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60분은 요즘 잘나가거나 신선한 게임을 60분 남짓 직접 해보고 간단한 리뷰를 전하는 코너다. 게임이 재미있다면 60분이 몇 달이 될지도 모른다. 반대라면 60분 자체가 오로지 ‘일’로 느껴질 뿐. 이번 리뷰60분에서 소개할 추천 게임은 조이시티의 모바일 보드게임 '앵그리버드 다이스'다.

▲ 출처=조이시티

상황이 좋지 않다. 상대편 돼지가 마을을 잔뜩 보유하고 있다. 내 마을보다 곱절은 많은 걸로 보인다. 주사위 한 번 잘못 던졌다가는 수십억 원이 나가게 생겼다. 이번 턴에 뭔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주사위 3개를 굴릴 수 있는 ‘트리플’ 카드를 꺼내든다. 눈을 질끈 감고 주사위를 던진다. 실눈을 뜨고 확인했더니 행운이 내게로 왔다. ‘마이티 이글’이라는 곳에 도달했다. 내 모든 마을 통행료를 배로 올려주는 곳이다.

역전은 짜여진 각본처럼 찾아왔다. 돼지는 통행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내 마을로 굴러왔다. 30억원이 넘는 돈을 내고서 파산에 이른다. 역시 새가 돼지를 이겼다. 돼지 캐릭터로 플레이하던 이름 모를 일본 사람은 쓸쓸하게 퇴장했다.

 
▲ 출처=게임 화면 캡처

새로운 ‘앵그리버드’ 게임이다. 조이시티의 인기 게임 ‘주사위의 신’과 앵그리버드가 만나 탄생했다. 새와 돼지가 주사위 보드게임을 벌여 상대를 파산에 이르게 만드는 식으로 진행된다. 2~4명이 실시간으로 함께 즐길 수 있다.

앵그리버드 최초로 네트워크 대전이 가능한 게임이다. 10여초 남짓 짧은 시간만 기다리면 아시아 지역 사람들과 실시간 대결이 가능하다. 한국 사람들 만나기가 어려워서 일종의 국가 대항전을 치르는 느낌을 준다. 현재는 아시아에서만 서비스 중이지만 서구권에서도 출시 예정이다.

단순히 주사위만 굴리는 지루함을 줄이기 위해 애쓴 모습이 역력하다. 캐릭터별로 고유 능력을 부여하는가 하면, 다양한 스킬카드를 활용해 전술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했다. 심지어 주사위도 특별한 걸로 바꿀 수 있다.

개발 소식을 알렸을 때부터 로비오엔터테인먼트와 조이시티가 윈-윈(Win-Win)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던 조합이다. 로비오는 새로운 앵그리버드 라인업을 추가하니 좋고, 조이시티는 안 그래도 인기 많은 타이틀에 글로벌 슈퍼 IP(지식재산권)를 얹을 수 있으니 좋지 않겠나.

 
▲ 출처=게임 화면 캡처

‘주사위의 신’은 홍콩과 같은 나라에서는 국민 게임으로 불린다. 이외에도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흥행했다. 여기에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기 있는 앵그리버드 IP를 이식한 효과는 결코 미미하지 않을 거다. 리니지든 포켓몬이든 IP가 대세인 시대 아닌가. ‘앵그리버드 다이스’는 일단 대세의 조건을 갖췄다.

플레이 타임은 다소 길게 느껴진다. 컴팩트맵에서 2인 대결을 하면 그나마 낫지만 오리지널맵에서 3명이 플레이하면 게임이 한없이 길어진다. 자동 플레이도 지원하지만 수십억원을 ‘자동으로’ 잃은 경험 이후엔 이 기능을 쳐다보지도 않게 된다. 다른 앵그리버드 게임처럼 짤막하게 즐기기보단 진득하게 붙잡고 있어야 하는 게임이다.

페이투윈(Pay to Win)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임에 과금을 많이 한 사람들이 쉽게 이길 수 있다는 얘기다. 기본적으로 운이 따라야 하는 확률 게임이지만 행운의 확률을 높여주는 아이템들이 유저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게임 초반부라서 그런지 의식이 될 정도는 아니었다. 페이투윈에 예민한 서구권 유저들에게도 환영받을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