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에 설립된 모헤닉게라지스는 국내 최초 수제 자동차 전문 회사다. 역사는 짧지만 백년기업을 목표로 삼은 그들은 지금도 디자이너의 감성과 클래식한 이미지, 뜨거운 엔진의 고동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문화적 가치 생태계를 중심에 두고 연신 뜨거운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최근 모헤닉게라지스는 주력인 수제 자동차는 물론 티셔츠, 모자, 자체 디자인으로 탄생한 블루투스 오디오 제작, 나아가 클래식카를 넘어 전라남도 영암에 모헤닉모터스 공장까지 건설하며 눈부시게 성장하는 중이다. 심지어 전기자동차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 테슬라에 도전장을 내밀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감추지 않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모헤닉게라지스의 심장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 예술마을 인근에 모헤닉게라지스의 본사가 있다. 굳게 닫힌 철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니 명성에 걸맞게 수제 자동차들이 주차장에 빼곡하게 몰려있는 것이 보인다. 깔끔한 작업복을 입은 직원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곳곳에는 자동차 부품들이 정리되어 있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톱날의 요란한 소음과 매끈하게 빠지는 자동차의 실루엣을 타고 흘러든다.

모헤닉게라지스는 현재 자동차 리빌드를 주력으로 삼고 있다. 갤로퍼를 대상으로 ‘나만의 자동차’를 만드는 수제 자동차 업체라는 뜻이다. 모든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작업에는 10주의 기간이 소요된다. 한 달에 두 대의 출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옵션마다 다르지만 최대 80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생각보다 높은 가격이지만 모헤닉게라지스 관계자는 “몰려드는 물량을 모두 소화하지 못해 예약대기만 1년 넘게 걸려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참고로 올해 완공을 목표로 하는 영암의 모헤닉모터스 라인은 본사에서 소화하고 있는 물량의 12배를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모헤닉게라지스의 강점은 자동차라는 거칠고 강력한 아이템을 ‘인간의 손’이라는 도구로 ‘클래식한 나만의 작품’을 빚어내는 것에 있다. 양산형 자동차의 시대에서 감성이라는 본원적 가치를 더듬어간 대목이 흥미롭다.

이를 현실로 하기 위한 작업 프로세스는 크게 13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자동차의 프레임과 캐빈을 분리한 후 프레임 샌딩을 통해 ‘틀’을 완전히 구축한다. 이어 프레임을 복원하고 방청작업을 마치면 캐빈에도 동일한 작업을 실시한다. 캐빈에도 방청작업이 끝나면 도장작업을 거치게 되며 이후 직접 엔진을 조립하는 방식이다. 또 엔진을 조립하면 자동차의 하체를 완성하고 정교한 배선작업을 실시한다. 그리고 자동차의 하체와 캐빈을 결합하고 엔진룸을 세팅하며 인테리어를 꾸미고 광택작업을 마치는 구조다.

이에 필요한 부품을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팔아 전국을 누비거나 해외로 나가며, 심지어 폐차장을 뒤지는 일도 있다고 한다.

모헤닉게라지스는 자동차 리빌드 사업을 핵심으로 삼지만 자동차 생산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갤로퍼 리빌드를 넘어 자체적인 독자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는 뜻이다. 그 정지작업으로 사업 다각화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클래식카 사업부를 구축해 포니와 랜드로버 등 리빌드의 영역을 크게 확장시키는 한편, 모헤닉팩토리를 통해 한정판매 바이크도 준비하고 있다. 100대 한정으로 시장에 풀리는 UB46은 550만원에 달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대부분의 물량이 선주문된 상태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이 외에도 모자, 티셔츠, 진공관 수제 오디오 등 자체적으로 디자인한 다양한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심지어 핸드폰 케이스와 점프슈트 등 의류사업도 진행하는 한편 모헤닉파이낸스라는 금융회사도 설립한 상태다. P22 대출을 지향하며 모헤닉파이낸스 이용자는 모두 모헤닉게라지스의 소액주주로 구성되어 있다. 모헤닉게라지스의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할부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5개년 사업계획도 마련한 상태다. 2016년까지는 독자제작 디자인을 확정하고 해외 마케팅 조사 등의 준비를 목표로 했으며 2017년까지는 모헤닉팩토리를 중심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구한 바 있다. 2018년까지는 영암공장을 건립한 후 모헤닉게라지스 3세대 출시를 완료하고 2019년까지 독자모델의 첫 출시를 목표로 한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대한민국에서 가능해?”

