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들이 암보험 보장을 세분화해 주목된다. 치료비가 비싼 고액암에 대해 보장금액을 강화하고 재발암이 발생하면 추가보장을 제공한다. 비갱신형 상품을 출시해 보험료 부담을 낮추고, 생존 후 생활비를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소비자 혜택을 강화해 상품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암 치료 끝나도 진료비 ‘눈덩이’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주요 암 종류별 환자 1명당 진료비(간병비‧교통비 등 포함)는 간암 6622만7000원, 췌장암 6371만7000원, 폐암 4557만3000원, 담낭암 4254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다소 치료비가 적게 들어 ‘소액암’으로 분류되는 갑상선암 역시 1126만3000만원이 든다.

아울러 암은 재발률도 큰 데다 치료 및 사후관리의 필요성이 강화되면서 암 치료가 끝나도 진료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최근에는 생보사들의 암보험이 고액암에 대한 보장을 최대 1억원까지 확대하고, 비갱신형 상품을 통해 보험료 부담을 줄인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삼성생명은 ‘삼성생명암보험(갱신형, 무배당)’ 상품을 2006년 이후 7년 만에 판매 재개했다. 이 상품은 일반암의 경우 최대 5000만원, 백혈병 골수암 뇌암 등 고액암은 최대 1억원까지 보장해 주는 식으로 보장금액을 차등화했다. 보험갱신은 15년 주기로 설정돼, 잦은 보험료 인상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했다고 삼성생명 측은 설명했다,

교보생명의 ‘(무)교보암보험’ 역시 일반암 5000만원, 유방암‧대장암 2000만원, 전립선암 1000만원, 고액암은 1억원까지 보장된다. 또 ‘두번째암보장특약’을 가입할 경우 두 번째 발생한 암에 대해서도 보험금을 지급한다. 암 치료기간에는 보험료 납입이 면제돼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미래에셋생명의 ‘예방하자암보험’은 비갱신형 상품임에도 보장 기간을 110세까지 늘려 주목을 받았다. 이 상품은 타사보다 훨씬 많은 7개의 암을 고액암으로 분류해 최대 1억원까지 보장한다. 암 발병을 예방하기 위해 비흡연자는 3%,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 여성에게 3%의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처브라이프생명의 ‘Chubb감동실버암보험(갱신형)무배당’은 노인을 우리나라 국민이 잘 걸리는 암에 대해 집중 보장한다. 위암과 대장암, 폐암과 같이 발병률이 높은 특정 암은 특약 가입 시 추가보장 혜택이 제공된다. 또 나이 들수록 발병 가능성이 커지는 뇌출혈과 급성심근경색증 역시 특약을 통해 보장받을 수 있다.

이처럼 보장 차등화는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 제공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최근 암보험 트렌드는 암에 걸렸을 때 단순히 고액 진단비만을 지급하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세분화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재발률이 높은 데다 발병 후 긴 생존 기간 동안 고액의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고액암에 대한 보장 확대와 생존 후 생활비 지급 등을 강화해 나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생활비 지급 확대 추세

실제 메트라이프생명의 ‘무배당암엔암보험’의 경우 재진단암을 횟수 제한 없이 2년 주기로 계속 보장이 가능하다. 암이 아닌 급성심근경색증과 뇌출혈도 2회 보장이 가능하다. 이 상품은 갱신형 특약을 제외한 나머지의 경우 비갱신형으로 설계돼 보험료 인상이 없다.

흥국생명의 ‘무배당계속생활비받는암보험(갱신형, 무해지환급형)’은 암 진단 2년 경과 후 재진단시 지속적으로 보장을 제공하는 특약을 탑재했다. DGB생명의 ‘더 좋은 암보험’의 경우 고액암과 더불어 특정 3대암(폐암‧간암‧췌장암)에 대한 보장을 확대하고 재진단암을 보장하는 ‘두번째 암진단특약’도 함께 선보였다.

아울러 생존 이후 생활비를 지급하는 상품도 확대되는 추세다.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치료비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조치다. NH농협생명의 ‘생활비받는NH암보험’은 주요 암 진단 후 생존 시 진단받은 달부터 매월 100만원의 생활자금을 지급해준다. 생활자금은 최대 5년간 제공된다. 이 상품은 1종(순수보장형)과 2종(건강관리형)으로 구분된다. 2종의 경우 주요 암으로 진단 확정이 되지 않고 보험만기 때까지 생존해 있으면 건강관리자금 200만원을 준다.

KDB생명의 ‘KDB더블100세보장암보험’은 특약을 통해 암 진단 후 생존 시 최대 10년 동안 매월 생활비가 지급된다.

추가적으로 암 환자 대부분이 고령자인 만큼 노인 맞춤형 혜택도 강화되는 추세다. 암 발병률을 연령대로 나눠서 분석해 보면 50대부터 암 발생이 급격히 증가한다. 암 발생자 수는 30대에는 6.1%에 불과하지만 50대 22.3%, 60대 22%, 70대 23.3%로 증가했다.

알리안츠생명의 ‘(무)당뇨에강한암보험’은 업계 최초로 암보장 개시일 이후 당뇨 발견 뒤 암 진단을 추가로 받을 경우 진단금을 2배 지급한다. 특약 가입 시 급성심근경색증과 뇌출혈 판정을 받을 때 진단금의 50%를 보장받을 수 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고혈압과 당뇨가 있어도 가입이 가능한 간편심사 암보험 ‘(무)6180실버암보험(갱신형)’이 있다. 이 상품은 방카슈랑스 전용으로, 61세부터 80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10년 주기로 갱신돼 최대 100세까지 암 보험 혜택을 보장한다. 건강할수록 보험료가 할인되는 ‘건강체’ 개념을 도입했다.

라이나생명도 61세부터 80세까지 가입하는 고령자 대상 암보험 ‘무배당뉴실버암보험(갱신형)’을 선보였다. 지병이나 질병 이력으로 가입이 어려운 노인들도 쉽게 가입할 수 있다고 라이나생명 측은 설명했다. 암 치료비 1000만원을 보장해주며 소액암은 100만~200만원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