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위키미디어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미국 지원 약속 이행을 시작하고 있다.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Wework) 투자에 이어 위성사업자 ‘인텔샛’(Intelsat)을 합병하려는 움직임이다. 소프트뱅크가 자회사인 미국 통신업체 스프린트와 T모바일의 합병을 다시 시도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의 우호적 반응을 이끌어 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소프트뱅크가 자사가 지원하는 미국 위성 스타트업인 ‘원웹’(OneWeb)과 위성 사업자인 인텔샛의 합병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는 인텔샛에 17억달러(약 2조원)를 들여 39.9%의 지분을 매입하기로 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12월 원웹에 12억달러(약 1조원) 투자해 지분 40%를 가지고 있다.

인텔샛의 회사채를 사들이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지만, 회사채 가격이 소프트뱅크가 인수가로 제시한 가격보다 회사채 가격이 더 올라 거래가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시됐다.

아직 거래 성사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인텔샛 주주 85% 이상이 합병을 승인해야 거래가 성사된다. 거래 소식이 알려지자 인텔샛 주가는 25% 치솟았으나 27일(현지시간) 10%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인텔샛과 원웹이 상호 보완적인 무선 주파수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드레아 스피놀라(Andrew Spinola) ‘웰스파고’(Wells Fargo & Co) 분석가는 “두 회사가 가지고 있는 라디오 주파수 라이선스를 활용하면 항공기 인터넷 연결 서비스에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다”고 했다.

원웹과 인텔샛이 협력하면 인터넷서비스(broadband service)와 비디오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용도 절약된다. 개발도상국에 더 저렴한 비용으로 인터넷 연결을 제공할 수 있다.

미국 위워크에도 최소 40억달러(약 4조6000억원) 이상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CNBC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손정의 회장이 위워크에 30억달러(약 3조4236억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보도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12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에게 미국에 500억달러를 투자해 일자리 5만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주요 외신은 이를 이행하는 첫 단계라고 분석했다.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에 1차로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2차 투자로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에서 20억달러를 투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CNBC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총 투자액이 40억달러(약 4조6000억원)가 넘는다고 전했다.

위워크 직원에게는 보유한 주식을 주당 44.1달러에 공개매수하겠다는 제안을 내놨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위워크 가치는 200억달러(약 23조원) 이상 될 전망이다. 현재 가치는 170억달러(약 19조4000억원)다.

한편,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4년 스프린트와 T모바일을 인수하려 했다. 스프린트 인수 후 T모바일도 인수하려 했으나 미국 정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도널드 트럼프가 통신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자 버라이즌과 AT&T가 점령하고 있는 통신 시장을 뒤흔들겠다는 것.

로이터통신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소식통의 말을 인용, 손 회장이 합병 후 T모바일 대주주 독일 도이치텔레콤에 경영권을 양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손 회장은 지난 1월 스프린트 실적발표에서 “스프린트를 매각할 수도 있고 T모바일을 매입할 수도 있다”고 했다.

로이터는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 경영권을 포기하는 대신 합병회사 지분을 소수 보유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T모바일과 논의를 시작하진 않았지만 4월말 이후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