현장에서 본 모헤닉게라지스의 분위기는 미묘했다. 회사 특유의 정교하고 예리한 분위기와 소위 ‘덕후’들이 북적이는 편안한 문화가 공존하는 느낌. 본사 정면에 마련된 각각의 창고들에서는 작업에 열중하는 직원들의 손이 바쁘지만, 한켠에서는 난상토론이 벌어지기도 한다. 모헤닉게라지스 관계자는 “사실 우리 직원 중 3할은 자동차 관련 전문가이지만, 나머지 7할은 대부분 비전문가”라고 전했다. 복잡하고 엄격한 작업이 필요한데 직원의 7할을 비전문가로 채우는 것이 가능할까? 관계자는 “자영업부터 방송 관련 종사자까지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일을 배우고 고민한다”며 “이러한 집단지성의 힘이 현재의 모헤닉게라지스를 만들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강조했다.

사실 모헤닉게라지스는 집단지성, 혹은 팬덤 문화가 회사의 가장 큰 자원이다. 펀딩 포털 와디즈를 통해 수차례 크라우드펀딩에 나서면서도 매번 성공적인 투자율을 기록한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다. 방송인 배칠수의 경우 모헤닉게라지스의 매력에 빠져 아예 모헤닉게라지스의 운영에도 관여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영화감독 백종열, 배우 김수로도 모헤닉게라지스의 팬이자 지분을 가진 오너다.

모헤닉게라지스에 열광하며 모인 이들도 있다. 이들은 모헤닉게라지스의 지분을 가진 주주이자 오너이며, 정기적으로 모팸데이를 열어 서로의 팬심을 나눈다. 한 번 모임을 가지면 최소 80명이 집결하며, 이들은 단순한 팬클럽이 아닌 모헤닉게라지스의 방향성을 진지하게 토론하고 논의한다. 모팸데이를 찍은 자료사진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관계자가 씁쓸하게 웃으며 말한 대목이 기억난다. 그는 “대표에게 모팸데이가 열리면 고화질 사진을 꼭 찍자고 이야기하는데 매번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 사람들과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면서 매번 고화질 사진을 찍는 것을 잊어버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론 주주가 아닌 순수 팬들의 모임도 있다. 이들은 클럽데이라는 이름으로 모헤닉게라지스를 향한 ‘덕심’을 발휘한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사실 국내에서 수제 자동차라는 분야는 대중성을 떠나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상대적으로 해당 분야가 활발한 미국과 비교하면 70분의 1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이 지점에서 모헤닉게라지스는 수제 자동차 산업이 향후 선진국형 고부가가치 산업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모두가 동일한 자동차를 당연하게 타는 시대가 아닌, 나만의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복안이다.

흥미로운 것은 ‘다음’이다. 모헤닉게라지스는 수제 자동차를 통해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창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방위적인 생태계 확장을 꾀하기 때문이다. 자체 모델을 완성하고 전기자동차 양산, 클래식카, 바이크의 영역까지 진격하는 한편 다양한 의류사업 및 금융사업에도 속도를 올리는 이유다. 여기에는 마니아, 즉 팬덤이 있다. 모헤닉게라지스의 엔진은 이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바탕으로 일종의 문화기업을 시도하고 있다.

▲ 김태성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꿈을 쫒아가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김태성 대표 인터뷰

김태성 모헤닉게라지스 대표의 이력은 독특하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목조형 가구학과를 졸업해 더디자인 연구소를 설립했고, 디자이너로 활동하는가 싶더니 패션화보 매거진인 헤니하우스 발행인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몸소 사진작가로 나서는가 싶더니 지금은 수제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

모헤닉게라지스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묻자 김태성 대표는 “하루 안에 끝나기 어려울 텐데”라며 너스레를 떨면서도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태성 대표는 “자동차 사업을 하니 자동차 전문가 출신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디자이너”라며 “패션화보 매거진인 헤니하우스를 발행하며 다소 파격적인, 광고가 없는 유가지 실험을 했고 다행히 수익분기점을 넘기던 순간 운명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김태성 대표는 “매거진을 하며 헤니하우스 티셔츠를 부록으로 만들었는데, 이것이 엄청난 인기를 끌어 사람들이 티셔츠를 구입하려고 매거진을 사는 상황이 됐다”며 “이런 상황을 거치며 미래를 더욱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일에 빠져서 살다 보니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털어놓았다.

