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만한 속편 없다는 말이 있다. 첫 번째 결과물에 비해 두 번째 결과물이 흥행이나 완성도 면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이런 현상을 2년차 징크스 혹은 소포모어 슬럼프(sophomore slump)라 칭한다. 2년차 징크스는 운동선수의 시즌 성적, 영화나 드라마의 속편, 제품의 후속작 등 다양한 방면에서 나타난다. 누구든 처음엔 전심전력을 다한다. 열심을 다한 만큼 결과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2년차에 접어들면 처음과 같은 긴장감과 열정을 유지하기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전작의 성공으로 인해 높아진 기대 탓에 꽤 괜찮은 결과물을 냈다 해도 실망감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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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판 드라이브 드 까르띠에(좌), 폴로 S. 출처=까르띠에, 피아제

지난해 시계 업계를 뜨겁게 달군 두 점의 쿠션형 시계가 있었다. 2016년 1월 공개된 드라이브 드 까르띠에와 하반기에 등장한 피아제 폴로 S가 바로 그 주인공. 까르띠에의 새로운 남성 시계 컬렉션인 드라이브 드 까르띠에는 기품 있는 디자인과 다양한 버전 덕에 출시와 동시에 세간의 주목을 받았고, 피아제의 폴로 S는 브랜드 최초의 스테인리스 스틸 워치라는 타이틀 아래 젊은 시계 마니아들의 지지를 얻었다. 그리고 해가 바뀌어 올해로 데뷔 2년 차를 맞은 두 시계는 2017 SIHH(스위스고급시계박람회)에서 각각 후속작이 공개되며 다시금 시계 애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 케이스 두께가 7mm가 채 안되는 드라이브 드 까르띠에 엑스트라 플랫. 출처=까르띠에

우선, 까르띠에는 드라이브 드 까르띠에 컬렉션에 ‘초슬림’ 모델을 추가했다. 이름하여, 드라이브 드 까르띠에 엑스트라 플랫. 전작에 비해 40%나 얇아진 드라이브 드 까르띠에 엑스트라 플랫은 케이스 두께가 7mm가 채 안 된다. 컬렉션의 아이코닉한 쿠션형 케이스 안에 시, 분 기능만 간결하게 담았고, 까르띠에 매뉴팩처에서 제작한 매뉴얼 와인딩 무브먼트인 430 MC 칼리버가 동력을 제공한다. 드라이브 드 까르띠에 엑스트라 플랫은 우아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악어가죽 스트랩, 그리고 무엇보다 얇은 두께 덕에 드레스 워치로 제격이며, 핑크 골드 혹은 200점 한정의 화이트 골드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까르띠에가 드라이브 드 까르띠에 엑스트라 플랫을 공개하자마자 각국의 시계 전문가들은 2년 차 징크스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호평을 쏟아냈다. 벤자민 클라이머(Benjamin clymer) 호딩키 편집장은 드라이브 드 까르띠에 엑스트라 플랫을 두고 ‘보다 순수하고 정제된 모습’이라 평했고, 이외에도 ‘퍼펙트 드라이브’, ‘전작의 다소 두꺼웠던 두께(11.25mm)를 속 시원하게 해결했다’ 등 칭찬이 자자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스테인리스 스틸 버전이 없다는 것.

 

▲ 과하게 스포티하지도, 지나치게 얌전하지도 않아 더욱 매력적인 폴로 S 블랙 ADLC. 출처=todayonthewrist

2년차 징크스는 피아제에게도 무색할 따름이었다. 피아제가 2017 SIHH에서 공개한 폴로 S는 오히려 전작에 비해 진화된 모습이다. 이야기는 2016년 폴로 S 론칭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아제의 첫 스테인리스 스틸 워치인 폴로 S는 높은 가격 탓에 피아제를 그저 바라만 보던 남성들의 지갑까지 열게 만든 신의 한 수라는 호평과 함께 실제로 꽤 높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자꾸만 다른 명품 시계 브랜드의 ‘럭셔리 스포츠 워치’를 연상케하는 디자인 때문에 왠지 모르게 찜찜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시계 업계에 떠도는 이러한 이야기로 인해 남모르게 속앓이를 했을 피아제가 아무래도 작년 내내 칼을 간 모양이다. 2017 SIHH에서 공개한 폴로 S 블랙 ADLC는 기존 모델에 약간의 변화만 줬음에도 불구하고 흠잡을 데 없이 완벽히 독자적인 매력을 뽐낸다. 직경 42mm의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와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장착한 폴로 S 블랙 ADLC는 쓰리 핸즈, 크로노그래프 버전 각각 888점 한정 제작한다. 브러시드 처리한 블랙 베젤과 언뜻 가죽 스트랩처럼 보이는 러버 밴드가 특징. 덕분에 스포티하면서도 점잖은 멋까지 놓치지 않아 더욱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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