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진이 위장에서 나오는 액체를 전기 발생 물질로 사용해 충전이 필요없는 전자 경구 캡슐을 개발했다.

메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와 브리검 여성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의 연구자들이 위장에 있는 산성액에 의해 유지되는 장치를 설계하고 시연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6일(현지시간) 사이언스 데일리가 보도했다.

연구진은 장치가 안전하고 오래가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체내 삽입 장치는 일반적으로 소형 배터리로 작동하지만 기존 배터리는 시간이 지나면 방전돼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

방전되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일명 ‘레몬배터리’로 알려진 단순한 형태의 전지에서 영감을 얻었다. 각각 구리와 아연으로 구성된 두 개의 전극을 레몬에 꽂으면 신맛을 내는 레몬의 산 성분과 금속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전기를 만든다.

연구진은 장치 센서의 표면에 아연과 구리 전극을 부착했다. 아연은 위장의 산으로 이온을 방출해 전기 회로에 전력을 공급한다. 전력은 상업용 온도 센서와 900 메가헤르츠 송신기를 작동하기에 충분했다.

돼지를 이용한 테스트에서 장치는 소화관을 통과하는 데 평균 6일이 걸렸다. 전지는 위장에 있는 동안 온도 센서에 전력을 공급하고 2 미터 떨어진 기지국에 데이터를 무선으로 전송하고 12초마다 신호를 보내는 데 충분한 에너지를 만들었다.

장치는 위보다 덜 산성인 소장으로 가면서 위에서 생산된 전기의 100분의 1 정도만 생성했다.

트라베르소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치는 여전히 장기간에 걸쳐 움직일 수 있고 덜 빈번한 정보 패킷을 전송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에너지 회수장치, 송신기, 중앙처리장치를 운반할 맞춤형 집적 회로를 제작해 캡슐을 현재보다 약 3분의 1 크기로 만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캡슐은 현재 약 40 밀리미터, 지름 12 밀리미터의 원통형이다.

아난타 찬드라카산(Anantha chandrakasan) MIT 전기공학·컴퓨터공학부 학장은 “이식 가능한 의료기기의 가장 큰 과제는 에너지 생성, 변환, 저장 및 활용을 관리하는 것”이라며 “이 작업을 통해 신체 자체가 에너지 생성에 기여하는 새로운 의료기기를 구상해 자체적으로 유지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우선적으로 장치를 소형화한 뒤엔 생체 신호를 장기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위한 센서를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필립 나듀(Phillip Nadeau) MIT 박사는 “장치는 2주 동안 내부에서 생체 신호를 모니터링할 수 있고 이 정보를 휴대폰으로 전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치로 약물도 주입할 수 있다. 연구팀은 장치의 전력을 사용해 금테 막으로 캡슐화한 약물을 방출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이는 의사가 약의 적정 복용량을 시험할 때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