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연합국에 의한 힘의 논리가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해서 만주국 문제를 처리했다면 만주국은 당연히 대한민국의 영토로 귀속되었어야 한다. 만일 1945년 일본의 패망과 함께 우리 대한민국이 광복을 맞을 때 만주국이 중국에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우리영토로 귀속되었다면, 대한민국은 남북으로 갈라지는 분단이나 6·25 동족상잔 비극도 없었을 것이다. 인류가 힘의 논리로 영토를 나누어 역사와 문화에 의한 영토논리를 거스름으로써 씻을 수 없는 핏자국을 남겨 스스로 비극을 자초하고 만 것이다.

물론 만주국이 대한민국의 영토로 귀속되지 못한 이유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대한민국 독립당시 우리나라가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독립한 것이 아니라 미·영·소·중이 합의한 포츠담 선언에 의한 것이었다. 당시 중국의 장제스는 일본의 만주국 건국에 의해 자신들이 만주를 잃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으니 만주를 우리에게 내 줄 리가 없었다. 그리고 소련은 자신들 역시 우리 영토인 연해주를 차지한 상태에다가 한반도의 반쪽마저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태이니 당연히 장제스의 의견을 받아들였을 것이다. 미국은 오키나와에 미군기지 세우는 문제가 더 시급했을 것이고, 영국은 홍콩을 잃지 않으려고 장제스의 말에 무조건 찬성했을 것이다. 인류의 진정한 평화를 얻기 위한 문화와 역사에 의한 영토를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힘의 논리에 의한 영토분할이 연합국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패권주의자들의 손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지금도 아쉬운 것은 독립이라는 기쁨에 앞서 그 당시에 우리영토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피눈물이 뼈저리게 가슴을 후벼 판다. 그 당시에는 힘이 없어서 만주를 찾을 수 없었을지라도, 만일 그 때 만주가 우리영토라는 선언만 해 놓았다면 지금이라도 수복에 나설 수 있는 근거는 되었을 것이다. 오로지 조국 독립을 위해 목숨까지 희생하며 헌신하셨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모든 분들에게는 죄송한 말씀일지 모르지만, 조금만 더 우리영토에 대한 인식이 깊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그런 아쉬움을 지울 수 없는 경우는 대마도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동시에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대마도의 반환을 공식적으로 요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미 그 때는 연합국을 대표한 미국이 대마도를 일본 영토로 인정한 뒤였다. 대한민국의 독립 후 처음으로 대한민국과 일본의 영토를 나눈 1945년 9월 6일의 “항복 후 미국의 초기 대일정책”에는 대마도가 일본의 영토로 명시되지 않았었다. 대마도가 일본 영토로 등장한 것은 같은 해 11월 3일의 “일본의 점령과 관리를 위한 연합군 최고 사령관에 대한 항복 후 초기 기본지침”이다. 만일 조국광복 당시 대마도가 우리영토임을 만천하에 공포했다면 일본을 점령한 미국이 그 때 돌려주었을 수도 있고, 설령 그 때는 돌려받지 못했을 지라도 언젠가는 수복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를 남겨 놓을 수 있었다. 아쉬움을 넘어 가슴 저리는 한으로 남는다.

조국이 광복되던 당시에 만주와 대마도에 대해서 영유권을 주장하거나 영토분쟁지역으로 선포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은 지울 길이 없지만, 아직도 늦지 않았다. 적어도 우리세대에서는 잘못 설정된 대한민국 영토를 정립할 수 있는 근거들을 모아 새로운 토대를 구축할 수 있다.

먼저 만주에 대한 해결방안은 제2차 대전에서 패망한 일본은 1952년 4월 28일에 중일평화조약을 체결하여 1941년 12월9일 이전에 맺은 모든 조약과 협약은 무효임을 선언한다. 즉 1909년에 맺은 간도협약 역시 무효인 것이다. 간도협약은 영토의 주인인 대한민국과 맺은 협약이 아니므로 당연히 무효이지만, 당시로서는 대한제국이 일제 병탄 상태였기 때문에 일본과 맺은 협약이 유효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마저 잃는 것이다. 따라서 만주에 대한 영유권이 고대부터 1900년대 초까지 소유해온 대한민국의 영토로 귀속되는 것은 당연한 논리다. 물론 역사적인 논리로 접근하다 보면 여러 가지 이견을 낳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중국이 실효지배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견을 낳을 경우 우리가 불리해질 수 있다고 해서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