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금속, 그중에서도 금은 그 독특한 물리적, 화학적 성질로 인해 고대부터 구리 다음으로 인간이 오랫동안 사용한 금속이다.

금은 에너지 전달의 최강자로 전기전자 매체의 총아이며 우주시대의 필수 소재이기도 하다. 금은 황금빛 광택이 나며, 공기나 물에서 변하지 않고, 빛깔의 변화도 없다. 수천 년을 물과 흙 속에서 잠자고 있어도 약간의 처리만 거치면 그 아름다움과 가치는 다시 회복되는 신비로운 복원력을 가진 것이 바로 금이다. 5000년 전의 이집트 시대의 금이나 지금 우리 주변에 있는 금이나 그 아름다운 빛과 성질은 다름이 없다. 이러한 이유로 금은 인류가 좋아하는 대표적인 금속이 됐으며 화폐와 안전 투자자산으로도 오랜 기간 널리 사용되고 있다.

금의 특성은 이뿐만이 아니다. <금!금!금! 금의 세계, 금의 경제, 금의 신비>의 저자인 채대석 동국대학교 교수는 “금은 방부성, 전기전도성, 연성 등 수많은 속성들을 지니고 있으며 바로 거기서부터 산업재로서의 가치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금의 산업재적 가치는 ‘양보다는 질’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나 국내로나 전체 수요 중 산업재로서의 수요는 10분의 1 수준이다. 그렇지만 다양한 속성들로 인해 상상을 뛰어넘는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세계 용보별 금 가공량, 국내 용도별 금 수요. 자료: reuters gfms, world gold survey 2016

◇금의 산업재적 속성

방부성▶금은 비활성 금속으로서 가장 활성적인 원소의 하나인 산소에도 결코 반응하지 않고 공존하기 때문에 녹슬거나 변색되지 않는다. BC 1352년에 매장된 이집트 파라오 투탕카멘(Tutankamen)의 무덤에서 1922년에 발굴돼 모습을 나타낸 금사면(Gold Death-Mask)이 여전히 그 빛을 잃지 않았던 것은 금의 이러한 독특한 특성 때문이다.

전기전도성▶금은 모든 금속 중에서 전기전도성이 가장 높다. 전기는 전류상태로 된 하전입자의 이동이므로 전도성이 높은 금속은 전류의 흐름을 방해받지 않도록 한다. 금은 또한 영하 20도에서 영상 93도까지의 온도 변화에서도 극소전기전류를 전달할 수 있다. 이것이 컴퓨터나 통신장비의 전기연결자의 극히 중요한 소자가 되게 한다.

연성(늘어나는 성질)과 전성(펴지는 성질)▶금은 모든 금속 중에서 가장 연성이 높아 끊어지지 않고 가는 줄로 늘어난다. 따라서 1온스는 8000미터의 길이로 늘어날 수 있다. 금의 전성 또한 비할 데 없다. 1온스로 2.8평 넓이까지 펴질 수 있다.

적외선, 복사성(Infrared(or Heat) Reflectivity)▶금은 적외선 혹은 열에너지를 가장 잘 복사시키면서 가장 적게 흡수시키는 성질이 있다. 순도 높은 금은 적외선을 99% 반사시킨다. 이 성질은 우주비행사, 소방관의 보호막 유리에, 열과 방사선 발산에 이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열 전도성(Thermal Conductivity)▶금은 열에너지 혹은 열의 우수한 전도체다. 또한 금 합금은 이러한 온도에 오래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이 강한 물질이 된다. 많은 전자 처리에는 열 발산이 일어나므로 섬세한 기계로부터 화씨 1650도까지 오를 수 있는 우주선의 주요 엔진 노즐에 사용된다. 이러한 금속으로서의 독특한 특성으로 인해 금은 인류 역사와 더불어 치장으로서의 역할과 화폐로서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외에 산업적으로 무한히 이용되고 있다.

컴퓨터 및 반도체

출처=이미지투데이

컴퓨터 혹은 반도체에 회로 연결 즉 컴퓨터 두뇌라고 불리는 부분에 미세전선으로 사용된다. 특히 접속선(Bonding Wire)은 특별하게 순수금인 ‘Fine Niens’ 혹은 99.999% 순금으로 사람 머리카락보다 작은 평균 100분의 1㎜의 직경을 갖는다. 또 인쇄회로기판을 만들기 위해 세라믹 바닥에 회로가 인쇄되도록 하는 접착제로도 쓰인다. 키보드 각각의 키는 금 회로를 타격해 그것이 데이터를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중계하게 된다. 주변 기기에 청결성과 부식되지 않는 접속, 신뢰성 있는 도화선을 보장받기 위해 금을 사용한다. 결국 금은 컴퓨터 회로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이는 금의 방부선, 전기전도성, 연성 덕분이다. 

인공위성 및 우주산업

 

군사 및 상업 통신위성은 여러 면에서 금을 사용한다. 전자회로 박스는 우주광선 침해 혹은 태양 폭발로부터 전자장치를 보호하기 위해 금으로 코팅돼 있다. 금으로 코팅된 마일라박판(일종의 폴리에스테르박판)은 강렬한 태양열을 반사시키기 위해 인공위성의 주요부를 둘러싸고 있다. 금은 반사성, 전도성, 부식저항성으로 인해 인공위성에 필수적인 재료로 쓰이고 있다. 우주선 및 우주장비의 열‧적외선 보호 코팅, 전도체 등으로 사용된다.

치과용 재료 등 의약품의 원재료로 사용

 

치과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금은 합금이며 백금, 팔라듐, 은, 동, 아연 등과 더불어 사용된다. 무독성이고 생물학적으로 비활성이므로 치과적 조치에 이상적이다. 금은 조작이 쉽지만 강하고 점성이 높고 영구적이고 튼튼하다. 닳아 없어지거나 변색되지 않는다. 금은 화학적 공격에 대단히 저항성이 높고 부식되지 않아 항상 염분과 접촉되는 입 안의 장치물로 완벽한 물질이다.

또한 금의 나노입자는 임신 테스트기 등 다양한 진단의학의 재료로 사용된다. 또한 금 나노입자와 이의 유도체는 생물 시료의 전자현미경 사진에서 명암 대비를 높이는 데 많이 사용되어 왔으며,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제로 효능이 있음이 밝혀졌고, 치매 치료에도 사용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박준우 이화여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현재 금 나노입자에 항암제 등 약물을 부착해 이를 약물 운반제로 이용하거나, 특정 항체를 부착시켜 세포 표면에서 항원을 검출하는 데 사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외에도 윤활성재료, 건축용 유리, 연료전지, 제트엔진을 비롯해 수많은 첨단산업의 재료 등 다방면에서 핵심적인 재료로 쓰이고 있다.

◇유한자원, 장기적 가치는 오를 수밖에

금은 다양한 쓰임새와 더불어 유한한 자원이라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높아진다. 미국지질조사소(USGS)에 따르면 국가별 매장량 총계는 약 5만1000톤, 재생금을 포함하면 7만7000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 세계 금 보유 총계는 약 17만6000톤으로 현재의 추세로 보면 약 30년 후 고갈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