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출처=이미지투데이)

보험 납입기간 내에 해지할 경우 환급금이 적지만 보험료를 아낄 수 있는 ‘저해지환급형 보험’ 판매가 확산되고 있다.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소비자들의 선택이 늘어나는데다 사망보장에서 건강보장으로 트렌드가 변화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해지환급금 줄이고 건강보장‧연금활용

알리안츠생명은 31일 중대질병(CI)과 장기요양상태(LTC)를 보장해 주는 ‘(무)걱정말아요CI통합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보험료 납입기간 중 계약을 해지할 때 지급되는 해지환급금을 줄인 대신 보험료는 낮춘 ‘저해지환급형’으로 설계가 가능하다. ‘(무)LTC선지급종신특약(저해지환급형)’을 선택하면 LTC 상태가 됐을 경우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미리 받아 치료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목돈이 필요할 경우 ‘생활설계자금’을 신청해 자금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으며, 보험가입금액 1억원 이상 계약에 대해 주계약 영업보험료의 3~4%를 할인해준다.

이 회사는 업계 최초로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에 체감형 설계가 가능하도록 한 ‘소중(少重)한통합종신보험’도 내놨다. 가입설계서상 예시된 해지환급금을 지급해 보험료 완납 후 연금 등 목적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들어 60세 이전 가장의 경제활동기를 보장하는 대신 60세부터는 매년 사망보험금이 5%씩 감소한다. 보험료는 기존 '평준형'보다 5~10% 가량 저렴해진다. 

미래에셋생명은  '건강종신보험 건강의 가치'를 내놓고 있다. 이 상품은 납입 기간 이내에 해지환급금을 50%로 줄여 사망보험금과 선지급진단금을 제공한다. 건강보장과 연금활용을 할 수 있으면서도 보험료는 최대 15%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미래에셋 측은 설명했다.

NH농협생명은 ‘더알찬NH종신보험(저해지환급형)’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기본형’과 ‘체감형’으로 나누어진다. 기본형은 사망보험금이 일정하고, 체감형은 전환나이 이후 사망보험금을 줄이는 대신 더 저렴한 보험료로 자녀 양육비나 교육비 부담이 큰 경제활동 기간을 집중 보장한다.

가입 후 50% 이상 장해 시에는 보험료 납입이 면제되며 연금전환특약을 통해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동부생명은 '세번받을수있는알뜰한평생건강보험'이 대표적인 저해지환급형 상품이다. 소비자가 보험금을 일시지급 받거나 생활자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가계부담‧트렌드변화로 확산

이처럼 생보사들이 저해지환급형 상품 출시를 확대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수요가 커졌기 때문.

실제 기준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했지만 소비자물가지수는 꾸준히 상승해 서민들의 살림은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기준금리는 지난 2000년 5.25%를 기록했지만 2016년 1.25%로 하락했다. 하지만 같은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66.57에서 100.97로 급격히 상승했다. 비율로 따지면 2000년 대비 물가는 51.67P 상승했지만 기준금리는 4%P 떨어진 것이다. 

가계의 어려움은 결국 보험 해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체 보험사 해지 환급금 규모는 14조73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지환급금은 가입자가 중도에 보험을 깨고 보험사로부터 운영비 및 해약공제액 등을 제하고 돌려받는 금액이다. 손해를 감수하고 소비자가 보험을 해지한다는 것은 그만큼 가계의 부담이 크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저해지환급형 상품은 경기불황 장기화에 따른 소비여력감소 상황에서 합리적인 보험료로 노후·건강 보장을 준비하려는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면서 “납입기간내에 해지환급금이 적은 대신, 동일한 보장으로 보험료를 최대 38%까지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화의 가속화로 인해 사망보장보다 건강보장 중심으로 트렌드가 변화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령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노인으로 살아가는 시간 역시 늘어나게 돼 치료비 부담도 함께 가중되는 상황”이라며 “사망보장보다 당장 진료부담을 덜어주는 건강보장으로 트렌드가 옮겨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