김태성 대표가 아이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준비한 아이템은 ‘캠핑’이다. 그는 “당시 유행하던 오토캠핑은 너무 평범해서 싫었고, 결국 오지캠핑을 준비하게 됐다”며 “문제는 오지캠핑을 제대로 하려면 사륜구동 오프로드 자동차가 필요했는데 국내에서 마땅한 것이 없더라.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봤는데 ‘내가 하면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직접 갤로퍼를 정해 개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만든 갤로퍼 개조 차량. 디자이너의 욕심이 살아나며 이것저것 만지다 보니 돈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갔다고. 김태성 대표는 “처음 개조비용으로 600만원을 생각했는데 나중에 1600만원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김태성 표 1호 개조차량이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됐다. 동시에 네티즌들이 ‘나도 만들어주세요’라는 요청이 엄청나게 쇄도했다고 한다. 김태성 대표는 그때 자신의 길을 정했다고 한다. 그는 “등 떠밀려서 사업을 시작했다”면서도 “모헤닉게라지스를 만들게 된 계기가 바로 당시의 요청들이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누구나 만드는 것들을 대충 꾸며내기는 싫었다고 한다. 김태성 대표는 “디자이너의 작가주의가 발동했다. ‘이왕 하는 것 제대로 보여준다’는 마음으로 수제 자동차 업계에 진출해 지금까지 이르렀다”고 전했다.

사업 초기에는 ‘딴지’도 많았다고 한다. 괴소문이 돌거나 ‘가격이 너무 뻥튀기다’는 지적들이 많았다고. 주로 자동차 부품 및 제조업자들 사이에서 돌았던 소문이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김태성 대표는 “너희들은 꿈도 꾸지 못하는 것들을 내가 만든다”며 가볍게 무시했다고 한다. 수제 자동차 제작 시 눈에 보이지 않는 부품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작업하는 것을 두고 ‘누가 그 정성을 알아주느냐’는 지적이 나와도 김태성 대표는 ‘작가주의’ 하나로 버텼다고 한다.

여기에서 사업적 이야기를 해볼 필요가 있다. 모헤닉게라지스는 김태성 대표의 작가주의, 즉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수제 자동차라는 독특한 사용자 경험을 담아냈다. 그리고 이를 ‘알아본’ 사람들이 스스로 팬덤이 되어 모헤닉게라지스의 비전을 떠받치는 분위기다. 문제는 확장성이다. 마니아에 머물러 있으면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어렵지 않을까?

김태성 대표는 재미있는 대답을 했다. 그는 “패션 매거진 발행을 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만든다”고 말했다. 사업을 키우기 위해 ‘손님은 왕’이라는 패러다임을 당연한 진리로 알고 있는 입장에서 다소 충격적인 답변이다. 김태성 대표는 “고급 브랜드 마케팅은 마니아를 더욱 파고들어야 한다”며 “시작부터 대중적인 시장 타깃을 설정하면 이를 돌파할 수 있는 바늘구멍도 만들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내가 좋아하는 제품에 ‘영혼’이 스며들고, 이를 좋아하는 고객들을 중심으로 탄탄한 팬덤을 구축해 점차 확대하는 방식. 거칠게 보면 애플의 전략과 비슷하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조직문화에 대한 김태성 대표의 생각도 흥미롭다. 그는 “수평적 문화를 지향한다”면서도 “회사는 동아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무슨 뜻일까. 김태성 대표는 “조직의 목표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조직이 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수평적 문화를 지향하는 방식으로 직원이 업무의 90% 이상을 직접 결정한다”고 전했다. 현장 직원이 결정을 하니 자연스럽게 업무가 빠르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직원의 직급도 없고, 서로 영어 이름을 부른다.

하지만 권한이 큰 만큼 책임도 있다. 김태성 대표는 “도덕적인 문제만 없으면 자신이 결정한 일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전제로 “다만 회사는 동아리가 아니기 때문에, 직원은 자신의 결정에 대한 책임도 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물론 그 책임은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 가혹한 처벌로 이어지지 않는다. 별도의 품평회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미래를 위한 자산’으로 쓰인다는 것이 김태성 대표의 설명이다.

