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모의 진심> 란즈커 지음, 박찬철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당나라 멸망 후 송나라 건국까지 약 70년 동안을 일컫는 ‘5대 10국’ 시기는 중국의 최대 난세 가운데 하나로 불린다. 당시는 대혼란기로 천하를 호령하는 군주조차 하루아침에 몰락하고 또 다른 실세가 탄생하는 일이 수시로 일어났다. 이러한 시기에 다섯 왕조에서 열한 명의 황제를 보필하면서 20여년간 재상으로 지낸 인물이 있었다. 바로 풍도(馮道)다.

이 책은 풍도가 주변에 적을 만들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갈 수 있었던 처세술을 소개한다. 저자는 풍도 처세술의 핵심을 ‘위를 쳐다보지 않고 자신과 주변, 그리고 아래를 살필 줄 아는’ 철학에 있었다고 말한다. 책에는 인육을 먹는 연나라의 폭군 유수광조차 ‘관용의 마음으로 도량을 보여달라’며 담담하게 간언하는 풍도를 차마 죽이지 못했다는 아찔한 일화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