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앰보이나 벌 우드 베젤이 적용된 RL 오토모티브 투르비옹. 출처=랄프로렌

2016년 한 해 랄프로렌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그 변화는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것이 더 많았다. 우선 한국을 비롯해 주요 아시아 시장의 온라인 스토어 서비스를 종료했다. 또한 493개에 이르던 오프라인 매장 중 50여개가 폐점 소식을 알렸다. 랄프로렌이 이렇게 몸집을 줄이는 데에는 매출 부진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랄프로렌은 최근 매출은 물론 주식시장에서 주가 역시 곤두박질치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패스트패션을 앞세운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브랜드의 성장이 랄프로렌의 매출에 악영향을 준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비록 감원과 사업 축소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랄프로렌이지만 매출 회복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특히 시계 부문은 꾸준히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며 침체된 브랜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 투르비옹이 적용된 RL 오토모티브 투르비옹, RL 오토모티브 더블 투르비옹. (왼쪽부터) 출처=랄프로렌

랄프로렌의 워치 컬렉션은 총 7개로 이뤄져 있다. RL888 컬렉션의 경우 여성용 시계를 위한 컬렉션으로 라운드 케이스와 간결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라인업이다. 이어 867 컬렉션은 스퀘어 케이스가 적용된 컬렉션으로 남녀 시계가 함께 마련돼 예물 시계 또는 커플 시계로 인기가 높다. 이 밖에도 말안장에 달린 등자에서 영감을 받은 스터럽 컬렉션, 클래식 카에서 영감을 받은 오토모티브 컬렉션, 사파리 컬렉션 등이 대표적인 랄프로렌 워치 컬렉션으로 꼽힌다. 이중 오토모티브 컬렉션은 클래식 카에서 영감을 받은 만큼 화려한 기술력과 디자인 등이 적용돼 랄프로렌 특유의 감성을 느끼기 부족함이 없다. 특히 클래식 카 수집이 취미인 브랜드의 창립자 랄프로렌의 취향이 가장 잘 반영된 컬렉션이라는 점 역시 눈길을 끈다.

새롭게 선보인 오토모티브 컬렉션의 시계는 투르비옹이 장착된 시계로 진일보한 랄프로렌 워치 컬렉션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다. RL 오토모티브 투르비옹이란 이름의 이 시계는 우선  랄프로렌 개인이 보유한 클래식 카 중 하나인 부가티 타입 57SC 아틀란틱 쿠페 디자인을 모티브로 했다. 덕분에 시계의 베젤은 스티어링 휠처럼 매끈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클래식 카 또는 고급 세단에서 볼 수 있는 앰보이나 벌 우드라는 소재가 적용된 덕분이다. 여기에 블랙 컬러의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역시 눈길을 사로잡는다. 얼핏 카본 또는 신소재 같아 보이는 케이스는 스테인리스 스틸에 블랙 피니싱 처리를 가한 것이다. 다이얼도 전체적인 블랙 컬러를 따랐다. 상대적으로 매트한 블랙 다이얼 위로는 베이지 톤의 인덱스와 랄프로렌의 로고가 새겨졌다. 6시 방향에는 시계의 핵심 기능이라 할 수 있는 트루비옹이 장착됐다. 랄프로렌에서 선보인 적 없는 투르비옹 라인이지만 지라드 페리고의 투르비옹을 연상시키는 투르비옹 브리지는 물론 기능적으로 손색이 없어 호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 더블 투르비옹을 탑재한 시계까지 추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패션 브랜드가 워치 컬렉션을 선보인 사례는 무수히 많지만 랄프로렌의 시계 부문이 긍정적인 것은 단순 패션워치에 그치지 않는 다는 점이다. 몇몇 브랜드처럼 고유 패턴과 로고를 활용한 시계가 아닌 정통 워치 브랜드 못지않은 기술과 디자인을 앞세운 시계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혹자들은 랄프로렌의 시계 부문을 무모한 도전이라 평가절하지만 현 상황에서 랄프로렌이 반전을 꾀할 수 있는 것은 의류 보다는 부가가치가 높은 시계 부문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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