경영방식에 대한 김태성 대표의 기업관은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눠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기술기반 협력모델. 김태성 대표는 “오는 5월 처음으로 자체 제작한 전기차를 공개할 것”이라며 “완성차 업체나 기타 타성에 젖어있는 업체들은 전기차 사업이라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며, 우리가 직접 한국을 대표해 테슬라와 승부를 벌이겠다”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 기술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태성 대표는 “국내 전기차 부품업체의 경우 기술력은 좋지만 대기업이나 지자체에 납품하는 것 이상의 비전은 없었다”며 “이들을 모아 연구개발을 매개로 일종의 연합전선을 꾸리고 있다. 어차피 이 시장은 승자독식이며, 우리는 강소기업을 모아 먼저 깃발을 꽂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미국 현지법인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말도 부연했다.

두 번째는 경영철학. 김태성 대표는 “상장사나 대기업은 소액주주를 버리지만, 우리는 그들의 성원으로 컸기 때문에 동반자라고 생각한다”며 “이사회와 대주주들에게 이익이 날 경우 당신들은 소액주주들이 먹고 간 남은 것들을 먹으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현재 모헤닉게라지스는 600명이 넘는 소액주주가 있으며, 크라우드펀딩 후 그 숫자는 더욱 불어난 상태다. 김태성 대표는 “일종의 협동조합 분위기를 만들어 소액주주들을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시키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한다”며 “이러한 집단지성이 팬심의 확장성을 끌어내는 한편, 존경받는 백년기업이 될 수 있는 원천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태성 대표가 꿈꾸는 모헤닉게라지스의 비전을 물었다. 김태성 대표는 “앞으로 자동차는 이동수단이 아닌, 여가수단이 될 것”이라며 “수제 자동차를 시작으로 패션 및 의류, 공연 등 다양한 문화를 창출하는 기업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할리 데이비슨처럼 그 자체가 하나의 문화가 되는 기업을 뜻한다. 그는 모헤닉게라지스의 정체성을 두고 “제조회사가 아니다”며 “우리는 우리의 표현을 스스럼없이 하는, 문화 디자인 회사다”고 강조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나는 지금도 모헤닉게라지스를 알아가는 중” 안상현씨 인터뷰

모헤닉게라지스의 직원인 안상현씨 만났다. 그는 모헤닉게라지스에 합류한 지 1년 4개월이 됐다.

지금은 작업복을 입은 모습이 익숙하지만, 사실 안상현씨는 사진을 전공했으며 이후 카페를 차려 사업을 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어떻게 모헤닉게라지스에 합류했을까. 안상현씨는 “원래 자동차를 좋아했다”면서도 “사회에 나와서 자동차는 취미였지만, 어느덧 취미가 내 업이 되었다”고 웃었다. 더 깊숙한 속내를 꺼내기도 했다. 그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것을 원했다”며 “돈을 버는 것도 좋지만 내가 정말 좋아서 할 수 있는 일,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모헤닉게라지스의 직원으로 있으며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현장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대목”이라며 “현장에서 뭔가 일이 생기면 바로 조치하고 나중에 보고하는 시스템이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운 것도 있었지만 회사에서 나를 믿고 전권을 주었으니, 그저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만 든다”고 말했다. 수평적 조직문화가 있기에 가능했던 경험이다.

재미있는 것은 어려웠던 경험에 대한 질문에도 수평적 조직문화를 거론한 지점. 안상현씨는 “대한민국이 원래 연공서열이 심하지 않나. 나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살아오다가 이곳에 와서 갑자기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나니 혼란스러웠다”며 “적응이 잘 되지 않았다는 표현이 맞다. 하지만 점점 익숙해질수록 역시 소통을 위한 수평적 조직문화가 답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한 사람의 개인으로서 비전을 물었다. 그는 주저 없이 “모헤닉게라지스의 성공”이라고 답했다. 수평적 조직문화라면서 지나치게 집단주의적 성향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안상현씨는 “이곳에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날로 발전하는 스스로를 보면서, 내가 성장하면 조직도 성장한다는 당연한 진리를 깨달았다”며 “지인들에게 당당히 내가 모헤닉게라지스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면, 모두가 부러워하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다. 그것도 내 손으로”라고 말했다.

 

모헤닉게라지스 한줄평 - 테슬라의 방식으로 애플의 브랜딩을 노리는 총체적 사회문화기업

아쉬워서 더 남기는 한줄평 - “수제 자동차는 거들 뿐”

기자의 속마음 - 디자이너 작가주의… 김봉진 배달의민족 대표가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