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6일(현지시간) MWC 2017을 통해 LG G6를 공개했다. LG G5 당시 모듈형을 차용하며 하드웨어 고스펙의 바람을 일으킨 것은 아니었지만, 프리미엄의 기본기에 충실한 스마트폰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나아가 LG G6의 특별한 지역별 전술과 더불어 인공지능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큰 그림을 엿볼 수 있는 지점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LG G6는 가로, 세로, 두께가 각각 71.9mm, 148.9mm, 7.9mm에 불과하며 이는 그립감의 사용자 경험을 크게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IP68의 방수 및 방진 기능도 프리미엄의 트렌드를 충실히 따라갔으며 국내 전용으로 쿼드DAC, 64GB 메모리, 6월 LG페이를 예고한 상태다. 미국에서는 무선충전기술을 선보인다. HDR 기능을 확보해 선명한 화질을 잡았으며 18:9의 디스플레이 규격도 풀비전의 이름으로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출고가는 89만9000원으로 책정됐다.

▲ 출처=LG전자

LG G6를 기점으로 LG전자의 스마트폰 비전은 어떻게 펼쳐질까? LG전자는 상하반기에 각각 LG G 시리즈와 LG V 시리즈를 출시하는 듀얼 프리미엄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LG G6는 3월10일 한국에서 첫 출시한다. 역대 LG G시리즈 출시 시기 중 가장 빠른 시점이다. 하반기에는 LG V 시리즈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인 체질개선도 마쳤다는 후문이다. LG전자는 최근 지난해 7월부터 진행해 온 조직 효율화, 공정 개선 등 사업구조 개선 활동을 마무리했다.

나아가 공급망 관리도 대폭 강화했다. 수요예측을 기반으로 부품 수급 일정 관리, 재고 관리, 공급망 다각화 등 부품부터 완제품 판매까지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LG G5의 실패 원인 중 하나가 공급망 관리의 부실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대응이다. LG G5의 경우 모듈형 스마트폰이기에 공급망 관리가 어려웠지만, LG G6는 단일모델에 부가기기가 없어 더욱 원만한 관리가 가능하다.

출시전략은 한국, 미국, 유럽 등 주요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무리하게 출시 국가 수를 늘리기보다 프리미엄 시장에 먼저 집중해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도약을 노린다는 복안이다.

당장 27일부터 일반 소비자들도 출시 전에 LG G6를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이동통신 3사 매장에서 체험존을 운영한다.

중남미, 아시아 등 성장시장에서는 차별화된 기능을 갖춘 실속형 제품군에 집중해 수익성을 높인다. 여기에서는 X 시리즈가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LG G6는 어깨에 힘을 뺀 상태에서 진짜 프리미엄 트렌드의 중심으로 진격하는 것을 지향점으로 잡았다. 그 자체로 LG G6의 기본적인 성공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올해 조심스럽지만 MC사업본부의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이유다.

다만 불안한 지점도 있다. 스냅드래곤821을 모바일AP로 탑재한 지점은, 퀄컴의 양산일정을 고려하면 당연한 선택이지만 하드웨어 성능적 측면에서는 리스크로 여겨진다. 아직 하드웨어 경쟁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LG전자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또 쿼드DAC 적용의 경우 LG V 시리즈와의 정체성 문제가 있다. 멀티 미디어에 강점을 가지는 LG V20과 LG G6의 경계가 흐릿해졌으며, 이는 LG전자가 제품의 차별성 측면에서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칫 제삭을 깎아먹는 경쟁이 벌어질 확률도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와의 협력은 고무적이지만, 국내 이용자들에게는 큰 매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한국어를 지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LG전자는 지난 10일 세계 최초로 구글의 안드로이드 웨어 2.0을 탑재한 LG 워치 신제품 2종을 북미에 출시한 상태다. 추후 구글과의 협력을 강조하며 자사의 다양한 스마트 기기에 인공지능 기술력을 탑재할 것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LG전자의 안방사수 성적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안정성을 강조한 대목은 갤럭시노트7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배터리, 히트파이프 등 소비자 안전에 관련된 부품은 기준의 부합 여부를 뛰어넘어 폭발∙발화에 이르는 데이터까지 치밀하게 관리한다고 설명하며 프리미엄 제품부터 실속형 제품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해 제품 신뢰성을 높인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부분에 집중해 마케팅적 요소로 담아내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이런 방식 자체가 양날의 칼이라는 비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