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들이 소방안전 교육을 받고 있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DB

입구부터 붐볐다. 왁자지껄. 줄을 서있는 사람이 얼핏 500명은 넘어 보였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온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막 걸음마를 뗀 아기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어린이까지 다양했다. 혼이 빠질 듯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눈에 띄는 게 있었다.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는 점이다.

현대차, 어린이 안전을 위한 사회공헌활동

현대자동차는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제6회 어린이 안전짱 체험 박람회’를 열었다. 어린이들이 꼭 배워야하는 안전 분야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행사다. 현대차와 국민안전처,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 어린이들이 화재 시 건물 대피 요령에 대한 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DB

체험 기회는 무료로 제공됐다.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이 박람회를 진행해오고 있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행사 시작 전 ‘키즈현대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안전교육을 이수한 어린이들이 입장권을 받을 수 있었다. 선진 안전 문화를 어린이들에게 확실히 정착시키기 위해서다. 단순히 보여주기 식 활동을 탈피하기 위한 아이디어였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 어린이들이 항공기 내 비상상황 발생 시 행동 요령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번 행사에 후원사로 참여, 부스 내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DB

박람회는 1부(10시~13시)와 2부(14시30분~17시30분)로 나뉘어 진행됐다. 기자는 24일 2부 현장을 찾았다. 교육 프로그램은 약 30개. 주인공은 가상현실(VR)이었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많은 종류의 VR 체험관이 마련됐다. VR을 통해 실제 지진이 일어난 것 같은 상황을 연출해줘 경각심을 일깨워줬다. 항공기에서 사고가 났을 경우 대피하는 요령도 VR로 학습할 수 있었다. 진행요원은 이 같은 방식이 몰입도가 높고 메시지가 확실해 아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귀띔했다. 현대차는 올해 행사에 처음으로 VR 체험 시설을 도입했다.

▲ 어린이들이 VR을 이용해 화재안전 교육을 받고 있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DB
▲ 어린이들이 VR을 이용해 항공안전 교육을 받고 있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DB

VR 안경을 쓴 채 손을 흔들며 소리를 지르는 어린이도 있었다. 교통 안전 체험 도중 일어난 일이다. 무슨 일이 생긴 것 아닌가 걱정하려는 찰나 아이가 노래를 불렀다. 가상현실 속에서 유명 애니메이션 ‘파워배틀 와치카’가 등장해 흥분했던 것이다. 쉽고 재미있게 사고 예방 교육을 받고 있었다.

일반 체험관도 다채롭게 구성됐다. 안전벨트의 중요성을 배우고 이를 체험하는 공간, 소화기를 사용하는 것을 배우는 곳, 승강기에서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 요령을 배우는 공간 등이 눈길을 잡았다.

▲ 어린이들이 아동 유괴·유인 범죄 예방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DB
▲ 어린이들이 교통안전 교육을 받고 있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DB

올바르게 약을 먹는 법, 건강한 음식 복용법, 심폐소생술 체험, 유괴 예방 체험 등을 진행하는 부스에도 많은 관람객들이 몰렸다.

중앙 대형 무대에서는 안전을 주제로한 인형극이 펼쳐졌다. 체험을 하기에 너무 어린 아이들은 무대 앞 책상에 앉아 그림을 그리거나 색칠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어린이들이 심폐소생술을 실습하고 있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DB

박람회장을 한바퀴 둘러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내 아이를 데리고 와야겠다’는 것이었다. 현장에서 일하는 220여명의 스탭들도 밝은 표정으로 아이들을 상대했다. 아이들의 안전 교육을 위해 자원봉사를 온 사람도 있었다. 이날 1부 행사의 입장객은 약 12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열린 제5회 박람회를 찾은 사람은 1만5000여명에 이른다.

현대차가 동심(童心)을 제대로 저격했다. 현대차는 매년 어린이 안전짱 체험 박람회를 여는 것과 더불어 어린이 통학 차량에 승하차 보호기인 ‘천사의 날개’ 달아주기 캠페인, 미취학 어린이 대상 교통 안전 교재 보급 등 교통 안전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하고 있다.

▲ 어린이들이 교통안전 교육을 받고 있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DB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있고 진행도 말끔해 만족스러웠어요. 6살 아이에게 재미와 교훈 두 가지를 모두 선사한 것 같아 기뻐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현장을 찾았다는 김모(40)씨의 목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