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KT

국내 이동통신사 및 글로벌 통신장비업체들이 5G 기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상 및 증강현실을 비롯해 UHD 및 초연결 인프라 대부분에 있어 일종의 ‘기둥 역할’을 수행하는 5G를 선점하기 위해 각자의 복마전이 치열한 이유다.

KT도 5G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평창 5G 규격’을 내세우고 2019년 5G 서비스 상용화 계획을 밝히는 등 적극적인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5G 표준화를 위한 KT의 노력과 향후 계획을 알아보자.

5G는 초고대역 주파수를 사용하는 차세대 이동통신이다. ITU(국제전기통신연합)에 따르면 5G 전송속도는 현재 3Band LTE-A 대비 250배 이상 빠른 속도 구현이 가능할 전망이다. 5G는 사물인터넷(IoT),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미래기술을 가능하게 만드는 4차 산업혁명 핵심 인프라다.

5G는 산업 전반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HIS에 따르면 5G는 2035년까지 12조3000억달러의 경제 효과를 창출할 전망이다. 콘텐츠 및 앱 개발 등 5G와 연계된 시장에서도 3조5000억달러(약 4000조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함께 22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전망이다. 2016년 5G 포럼이 발간한 ‘5G 서비스 로드맵 2022’에서도 5G는 2026년까지 41조원이 넘는 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 “2019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할 것”

황창규 KT 회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7’에서 ‘5G 너머 새로운 세상(New World Beyond 5G)’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섰다. 국내 기업 CEO가 올해 MWC 기조연설자로 나선 건 황 회장이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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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회장은 “2019년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혀 눈길을 끈다. 이는 당초 세계이동통신표준화기술협력기구(3GPP)가 5G 상용화 해로 제시한 2020년보다 1년 앞선다.

5G에 대해 황 회장은 “5G는 속도만 중요시했던 이전 세대의 네트워크와 달리 빠른 속도·끊김 없는 연결·방대한 용량과 함께 ‘지능화’로 차별화된 네트워크”라고 설명했다.

KT가 말하는 네트워크 지능화의 차별성은 ▲위치정보 ▲네트워크 보안 ▲통제역량 세 가지다. 5G 네트워크에서 ‘지능화’가 중요한 이유는 기술 발전에 발맞춰 높아지는 위험요소를 줄이기 위해서다. 위치, 보안, 제어 지능화는 5G 네트워크가 필요로 하는 지능화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MWC 2017에서는 5G와 관련된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다. 대표적인 게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한 ‘5G 네트워크 환경(5G End-to-End 네트워크)’이다. 기지국, 중계기 등 네트워크 장비뿐 아니라 5G 기술이 새로운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전체 인프라를 관리하는 코어 네트워크 장비까지 연동한 환경이다.

2018년 평창 올림픽을 위해 개발해온 5G 서비스 체험 기회도 제공했다. 다시점 스트리밍 서비스 ‘옴니뷰’, 다시점 영상 서비스 ‘타임 슬라이스’, 선수 시점의 영상 ‘싱크뷰’로 색다른 서비스와 동계 올림픽 종목인 ‘스키점프’와 ‘루지’를 가상현실(VR)로 체험하게 했다. 360˚VR 생중계, 옴니뷰, 싱크뷰, 홀로그램 공연·라이브 등 KT 5G 시범 서비스 5개는 지난 1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회의에서 국제표준 초안으로 채택된 바 있다.

이 밖에도 KT 전시 부스에서는 신속한 재난 구조를 지원하는 ‘IoT 세이프티 재킷’, 스마트 헬스밴드 ‘네오핏’, 풀HD 고해상도 영상을 제공하는 CCTV 서비스 ‘기가아이즈’, 로밍 데이터 기반 감영볌 확산 방지 솔루션 ‘스마트게이트’ 등을 선보였다.

5G 시대 여는 ‘평창 5G 규격’, 국제 표준 노린다

본격적인 4차 산업혁명에 앞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5G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다. KT는 2015년부터 5G 표준화를 위한 행보를 꾸준히 이어왔다. 지난해 6월에는 한국통신학회 하계종합학술대회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한 ‘평창 5G 규격’을 공개했다. 평창 5G 규격은 3GPP가 검토 중인 대부분의 5G 요소 기술을 대부분 포함한다. 작년 11월에는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대에 ‘평창 5G 센터’를 열었다. 평창 5G 센터는 5G 기술을 연구하고 실증하는 곳으로 2018년 1월까지 운영된다.

향후 KT는 올해 9월까지 ‘평창 5G 규격’을 기반으로 세계 최초 5G 시범 서비스를 위한 최적화된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5G 시범 서비스를 위한 네트워크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린 강원도 평창, 정선, 강릉을 비롯한 서울 일부 지역에 구성된다. 이어 4~5개월에 걸친 안정화를 거친 후 2018년 2월 5G 시범서비스가 첫 선을 보이게 된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 부사장은 “통신 분야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은 5G 시대를 여는 ‘열쇠’와 같다”며 “KT는 글로벌 업체뿐 아니라 중소 협력사, 관련 단체 등과 적극 협업해 5G 생태계를 만드는 한편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5G 기술이 고객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전체 인프라를 관리하는 코어 네트워크의 개발과 상호 간 연동이 필수다. 현재까지의 5G 기술은 무선 전송속도 향상과 효율적인 커버리지를 확보하기 위해 기지국과 중계기 등 액세스 네트워크 장비와 기술 개발이 우선시됐다. 이번 MWC 2017에서는 KT는 5G 단말, 기지국과 코어 장비를 연동해 완전한 5G 네트워크를 처음 선보였다.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한 ‘5G 네트워크 환경’은 기지국과 단말이 단순히 무선으로 연결됐을 뿐 아니라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코어 네트워크 장비도 연동했다. 인증, 이동성, 외부 네트워크와의 연동 등 고객에게 5G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능을 모두 수행한다.

5G 네트워크 환경에 ‘5G 분산 구조 기술’도 적용됐다. 5G 분산 구조 기술을 활용하면 데이터 트래픽을 처리하는 코어 네트워크를 가상화해 원하는 지역 어디든지 손쉽게 분산 배치할 수 있다. 지금까지 데이터 트래픽을 중앙 네트워크 센터에서 집중 처리해야만 했던 기존 4G(LTE) 네트워크 구조를 효율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다.

전홍범 KT 인프라연구소장 전무는 “세계최초 5G 시범서비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능형 5G 네트워크를 완성할 계획”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