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미국 몽고메리카운티 클락스빌에 2019년 상반기까지 2억5000만달러를 투자, 세탁기 공장을 건설한다고 1일 밝혔다. 이달 초 미국법인 신사옥을 착공한 상태에서 현지에 주력 가전제품 라인업인 세탁기 생산 전진기지까지 만드는 셈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티븐슨 컴퍼니(Stevenson Company)에 따르면 LG전자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900달러가 넘는 프리미엄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10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 출처=LG전자

LG전자와 테네시주는 28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내슈빌(Nashville)에 있는 주(州)청사에서 빌 해슬램(Bill Haslam) 테네시 주지사,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사업본부장 송대현 사장, 북미지역대표 겸 미국법인장 조주완 전무,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킴 맥밀란(Kim McMillan) 클락스빌(Clarksville)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LG전자 세탁기 공장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클락스빌은 미국 중남부에 위치한 테네시주의 북쪽에 있다.

인력 확보, 기반 시설, 원가경쟁력, 세제혜택을 비롯한 주(州)정부의 각종 인센티브 등을 검토해 공장 부지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미국 신공장이 가동된 이후에도 한국의 경남 창원에서 생산해 미국에 판매하는 물량은 변동이 없다. 테네시 클락스빌과 경남 창원이 미국에 판매하는 세탁기의 양대 생산기지가 된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과 함께 강해지는 현지 공장 설립 압박과는 거리를 뒀다. LG전자는 "2010년부터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세탁기 생산지를 검토해 왔으며 2014년 물류 인프라, 현지 부품 수급, 인건비 등을 고려해 8개 주(州)를 후보지로 선정했다"며 "지난해 초부터는 8개 주에 대한 현장 실사, 주정부 지원 등을 면밀히 비교 분석했고, 지난해 말에는 테네시주를 포함한 4개 주(州)를 2차 후보지로 압축한 상태에서 최근까지 각 후보지에 대한 사업경쟁력을 검토해 온 끝에 테네시주 클락스빌을 최종 선정했다"고 강조했다.

당장 확정한 일이 아닌, 오랜 계획에 따른 로드맵이라는 것을 유독 강조했다.

▲ 출처=LG전자

LG전자와 테네시주는 지난해 말부터 투자 관련 협상을 진행해 왔고 이번 양해각서 체결 이후에 정식 계약을 체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신공장은 대지면적 125만제곱미터(㎡)에 건물 연면적 7만7000제곱미터 규모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부지 계약을 완료하고, 이어 생산라인 설계를 마치게 되면 연내에는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현지 공장 설립에 따른 원가 상승에 대해서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미국 신공장 건립으로 물류 비용과 운송 시간을 줄일 수 있고 관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LG 세탁기의 미국 내 판매 비중을 보면 중남부 지역이 상대적으로 높아, LG전자가 이곳에 생산지를 운영하면 공급망 관리 관점의 경쟁력을 갖추게 됨은 물론 현지 가전 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신공장이 가동되면 연구개발∙디자인, 판매, 서비스에 이어 생산까지 모든 영역을 미국에서 원스톱으로 처리, 사업 역량 자체가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2019년 상반기부터 테네시주 신공장에서 미국에 판매하는 세탁기를 생산할 예정이다. LG전자는 미국 신공장에서 LG만의 차별화된 DD모터를 적용한 드럼세탁기, 통돌이 세탁기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신공장의 세탁기 생산능력은 연간 100만대 이상이라는 후문이다.

LG전자 대표이사 CEO 조성진 부회장은 “6년 이상 검토해 온 미국 생산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테네시주에서 찾았다”며 “주요 전략시장인 미국에서 지속 성장을 위해 현지 생산체제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는 물론 차별화된 제품과 마케팅 투자를 통해 고객이 선망하는 1등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