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네이버 영화

 

 “콘텐츠 산업은 국가 문화 경쟁력의 범위를 넘어선 성장 동력이자 최고의 부가가치 산업이다.”

                                                                 - 심재명 명필름 대표이사 -

콘텐츠는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것 혹은 체험시켜는 주는 것과 연관된다. 이때 각 콘텐츠들이 전달되는 방법은 매스미디어(Mass-Media)적 성격을 띠기 때문에 단 한 번의 시도로 많게는 수천명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 논리의 효율성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

콘텐츠 산업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쉬운 예로 설명했던 것은 바로 영화 <쥬라기 공원(1993)>이었다. <쥬라기 공원>이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현재 환율로 환산하면 약 2조162억원이다. 이는 당시 우리나라에서 100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수출해야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으로 비교됐다. 물론 이것은 약 20여년 전, 그것도 ‘영화’라는 콘텐츠에 국한된 사례였지만 현재는 ‘문화’라는 범주로 수많은 콘텐츠들의 하나로 묶였고, 그 부가가치도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확장됐다.

아울러 콘텐츠 산업은 지속 개발이 가능한 ‘친환경’ 산업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미래 사회의 산업 트렌드는 저탄소 녹색성장이다. 이에 따라 산업적·과학적 인식을 넘어서는 사회문화적·도덕적 접근으로 생활문화 전반의 포괄적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12년 정책브리핑을 통해 친환경 녹색성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대표적 저탄소 고부가가치 분야로 문화콘텐츠 산업을 선정하고 전략적 육성방안을 발표했다.

콘텐츠 산업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은 사실 그렇게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이들에게 계속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뭔가 있어 보이려는 ‘뻔한 레파토리’의 반복이 아닌 진짜 가능성이다.

정리하면, 콘텐츠는 많이 만들어질수록 퀄리티가 높아진다. 추가 생산에 대한 에너지 소모, 환경오염 요인들이 다른 제조 산업들에 비해 현저히 낮다. 그리고 잘 만들어진 콘텐츠 하나의 파급효과는 많은 이들의 예상을 계속 뛰어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콘텐츠 산업이 성장을 지속하는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관련 산업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사적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후의 내용을 통해 그 현황들을 하나하나 파악해보겠다. 

모두가 들고 있는, 혹은 가장 손에 넣고 싶어 하는 패

‘전파’와 ‘공유’가 무엇보다 중요한 콘텐츠의 속성상, 최근에는 IT 기반의 플랫폼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들이 콘텐츠 사업의 영역으로 진입하는 경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미국 전자업체 애플(APPLE)의 경우 지난 2015년 음원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서비스 ‘애플뮤직’을 출시한 이후 미국 내 음원 업계 2위 업체로 올라섰으며 스마트 TV 사업 추진의 일환으로 드라마 <바이탈 사인>(Vital Signs)을 제작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아마존(Amazon.com)은 2010년 아마존 스튜디오 설립으로 드라마, 영화 등 영상 콘텐츠 자체 제작을 시작했으며 지난해에는 음원, 게임 제작까지 반경을 넓혔다.

구글(Google)도 자신들의 VR 기기 데이드림 뷰(Google Daydream View)를 위한 전용 콘텐츠 플랫폼들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한편, 세계 최대 규모의 케이블 TV 사업자이자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인 컴캐스트(Comcast Corporation)는 미국 3대 지상파 방송 채널인 NBC유니버설과 지난 2011년 인수합병을 통해 ‘컴캐스트-NBC유니버설’이라는 글로벌 미디어 그룹으로 다시 태어났다. 컴캐스트는 방송 플랫폼으로서의 강점을, NBC는 콘텐츠 제작에 대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양사는 서로의 강점을 하나로 합친 시너지를 기대했다. 이에 콘텐츠 산업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Netflix)는 단순한 스트리밍을 넘어 최근에는 자체 제작 콘텐츠들을 늘려가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경우에 따라 애플‧디즈니‧아마존과 같은 대기업들과 넷플릭스의 제휴 및 합병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처럼 미국의 업체들이 콘텐츠 산업에서의 전통적 영향력에 기반한 영역 확장의 태세를 취하고 있다면, 최근 무서운 기세로 그 영향력에 도전하고 있는 국가가 있으니 바로 중국이다.

중국의 인터넷‧모바일 서비스 업체인 텐센트(Tencent)는 영화 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며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2015년 9월 텐센트는 자사의 영화제작사 텐센트 픽쳐스를 설립하고 올해 내로 3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통해 미국의 영화 제작‧배급 업체를 인수할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텐센트의 인수 대상으로는 미국의 영화 배급사 STX Entertainment가 물망에 올랐으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메이저급 스튜디오를 인수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유통기업 알리바바(Alibaba.com)도 알리바바 픽쳐스를 통해 중국 국내 및 글로벌 영화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알리바바는 지난해 10월에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제작사인 엠블린 파트너스에 지분을 투자하고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한편, 중국의 완다그룹은 멀티플렉스 운영에서 시작해 영화를 직접 만들고, 나아가 테마파크까지 건설하는 등 콘텐츠 산업에서의 광폭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완다그룹이 지난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3연작 시리즈(<배트맨 비긴즈>·<다크나이트>·<다크나이트 라이즈>) 제작사로 잘 알려진 미국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레전더리 픽쳐스(Legendary Pictures, Inc.)를 인수한 것은 업계에서 많은 화제가 됐다.

완다그룹의 콘텐츠 사업 확장에 대한 열망은 왕젠린 회장의 언급으로도 잘 알 수 있다. 왕 회장은 지난달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우리는 멀티플렉스 부문 사업에서 압도적 1위의 자리에 오를 것이며. 아울러 할리우드 메이저급 스튜디오를 인수해 콘텐츠 제작의 역량도 강화할 것”이라고 선언하며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글로벌 콘텐츠 업계는 과거와 달리 이제는 대기업들의 자본 싸움으로 번져, 총성 없는 전쟁을 지속하고 있다. 지속 개발 가능한 콘텐츠라는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일종의 패권다툼이 한창 진행 중인 것이다. 일련의 흐름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