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이 테크 기업들에게 가장 좋은 환경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 서울은 세계 주요 22개 도시 중 16위를 차지했다.

14일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세빌스가 발표한 ‘2017 테크시티(기술 기업에 좋은 도시) 보고서’에 따르면 오스틴이 기반시설, 사업환경, 인력수급, 라이프스타일 등을 고려한 기술 기업을 운영하기 가장 좋은 도시로 조사됐다.

미국 내 주요 도시 중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은 각각 2, 3위에 올랐으며, 런던은 4위를 기록했다. 세빌스는 해당 도시들이 벤처 캐피털을 통한 자금 확보에 유리하며, 인재를 수급하기 좋은 환경으로 다른 세계 주요 도시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오스틴은 샌프란시스코보다 규모가 작은 도시이나 낮은 부동산 비용(사무실 임대료, 주거비용 등)에 힘입어 인재들이 몰려드는 것으로 조사돼 1위에 선정됐다.

반면 ‘자유로운 도시’로 인식되는 암스테르담, 코펜하겐, 토론토 등이 전통적으로 글로벌 테크 시티로 여겨지던 홍콩, 싱가포르 등을 앞지르는 모습도 보였다. 세빌스는 이런 현상이 기술 기업의 핵심 요소가 인재의 확보에 있으며, 이런 우수하고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들은 도시가 제공하는 ‘흥미도와 웰니스(Buzz and Wellness)’, 곧 높은 삶의 질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빌스는 이번 보고서에서 처음으로 세계 22개 도시의 ‘도시 흥미도 및 웰니스 지수’를 작성했다. 이 지수는 밤 문화, 즐길 거리, 문화 수준 등을 바탕으로 한 ‘흥미도(Buzz) 지수’, 오염도, 공원의 수, 헬스케어, 통근 시간 등을 통한 ‘웰니스(Wellness) 지수’, 마지막으로 주거 비용 지수 등 크게 세 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베를린, 런던, 도쿄 등이 가장 상위에 위치했으며, 특히 베를린은 세 가지 항목 모두에서 5위 내를 기록했다. 런던과 도쿄는 상대적으로 낮은 웰니스 지수에도 불구하고 흥미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상위권에 위치했다.

암스테르담과 토론토는 '흥미도와 웰니스'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각각 4위와 5위를 기록, 살기 좋은 도시로 조사됐다. 코펜하겐은 높은 주거 비용 탓에 11위에 머물렀으나 웰니스 항목에서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세빌스는 기술 기업 종사자들이 건강과 행복에 더욱더 관심을 쏟을 것이기에 기술 기업 창업 또는 이전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해당 항목이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으며, 향후 더 건강한 환경을 제공하는 도시들이 기업주 및 구성원들을 유입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은 2017 테크 시티 종합 순위 11위로 중위권을 기록했으며, ‘도시 흥미도 및 웰니스 지수에서는 전체 22개 도시 중 흥미도 14위, 웰니스 17위, 주거 비용 7위를 기록하여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준수한 삶의 질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키 와이트먼 세빌스 글로벌 오피스 서비스 디렉터는 “좀 더 역동적이고, 출퇴근하기 쉬운 건강한 환경을 제공하는 도시들이 유능한 젊은 근로자에게 매력 있는 곳이다. 그래서 이번 보고서에서는 처음으로 도시가 제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매력에 대해 분석했다”며 “종종 흥미도와 웰니스는 상반되는 경우가 많으나 암스테르담이나 토론토는 두 요소 모두를 갖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코펜하겐은 더 큰 도시임에도 상대적으로 재밌는 곳은 아니었으나 향후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다음 세대에게는 매력적인 곳이 될 수 있다. 기업주들은 좀 더 유능한 젊은이들을 필요로 할 것이고, 사무실 이전을 생각할 때 이러한 요소들을 함께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필요한 1인당 연간 주거 비용(주거 임차료, 사무실 임차료, 직원 1인당 필요 업무 공간, 생활비 등)은 암스테르담이 3만9700달러, 토론토는 3만5800달러, 코펜하겐이 3만3500달러로 조사됐고 이는 인당 6만5000달러 이상이 필요한 런던, 뉴욕, 샌프란시스코의 절반 수준이었다.

폴 토스테빈(Paul Tostevin) 세빌스 월드 리서치 이사는 “상대적으로 작은 도시들이 웰니스를 추구하기 좋은 도시로 인식됐지만, 런던, 뉴욕, 도쿄 등 소위 대도시로 인식되는 도시들은 쇼핑, 밤 문화, 문화적 수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암스테르담, 토론토, 베를린 등 중견 도시로 분류되는 곳은 두 요소를 모두 갖춘 균형적인 도시로 나타났으며, 좀 더 짧은 통근 시간, 편리한 기반시설,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기 쉬운 곳이었다. 그 때문에 향후 디지털 시대가 가속화되면 종합 순위의 좀 더 상위권에 위치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은 조사 대상 도시 중 커피값이 가장 비싼 곳 중 한 곳으로 조사됐다. 서울은 보고서의 ‘플랫화이트 지수(카페 수 및 커피의 맛 등 인프라와 커피 가격을 바탕으로 순위 선정)’에서 종합 순위 21위로 최하위 권을 기록했으나 가격 면에서는 22개 도시 중 두 번째로 비싼 가격을 자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빌스 테크 시티 보고서는 기술 기업들의 이전 수요 발생 시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세계 22개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기술 기업의 창업 또는 이전 고려 시 참고할 요소를 제공하기 위해 세빌스 매년 발행하는 보고서다. 

‘도시 흥미도 및 웰니스 지수’ 중 웰니스 항목은 오염도, 공원의 수, 범죄율, 헬스케어, 도시 환경, 남녀 임금 차별도, 통근 시간 등을 바탕으로 한다. 흥미도 항목은 밤문화, 즐길 거리, 문화 수준을 바탕으로 순위를 매겨 주거 비용(임차료 제외) 항목과 연계하여 ‘도시 흥미도 및 웰니스 지수’를 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