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과학 잡지 <사이언스매거진>이 최근 8년간 임기를 마지고 백악관을 떠난 미국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자연'에 남긴 유산을 공개했다. 총 9종의 생물종이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잡지는 "과학 발전에 기여한 오바마 전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과학자들은 오바마 이름으로 신종 생물을 명명했다. 그의 이름은 생물학계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두 7종의 생물에 이름을 남긴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보다 보다 2개 더 많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생물학계에 가장 많은 이름을 남긴 대통령이 됐다. 그의 이름을 딴 생물들을 알아보자.

▲ 출처=사이언스매거진

강력한 문짝거미 '아프토스티쿠스 버락오바마이'

지난 2012년 미국 오번대학교 생물학자 제이슨 본드는 새로 발견한 문짝거미에 '아프토스티쿠스 버락오바마이'(Aptostichus barackobamai)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거미는 33번째 새로운 종류의 문짝 거미 중 하나로 등록됐다.

그는 와이어드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오바마가 대통령직을 맡았던 게 기록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해 이름을 지었다"며 "그는 반대 세력과 정면으로 마주했던 진정한 정치가"라고 설명했다. 버락오바마이 거미는 캘리포니아 주 북부에 서식한다. 곤충, 개구리뿐 아니라 뱀도 습격하는 거미로 알려졌다.

▲ 출처=사이언스매거진

화려한 민물고기 '에테오스토마 오바마'

테네시 주를 따라 흐르는 길고 맑은 강에서 발견된 작은 민물고기는 ‘에테오스토마 오바마’(Etheostoma Obama)라는 이름을 받았다. 스티브 레이먼 애틀랜타주 생물학자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대학의 생물학자 리터드 메이든은 2012년 이 물고기를 발견했다. 이들은 다섯 가지 종류의 물고기를 발견했고 이 물고기는 그 중 하나다.

45mm 길이에 파랗고 오렌지색의 점이 찍혀있으며 줄무늬를 가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물고기에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름을 붙인 이유를 “청정에너지와 자연보호에 관심이 많았던 점을 기념하기 위해”라고 밝혔다.

▲ 출처=사이언스매거진

세상에 없는 도마뱀 ‘오바마돈 그라실리스'

2012년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실린 이 도마뱀 뼈 화석은 몬태나주 '헬 크리크 지층'에서 발견됐다. 약 500만 년 전에 생존했을 것으로 보이는 이 도마뱀의 몸길이는 3m 정도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한 이빨로 사냥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학자들은 거대한 이빨과 턱에 반했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미소"를 떠오르게 한다고 도마뱀 화석에 오바마돈 그라실리스(Obamadon gracillis)라는 이름을 붙였다.

▲ 출처=사이언스매거진

케냐의 머리카락 벌레 '오바마이'

2012년 머리카락 모양의 얇은 선충 '파라고르디우스 오바마이'(Paragordius obamai)는 뉴멕시코대학의 생물학자 벤 해널트가 발견했다. 오바마 대통령 친아버지의 고향인 케냐에서 발견됐다. 귀뚜라미 몸 안에서 30cm까지 자라는 기생충으로 오직 암컷만 발견된 상태다.

이 암컷 기생충은 수컷 없이 스스로 새끼를 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생물학자는 오바마를 기리기 위해 이 기생충의 이름에 오바마를 넣었다고 밝혔다. 오바마의 친아버지와 새어머니는 이 생물이 발견된 곳에서 19km 떨어진 곳에 살고 있다.

▲ 출처=사이언스매거진

멋진 기생충 '버락트레마 오바마이'

거북의 폐에 기생하는 기생충 이름은 ‘버락트레마 오바마이’(Baracktrema obamai)로 붙여졌다. 이 기생충은 사람의 머리카락만큼 얇으며 거북에게 해를 미치지 않는다.

세인트 메리 대학에서 은퇴한 학자 토마스 플랫은 기생충에 오바마 이름을 붙인 이유에 대해 "이 생물은 길고 얇으며 머리카락처럼 멋지다"며 모욕이 아닌 존경의 의미에서 명명했다고 설명했다.

▲ 출처=사이언스매거진

아마존 오색조 ‘니스탈루스 오바마이’

지난 2008년 루이지애나 주립대학의 생물학자 브렛 휘트니가 아마존에서 이제까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새소리를 들었다. 그는 새의 DNA를 분석한 결과 새로운 종류의 오색조라는 걸 깨달았다. 이 오색조는 큰 머리와 아마존 나무 꼭대기에서 혼자 산다.

2013년 휘트니는 친환경 기술에 대한 오바마의 노력과 특히 태양 에너지 발전에 기여한 점을 기념하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따 니스탈루스 오바마이(Nystalus obamai)라고 명명했다. 오바마의 노력이 이 작은 새를 비롯해 에코 시스템을 보존하는 데 기여했다는 의미다.

▲ 출처=사이언스매거진

열대지역 담수어 ‘텔레오그라마 오바마오룸’

2011년 콩고에서 발견된 ‘텔레오그라마 오바마오룸’(Teleogramma obamaorum)은 열대지역 40km 넓이의 강에 서식하는 담수어다. 미국 자연사박물관의 어류학자 멜라니 스티아니스는 대통령 오바마와 영부인 미셀 오바마의 이름을 따 이름을 지으며 그들의 과학 교육 및 아프리카 환경 보호에 관한 헌신을 기념했다.

▲ 출처=사이언스매거진

오렌색 이끼 '칼로플라카 오바마에'

2007년 캘리포니아 산타로사 섬에서 발견된 오렌지색 이끼다. 2007년 생태학 조사를 하던 중 발견됐다. ‘칼로플라카 오바마에’(Caloplaca obamae)는 대통령 후보 시절 오바마 과학정책을 지지하는 연구원들이 지은 이름이다.

이 이끼는 오바마가 44대 대통령으로 취임 직후인 2009년 3월 공식 보고됐다. 이들은 오바마의 과학과 과학 교육에 대한 감사를 담아 이름 지었다. 오바마의 이름이 처음 학명으로 사용된 생물이다.

▲ 출처=사이언스매거진

아름다운 산호색 물고기 ‘토사노이데스 오바마’

오바마 이름을 딴 이 물고기는 분홍, 파랑, 노랑, 산호 색깔이 섞인 물고기다. 이 물고기는 지난 2016년 하와이 비숍 박물관의 생물학자 리처드 파일이 하와이 국립 해양보호구역에서 발견했다. 그는 보호수역을 확대한 오바마에 대한 존경드고 ‘토사노이데스 오바마’(Tosanoides obama)라고 명명했다.

이 물고기가 사는 파파하노모쿠아키아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넓은 보호수역이다. 오바마가 지난해 8월 150만 8870㎢까지 확장했다. 낚시와 심해 광업 등을 통한 해양자원의 상업적 반출이 금지된 곳이다.

▲ 출처=위키미디어

카리브해 보기봉 ‘오바마산’

오바마 이름을 딴 산도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취임 첫해 2009년 카리브 해의 작은 섬나라 앤티가바부다는 섬에서 가장 높은 해발 402m의 산 '보기 봉'(Boggy Peak)을 '오바마 산'(Mount Obama)으로 개명했다. 인구의 90%가량이 흑인인 앤티가바부다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이 흑인으로서 이룬 성취를 기념하기 위해 산 이름을 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