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의료진이 유전정보를 변경한 골수이식을 통해 겸상적혈구병(sickle cell disease)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프랑스 네커아동병원(Necker Children's Hospital)에서 세계 최초로 시행된 유전자 치료법으로 겸상적혈구병을 앓던 십대가 15개월째 약물 치료를 받지 않게 됐다고 2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정상인의 적혈구 모양이 동그란 모양인 것과 달리 겸상적혈구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적혈구는 마치 낫(겸상, 鎌狀)과 같은 모양을 갖고 있다. 때문에 혈액안의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가 혈관을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고 쌓이면서 혈액의 흐름을 차단하고 통증, 장기 손상 등을 일으킨다.

연구진은 겸상적혈구병을 앓고 있던 13살 소년을 치료하기 위해 소년의 몸에서 골수를 빼내 골수의 유전정보를 변형해 수정된 골수를 환자에게 돌려넣었다.

임상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린 결과에 따르면 15개월전부터 환자의 몸에선 정상적인 혈액이 생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립 르불크(Philippe Leboulch) 파리대학 의과 교수는 “현재까지 환자에겐 통증이나 입원과 같은 질환의 징후가 전혀 없다”며 “물론 주류 치료법으로 제안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환자에게 동일한 치료법을 시도해야 한다”고 전했다.

데보라 길(Deborah Gill) 옥스포드대학 유전자 의학 연구 그룹 박사는 "나는 오랫동안 유전자 치료를 연구했고 우리는 작은 발걸음을 내딛었을 뿐 몇 년이 더 걸릴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실제로 유전자 치료를 받고 회복한 임상 결과가 나온 만큼 큰 발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하정옥 영남의대 교수에 따르면 겸상적혈구병은 흑인에 많고, 열대열 말라리아 유행지역에서 호발하는 경향을 보인다. 아프리카 적도 부근, 북아프리카, 지중해 연안의 이탈리아와 그리스, 인도, 미국 및 중남미 흑인들에서 발생하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보고된 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