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무선통신 사업이 포화상태에 달한 가운데 통신사들이 탈통신 전략을 앞세우는 분위기다. 특히 올해 ‘새 판 짜기’에 돌입한 국내 1위 통신사 SK텔레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산업박람회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7’에서 8년째 단독 전시관을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AI·5G·커넥티드카 등 SK텔레콤이 그리는 ‘뉴 ICT 생태계’ 미래비전을 알아봤다.

SK텔레콤이 그리는 새 판, ‘상호 개방·협력’ 필수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혁신과 상생의 1등 리더십’을 강조했다. 

▲ 출처=SKT

박정호 사장은 시무식에서 구성원들에게 “모든 것이 연결되고 융합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국경과 영역이 없는 전면적인 글로벌 경쟁 시대”라고 설명하며 “기존 경쟁 패러다임을 넘어 새로운 사업 모델을 혁신해내고, 글로벌 성장을 이뤄낼 수 있도록 새로운 ‘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대한민국 대표 ICT 기업이 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박 사장은 영역별로 구체적인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포화상태에 다다르며 가입자 수 양적 성장이 정체를 맞았다.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상승도 한계에 맞닥뜨렸다. 이런 상황에서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영역(MNO)에서 철저하게 고객 관점으로 차별적인 서비스‧상품을 제공하는 등 경쟁의 관점을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탈통신 전략을 앞세운 New ICT 생태계 조성에도 적극적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월 뉴 ICT 영역에 향후 3년간 1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자율주행‧사물인터넷 등의 뉴 ICT 영역 신기술 개발 및 산업 생태계 조성에 5조원을 투자하고 5G 등 미래형 네트워크 확보에 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ICT 분야 차세대 성장동력인 사물인터넷(IoT)과 관련해 SK C&C, SK하이닉스 등 그룹 내 모든 ICT 역량을 총결집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커넥티드카, 에너지 관리 솔루션, 스마트홈 등 신산업 분야에서 혁신적인 서비스‧상품을 발굴해 B2B 성장을 가속한다.

미디어·홈 영역에서는 과감한 투자 및 다양한 사업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에서도 통하는 콘텐츠를 확보하고, ‘Total Home 솔루션’ 등 신규 사업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플랫폼 영역에서는 T맵, T전화, 누구 등 경쟁력 있는 사업 모델을 중심으로 회사‧자회사의 모든 역량을 모아 해외 시장에서도 통하는 탑클래스 플랫폼(Top Class Platform)을 만드는 게 목표다.

 

MWC 2017서 선보이는 ‘뉴 ICT 영역’ 미래 비전

SK텔레콤은 세계최대 모바일 축제 ‘MWC 2017’에서 ‘모든 것을 연결하다(Connect Everything)’를 주제로 미래 생활상을 공개한다. SK텔레콤이 그리는 뉴 ICT 영역의 미래상을 엿볼 수 있다. 

▲SK텔레콤 MWC2017 부스 조감도. 출처=SKT

MWC 메인홀 내 전시관 규모는 604㎡다. SK텔레콤 전시관이 위치한 제3전시홀은 삼성전자, LG전자, 퀄컴(Qualcomm), 노키아(Nokia) 등 글로벌 ICT 기업들이 전시 공간을 마련한 핵심 전시장이다. SK텔레콤은 올해로 8년째 단독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전시관 내부는 인공지능(AI)과 결합한 스마트홈, AR‧VR 기반 실감 미디어, 미래형 스마트 자동차 ‘커넥티드카’ 등으로 구성된다.

