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이 가니 이번에는 구제역이다. 최순실 사태로 정부가 휘청이는 사이 보건당국은 전국에서 창궐하는 구제역을 막아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으나 사실상 역부족이다. 백신은 제대로 수급되지 못하고 있으며, 피해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특히 백신의 부작용 문제가 화두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5년간 백신 접종 부작용으로 보상금을 받은 농가가 243곳에 이르며, 보상을 받지 못한 농가까지 고려할 경우 실제 피해는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울산지역에서도 구제역 예방백신을 맞은 소 4마리가 폐사하고, 12마리가 유산하기도 했다.

구제역 백신을 맞춘 이후 항체가 생성되는 과정에서 고열이 발생하는 부작용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고열 증상은 장기의 손상을 유발시켜 유산, 수정실패, 유량 감소 등 생식기능의 퇴화를 초래하며 심한 경우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부작용을 우려한 농장주들이 구제역 백신 접종을 기피하고 있으며, 다시 문제가 커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 출처=유라이크코리아

이 지점에서 연결의 구제역 문제를 연결의 IoT로 해결하는 스타트업이 눈길을 끈다. 가축 및 사람의 이동으로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구제역 파동을 초연결의 ICT 방법론으로 풀어내는 다소 역설적인 시도지만, 이미 유의미한 성과를 거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결로 인한 문제는, 연결로 해동하는 식이다.

가축헬스케어 전문 기업 ㈜유라이크코리아의 등장이다. 국내 최초의 IoT(사물인터넷) 기반 가축질병모니터링서비스 ‘라이브케어(LiveCare)’를 통해 구제역 부작용의 감지와 대처에 성공하고 있다.

이미 라이브케어를 도입한 농장에서 구제역 백신 접종으로 고열이 발생한 정상 체온으로 회복 시킨 사례가 200건 이상으로 알려진 상태다. 라이브케어의 실시간 체온 변화 모니터링을 통해 젖소, 한우 등 구제역 백신 접종 후 고열이 발생한 소들에게 빠른 시간 내에 해열제를 투여해 정상체온으로 회복시키는 방식이다.

라이브케어는 온도 및 PH센서를 접목한 경구투여 방식의 바이오캡슐(Bio Capsule)을 통해 가축의 체내에서 체온을 측정해 체온 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이를 바탕으로 가축의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는 동시에 품질 및 발정까지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축우의 체온을 하루에 300회 측정한 후, 딥러닝 기술(Deep Learning)을 활용해 스마트폰 및 컴퓨터로 정확한 소의 질병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다.

백신을 접종한 모든 소들이 발열 문제를 겪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별 농가에서 열이 나는 소만 골라서 해열제를 투여하는 것이 어렵다. 하지만 라이브케어를 도입하면 각 개체별로 체온을 확인할 수 있어 빠르고, 정확한 대응이 가능하다.

사실 구제역 파동이 벌어지기전, 라이브케어는 다양한 영역에서 초연결 방식의 긍정적인 효과를 여러차례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다양한 규제와 선입견, 나아가 현실적인 문제로 선뜻 현장에 녹아들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구제역 파동을 통해 일정정도 그 능력을 보여준 상태에서, 전격적인 판단만 남았다는 결론이 점점 선명해지고 있다.

한편 김희진 유라이크코리아 대표는 “구제역 백신 부작용을 우려해 백신 접종을 꺼려하는 농장주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백신 부작용에 대응만 가능하다면 구제역 백신 접종률이 많이 높아질 것”이라며, “라이브케어는 소의 반추에 위치하고 있어 미세한 체온변화(0.1도)까지 감지하는 정확한 체온측정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구제역 백신 부작용인 고열 증상에 빠르게 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