젝트’입니다. 업계 1위답게 믿음이 갑니다.

▲ 출처=직방

직방엔 원래 아파트 정보가 없었어요. 이 부분을 대폭 보강했습니다. 매물 리스트는 물론 직방이 직접 수집한 아파트 정보까지 제공합니다. 단지내 놀이터나 분리수거장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알 수 있어요. ‘360VR로 단지 거닐어보기’ 기능도 특이합니다. 가상현실을 통해 마치 그 단지를 둘러보는 느낌을 주죠. 거주민의 솔직담백 리뷰와 별점까지도 확인 가능합니다.

다방이 필터 기능이 강한 검색엔진이라면 직방은 콘텐츠가 가득찬 포털 느낌입니다. ‘직방주거연구소’ 메뉴를 통해 ‘200만원으로 완성! 20평대 신혼집 셀프 인테리어’ 같은 흥미로운 콘텐츠를 볼 수도 있죠. 다음에 이사할 때도 직방을 택할 생각입니다.

▲ 출처=다방 공식 홈페이지

다방 "사용자 최적화, 시간 아껴요"-이연지 기자

서울에서 세 번째 이사를 준비 중입니다. 직방을 쓰다가 다방으로 옮겨갔어요. 다방에 비하면 직방에 매물이 더 많다는 점은 좋지만, 많으면 뭐합니까. 정작 제가 필요한 방이 없네요.

다방은 직방에 비해 검색 조건이 다양합니다. 맞춤검색은 보증금, 월세, 방 종류, 방 크기, 방 층수, 거래 종류, 주차 가능한 방, 반려동물 가능한 방, 단기 임대 가능한 방 등을 조건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직방은 검색 조건이 보증금, 월세, 방 종류 세 가지 뿐이거든요. 또 대학교 검색 기능을 활용하면 대학 주변의 매물을 한 번에 볼 수도 있습니다.

▲ 출처=다방 앱 화면 캡처

매물을 보는 것도 다방이 보기가 더 편합니다. 직방은 지역 검색을 하면 해당 지역에 올라온 매물을 한 번에 볼 수밖에 없어요. 예를 들어 서울시 은평구라는 지역에 등록된 매물이 100개라면 은평구 중에서도 어느 위치에 몇 개의 매물이 있는지는 지도에서 볼 수 있지만, 매물을 볼 때는 100개를 한 번에 봐야합니다. 다방은 지도에 표시된 매물 개수를 클릭하면 바로 그 위치의 매물들만 볼 수 있어요. 

또 다방은 매물을 눌러보지 않더라도 목록에서부터 기본 조건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검색으로 매물이 나오면 방의 종류, 층수, 방 크기, 관리비, 보증금과 월세를 한 번에 볼 수 있습니다. 주차나 반려동물이 가능한지도 표시해주죠. 직방에서는 보증금, 월세, 방 종류만 나와 있어서 세세한 내용은 매물을 눌러서 봐야지만 알 수 있어요. 10개를 다 눌러서 봐도 그 중에 제가 원하는 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건 1개가 나올까 말까이니, 매물을 고르는데 불필요하게 시간을 많이 쓰게 됩니다. 사막에서 바늘 찾는 느낌이랄까요.

▲왼쪽이 다방 오른쪽이 직방. 다방은 지도에서 숫자를 클릭하면 바로 아래 매물이 나오지만, 직방은 해당 지도에 보이는 매물을 '이 지역 매물보기'로 확인해야 한다./ 출처=다방, 직방 앱 화면 캡처

이렇게 내가 원하는 조건에 맞게 검색된 매물이어도 이게 정말 좋은 매물인지는 꼭 가봐야지만 알 수 있죠. 하지만 가보기 전에 해당 지역에서 이 매물이 괜찮은 건지 참고할 수 있어요. '다방면 스코어' 기능이 있기 때문이죠. 가격, 관리비, 옵션, 편의시설, 교통 등을 고려해서 Excellent(지금 당장 계약하세요!)부터 So So(꼼꼼히 따져보세요!)까지 다섯 단계로 평가와 함께 점수가 나옵니다.

사실 보다보면 사진으로 아주 좋아 보이는 방이 생각 보다 저렴하게 나온 것 같을 때 당장 계약을 해야 하나 조급해지곤 합니다. "보면 바로 빠지는 방!"이라는 광고 문구에 눈이 갈 때가 한두번이 아니죠. '다방면 스코어'를 참고하면 지역 평균 대비 이 매물이 어떤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어요. 바로 빠지는 방이라고 했지만, 스코어 평가가 Not Bad(이 동네는 보통 이정도)로 나온다면, 주변에 비슷한 매물이 많을테니 그리 조급하지 않아도 되겠죠. 나중에 부동산을 찾아가서 실 매물을 볼 때도 부동산 중개인의 휘황찬란한 말솜씨에 넘어가지 않을 수 있어요.

다방에만 있는 기능도 있습니다. 검색한 매물 위치를 보여주는 지도에서 '주변 편의시설'을 누르면 지하철, 편의점, 카페, 은행, 관공서를 인포그래픽으로 한눈에 볼 수 있어요. '내 이사견적 알아보기'는 어떤 이사(포장, 트럭, 보관 등)를 할지 정하고 이사 정보를 넣으면 다방이 정식으로 제휴한 두 개 업체에 견적을 의뢰해 줍니다. 이사 할 때 비용이 얼마나 들지 미리 받아보는거죠. 신청하면서 업체별 단가도 확인할 수 있어 결과를 받기 전에 대략적으로 추측도 가능합니다. 

▲ 출처=다방 앱 화면 캡처

전반적으로 다방은 방을 구하는 이용자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많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직방은 매물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들을 제공하긴 하지만, 정작 매물을 살펴볼 때 불편해 자꾸 다방으로 손이 가네요. 어차피 부동산을 가면 앱에 안 올라왔지만 내가 원하는 조건의 방들도 추천해주니, 앱에서는 내가 원하는 매물 몇 개만 골라두면 되니까요.

직방에서만 제공하는 ‘지하철 역에서 몇 분 거리’인지 선택하는 기능은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말이 많습니다. 직방을 통해 알게 된 한 부동산 중개인은 "5분거리를 사람들이 선호하니까 15분거리도 5분이라고 올려두고 일단 손님이 부동산을 방문하게 한다"고 귀띔하네요. 실제로는 역에서 5분이 아닌 곳이 많다는 뜻이겠죠. 앱에 올라온 매물이라도 결국 직접 가서 보고 발품을 팔아야 좋은 방을 구할텐데, 앱에서 매물 조건 확인하느라 허투루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으니 다방을 적극 활용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