이번 전시에 인공지능 누구와 연동한 AI로봇 콘셉트도 공개된다. ‘누구’와 연동한 펫봇과 커머스봇 등 외부 개발사의 AI로봇 시제품 2종을 통해 향후 다양한 형태로 진화할 AI 로봇 콘셉트를 제시한다. 강아지를 닮은 펫봇은 누구와 연동해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명령을 수행할 수 있다. 커머스봇은 로봇에 POS 기능을 융합해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점용 로봇이다. 손님 접견과 안내가 가능해 향후 AI가 접목될 경우 고객별·상점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I 로봇 상용화 시점에 대해 SK텔레콤은 “차세대 AI 디바이스와 외부 개발사 로봇들의 상용화 시점은 미정이지만 AI 생태계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기 위해 MWC 2017에서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VR 분야에선 360 Live VR이 눈에 띈다. 360도 전방위 화면을 제공하는 생방송 플랫폼이다. 움직임 감지 센서(모션 트래커)에 따라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줘 5G 시대를 맞아 본격 활성화될 서비스로 기대된다. 특히 스포츠경기 등 현장의 생동감을 실감나게 전달한다.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선보인 5G 기반 커넥티드카 ‘T5’도 MWC 전시관에서 만날 수 있다. 5G의 초고속·초저지연 특성을 바탕으로 커넥티드카의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인다.

향후 SK텔레콤은 독자 개발한 ‘지능형 영상인식 솔루션’을 탑재해 얼굴 인지 기반의 개인화 시스템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누구’ AI도 함께 업그레이드한다. SK텔레콤의 영상인식 솔루션은 영국정부 산하 ‘CPNI(국가기간시설 보호센터)’로부터 최고 레벨의 기술 인증을 취득한 바 있다. 내장형 기기(Embedded Device) 부문에서는 세계 두 번째 수상이었다.

박정호 사장은 올해 초부터 개방과 협력을 통한 New ICT 생태계 조성을 강조해왔다. 이에 MWC 2017에서 혁신적인 스타트업과 손을 맞잡았다. IoT‧스마트홈‧VR 등 ICT 유망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과 함께 융합형 전시장을 꾸몄다.

MWC 2017 전시에 함께 참여하는 스타트업은 총 8개 업체다. SK텔레콤은 스타트업과 동반전시를 통해 해당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TKS 세미콘’은 집으로 배달되는 신선채소·육류 등의 신선 배송 구간별 온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무전원 온도센서태그를 내놨다. ‘비츠웰’은 전기 신호를 통해 유리창을 블라인드, 대형 스크린, 매장 제품 광고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필름 ‘글래스테리어(Glassteriror)’를 선보인다.

전시관 외벽은 플렉서블하고 투명한 LED 디스플레이인 ‘레온 LED Display’로 구축했다. 새로운 디지털 사이니지로 반대편이 비치는 투명한 유리 위에 영상을 재생하거나 문구를 띄울 수 있다. SK텔레콤 자사 벤처 육성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았던 레온사의 제품이다.

이와 함께 열전소자 개발 업체 ’태그웨이’는 사용자의 화면에 보이는 영상과 동기화돼, 실시간으로 뜨거움·차가움·아픔 등을 사용자의 피부로 전달해주는 제품을 전시한다. 이 기술은 AR·VR·Game 등 다양한 실감 미디어에 적용 가능하다.

IoT 전시 공간에도 4개 업체가 참여한다. ‘스파코사’와 ‘솔루엠’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어린이 통학차량 등 위치 조회에 활용될 수 있는 GPS 위치 추적 웨어러블 기기 ‘지퍼(Gper)’와 ‘키코(KeyCo)’를 각각 선보인다. 또한 ‘시컴스’는 실시간 전력 사용량 모니터링·자동 전력 차단 등을 지원하는 스마트 플러그 ‘큐콘 플러그(Qcon Plug)’ 등을 출품한다. ‘콘텔라’는 로라(LoRa) 서비스에 필수 인프라인 게이트웨이와 네트워크 서버를 전시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패러다임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박정호 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상호 개방과 협력이 필수”라고 강조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그룹 관계사는 물론 국내 업계 및 벤처·스타트업, 글로벌 ICT 기업과 건설적인 협력을 통해 협업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