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측두엽치매(FTD) 및 루게릭병을 일으키는 ‘C9orf72’ 유전자 돌연변이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아이는 부모보다 더 빨리 치매 및 루게릭병을 앓을 수 있다.

벨기에 플랑드르생명공학연구소(Flanders Institute for Biotechnology, VIB) 연구팀이 최근 신경의학저널 자마뉴롤로지(JAMA Neurology)에 발표한 연구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현지시간) UPI와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보도했다.

전측두엽치매와 루게릭병으로 더 잘 알려진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의 가장 흔한 유전적 원인은 ‘C9orf72’ 유전자의 돌연변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변형된 C9orf72 유전자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아이는 부모의 발병시기보다 이른 나이에 FTD나 ALS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C9orf72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FTD와 ALS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인의 C9orf72 염색체에는 염기서열 ‘GGGGCC’가 최대 25번까지 반복된다. FTD와 ALS 환자의 경우 ‘GGGGCC’가 이보다 더 많이 반복된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에서 FTD와 ALS의 발병 연령이 ‘GGGGCC’의 반복 횟수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반복 횟수가 많을수록 발병 ​​연령이 어려졌다. ‘GGGGCC’가 200회 미만에서 많게는 1000번 이상 반복되는 경우도 있었다.

사라 반 모시벨데(Sara Van Mossevelde) VIB 박사는 “우리는 새로운 임상 연구에서 36명의 C9orf72 유전자에 변형이 있는 가족 2세대~4세대 환자의 발병 연령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연속 세대 사이에 발병 연령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걸 발견했다”며 “대부분의 가정에서 어린이는 더 어린 나이에 질병에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론 질병이 더 빨리 진행되고 있다는 징후는 없었다”며 “FTD 환자와 ALS 환자가 있는 가정에서 부모가 FTD와 ALS를 앓았다면 자녀가 FTD와 ALS에 걸릴 가능성이 높았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틴 반 브뢱호벤(Christine Van Broeckhoven) VIB 교수는 “이 연구는 우리 팀의 이전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C9orf72 돌연변이가 FTD와 ALS 모두를 유발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크리스틴 반 브뢱호벤 교수는 “C9orf72 돌연변이는 FTD와 ALS에서 가장 빈번한 돌연변이”라며 “벨기에 인구에서 ALS 환자의 37%와 FTD 환자의 25%는 이 돌연변이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FTD는 전두엽과 측두엽의 국소적인 위축과 초기에 이상행동, 실행장애 및 언어문제를 특징으로 하는 신경퇴행성 장애로 알츠하이머병과 루이소체 치매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치매로 알려져 있다. ALS은 근육을 조절하는 운동신경세포가 죽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ALS 환자는 근육이 점점 줄어 말하기, 삼키기, 호흡하기 등을 힘들어하고 심장마비로 사망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