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구글 , 영국 돈트 북스(Daunt Books) 서점 내부

세계 독서율 1위. 영국 독서문화를 상징하는 독립 서점들이 오는 4월부터 발효되는 사업자 재산세 개편안으로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영국 서점협회는 이번 개편안이 독립서점을 폐업으로 몰고 갈 것이며 아마존(Amazon)과 같은 온라인 서점과 세금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내용을 재무성에 전했다고 가디언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업자 재산세는 지난 부동산세 개정안으로 인해 시행 7년 만에 처음 개편되었다. 개편된 사업자 재산세는 오는 4월부터 발효된다.

영국의 사업자 재산세는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세금이다. 이는 영국 재무성의 가장 큰 수입원 중 하나이며 지난해 사업자 재산세로 290억 파운드를 거둬들였다. 금액은 상업용 부동산의 임대 가치와 물가 상승률을 합계하여 계산한다. 재무부는 5년마다 재평가하여 징수액을 결정한다.

그동안 영국은 소규모 사업자에게는 상대적으로 적은 재산세와 부가가치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개편된 개정안은 부동산 임대 가치가 세금 상승 요인이 됐다. 예를 들어 실제 수익이 더 적은 오프라인 사업자들이 온라인 사업자들보다 더 많은 세금을 부과 받는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서점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안을 두고 아마존이 내는 세금의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독립서점들에게 징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서점협회는 법안을 개편한다면 해당 지역에 있는 서점들에게 세금 20%를 감면하는 혜택을 줄 것을 요구했다.

팀 고드프레이(Tim Godfray) 영국 서점 협회장은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세금을 낼 여력이 없는 소규모 서점들이다. 특히 런던에 있는 서점들은 유례없는 임대료 상승과 개편된 법안으로 폐업할 가능이 크다”라고 전했다.

9개의 서점 중 런던에서만 7개 서점을 운영하는 돈트 북스(Daunt Books) 관계자는 4월에 개편안이 시행된다면 2배가 넘는 세금을 납부하게 될 것이라 예상했다.

베드퍼드(Bedford)에 있는 워터스톤(Waterstones)서점은 인근 아마존 유통센터 보다 좁은 면적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6배나 더 많은 사업자 재산세를 납부하게 된다.

독립서점이 영업을 지속해야 할 다른 이유는 ‘거리의 다양성’을 위해서다. 이미 런던은 세금과 살인적인 임대료로 거리는 부동산과 커피숍만 넘쳐나고 있다.

서점협회는 서점이 갖는 준 공공사업의 의미를 강조했다. “영국은 현재까지 문맹퇴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점은 문맹퇴치에 기여해 영국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준 공공사업 성격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이번 사업자 재산세 개편안은 ‘문맹 퇴치’라는 정부의 정책방향에 반하는 법안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