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픽사베이

중국은 이미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 된 초(超)경쟁시장이지만, 약 14억명 이상의  수요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제조업체, 유통업체들에게는 여전히 기회가 넘치는 시장이다. 

지난 20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중국의 실질경제성장률이 6.7%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성장률이 급감했던 1990년(3.8%) 이후 26년 만의 최저치였지만 대내외적 악재를 고려한 중국 정부의 목표치(6.5~7.0%)에는 부합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는 변수가 될 수 있지만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속도의 문제일 뿐 중국의 경제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그러한 가운데, 중국은 내부적으로 중서부 지역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현지 시장을 공략하려는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대응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수반하는 전략적 접근을 ‘GO WEST'라는 키워드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의 중서부 지역 개발 정책 

중국 정부는 지난 2006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서부 12개 성시 및 중부 6개 성 등 중부내륙지역*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중부굴기(中部崛起) 정책 실행을 공표했다. 이는 서부대개발(西部大開發)이라고도 불리며 현재까지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서부 12개성: 윈난성, 구이저우성, 쓰촨성, 충칭, 시짱, 네이멍구, 산시(山西)성, 간쑤성, 칭하이성, 닝샤, 신장, 광시) 
(중부 6개성: 산시(陝西)성, 허난성, 장시성, 안후이성, 후베이성, 후난성)

▲ 출처= 한국무역협회

이에 따라 2000년 후반 이후 중국 중서부 지역은 새로운 성장거점으로 급부상하며 해당 지역의 1인당 GDP의 연평균 성장률은 수도 베이징이 속한 동부 지역을 추월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0~2015년) 각 지역별 1인당 GDP 연평균 성장률은 동부(9.4%), 중부(10.2%), 서부(11.4%)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주요 도시인 우한, 청두, 시안, 정저우 등이 소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중서부로 통칭되는 중국 내륙지역은 해안 인접 지역보다 약 3~4배 넓은 면적에 도시만 200여개가 넘어 앞으로의 성장, 그리고 수요의 증가 등이 기대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적 접근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중서부 지역 소비자-수입업체 한국 상품 평가  

한국무역협회는 중국 중서부지역 5개 주요 시장(쓰촨성, 후베이성, 후난성, 허난성, 산시성) 소비자 및 바이어들의 한국 제품 수요 및 인지도 조사를 실시했다. 소비자 조사는 2016년 9월28일 ~ 10월7일까지 온라인 설문을 통해 중국 중서부 지역 5개 성시 소비자 총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설문 결과, 중서부 지역 소비자들 중 85.2%는 한국 상품에 대해 긍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들의 92.8%는 조사 기간 동안 한국 상품 구매 경험이 있으며 구매 상품 비중으로는 뷰티제품(66.6%), 패션액세서리(58.4%), 식음료(39.0%), 소형 생활가전(30.0%)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 상품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디자인(87.2%), 브랜드파워(85.0%), 품질(82.8%) 순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 중국 중서부지역 수입업체들의 한국 상품 특성별 만족도. 출처= 한국무역협회

한편 현지 바이어(수입 업체) 조사는 2016년 9월30일 ~ 10월30일까지 오프라인 설문을 통해 5개 성 바이어 200명(각 성별 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 결과, 수입업체들의 77.5%는 한국 상품 수입 경험이 있으며 이들 중 67.0%가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돼 소비자들의 만족도보다는 약 18% 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업체들의 상품의 특성별 만족도 조사에서는 다른 요소들에 비해 구매 후 사후관리(A/S)에 대한 만족도가 28.0%로 가장 낮았다. 

즉, 온라인 구매 등으로 소비자들의 직접 구매 만족도는 높지만, 현지 업체들이 한국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경우의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수입 품목들의 A/S의 문제였다. 

GO WEST, 현지 바이어를 공략하라 

전통적 한-중 관계를 고려했을 때 일본이나 미국 보다는 가깝게 느껴지는 거리감, 한류 콘텐츠 인기로 인한 파급효과로 중국 중서부 지역 소비자들에게 한국 상품의 이미지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수입 업체들이 한국 상품에 대해 인식하는 시각은 조금 차이가 있었다.   

중국의 수입업체들에게는 제품 자체의 ‘품질’보다는 ‘한류 인지도’가 한국 상품 수입을 고려하는 주된 요인이었다. 특히 한국의 제조업체들과의 원활하지 못한 커뮤니케이션, 쉽지 않은 A/S 문제 등은 한국 제품의 만족도를 낮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전략시장연구실 김은영 수석연구원은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의 제조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확대하려면 서부지역의 수입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필수적”이라며 “아직까지 한국 상품에 대한 구매경험이 적고 호감도가 낮은 바이어를 대상으로 하는 전시회 참가등을 통한 마케팅과 함께 바이어의 만족도가 낮게 나타난 사후관리(A/S)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덧붙여 김 연구원은 “중서부 지역 개발은 중국 정부의 넥스트 프런티어(Next Frontier) 사업으로 정책에 따른 지역개발, 도시화정책, 시장소비구조 변화 등에 따라 파생되는 소비시장을 지속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며 국가적 차원의 정책 대응도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