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병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아내이자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어머니, 국내 미술계의 큰 손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관장이 6일 일신상의 이유로 전격 사퇴한다고 밝혔다. 특별한 설명은 없었지만 재계에서는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에 따른 상실감이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홍라희 관장은 삼성미술관 리움과 호암미술관 모두 관장직에서 물러난다. 후임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이재용 부회장은 두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문화재단의 이사장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으며 사실상 삼성의 얼굴로 부상했기에, '삼성문화재단에도 일정정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삼성문화재단은 1965년 이병철 창업주가 설립했으며 호암미술관, 플라토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015년 삼성생명공익재단과 함께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오른 바 있다.

홍라희 관장은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의 장녀며 1967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결혼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을 자녀로 뒀으며 국내 미술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인사다. 다만 2008년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이 터지자 이건희 회장이 그룹 회장에서 물러나며 홍라희 관장도 리움 관장직에서 물러난 적이 있다.

이후 2년9개월만인 2011년 다시 관장으로 복귀해 미술계에 전력했으나 최근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 사건에 휘말려 구속수사를 받자 사적인 자리에서 수 차례 '괴롭다'는 심정을 밝혔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