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20명 중 한 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고 국내에서도 2015년 기준 68만명이 우울증 치료제를 복용하는 현실이다.  최근에는 독일에서 5명 중 1명이 사망하는 심장마비의 원인으로 우울증이 흡연과 비만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에 국내외 우울증 질환이 인류건강에 미치는 심각성과 치료제 개발 현황을 살펴본다.

‘우울증’ 비만만큼 심장마비에 치명적으로 위험 요소?

우울증이 비만과 고혈압만큼 심장 건강을 위협한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17일 데일리메일 매체에 따르면 독일 연구팀이10년간에 걸친 데이터를 분석해 우울증이 심장마비 원인의 15%을 차지해 비만의 21%에 약간 적고 고혈압의 8%보다 높다고 발표했다.

의료전문가들은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3억5000만명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에 근거 해 인류 건강에 중대한 발견이라고 경고했다. 

연구를 주도한 뮌헨 테크니컬대학의 Karl-Heniz Ladwig 교수는 “우울증이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요소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이제는 우울증과 흡연, 고 콜레스테롤 수치, 비만 또는 고혈압사이의 상호관계에 대해서 의문이 제기된다” 며 “각각 요소들이 얼마나 큰 역할을 차지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위험 요소를 평가하기 위해 라드윅 교수팀은 45세부터 74세에 걸친 3,428명 남자환자의 10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우울증이 심장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고혈압, 고 콜레스테롤, 흡연과 비만 등 4가지 주요 위험 요소와 비교했다. 연구하는 10년 동안 557명이 사망했고 그 중 269명이 심장질환이 원인이었다.

연구 결과 우울증이 심장질환의 근본 원인이었던 비율이 15%을 차지해 반면 고혈압은 8.4%이고 흡연은 21.4% 로 밝혀졌다.

Ladwig교수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은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비선천적인 주요 위험요소 범위에서 중간 정도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심장마비 위험이 높은 환자들의 경우 우울증과 관련해 상호 병적으로 연관성에 대해 진단상의 조사가 표준화되어 단순한 진료 수단으로 제공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울증 치료제 현황: 신약 개발이 계속 늦어지는 이유?

전세계적으로 우울증 및 불안증 환자 발생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나 향후 적어도 10년간 차세대 우울증 치료제가 발매될 가능성이 낮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했다.

지난 12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의료전문가들은 잠재적인 이익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신경과학 분야의 연구개발에 대한 대형 제약회사들의 투자 감소와 관련 연구의 실패로 우울증 치료제 파이프라인이 고갈되고 있다고 밝혔다.

옥스퍼드대학교 정신의학부문 Guy Goodwin 교수는  “만약 앞으로 10년 내에 우울증 치료제로 신약이 개발된다면 개인적으로 매우 놀라울 일이 될 것이다” 며 “관련 제약업계는 단순히 이러한 약물들이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연구에 투자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정신과 전문 자문의 Andrea Cipriani는 “불확실한 수익과 신약을 개발해 판매할 때까지 필요한 수조 원의 비용 등을 고려해 위험을 회피하고자 하는 것은 이해할 수는 있다” 며 “많은 돈이 지출되고 실패율은 높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우울증 치료는 대체로 약물 치료나 심리요법으로 진행되거나 두 방법을 모두 이용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환자들 중 절반가량은 1차 항우울제로 치료에 실패하고 30%정도의 환자는 관련 의약품들에 저항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울증 환자 발병률과 연구는 계속 증가하지만 신약 개발은?

의료전문가들은 “화지자 푸로작(Prozac)을 포함한 현 세대의 SSRI(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계열 항우울제들이 저렴한 복제 약으로 광범위하게 이용 가능해졌다” 며 “ 하지만 기존 약품과 효과 면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가격만 높은 신약들에 대한 개발 지원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들은 기존의 의약품들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절반 이상의 환자들에게는 효과적이라는 점과 부분적으로 이 질환의 경우 특히 위약이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고 밝혔다.

우울증은 이미 정신질환 중 가장 흔한 질병 중 하나로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적으로 약 3억50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어 인류에게 장애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정신질환역학 Glyn Lewis 교수는 “질병 발생률이 증가함에 따라 지난 10년 사이에 항우울제 처방량이 2배 가량 증가했다” 며 “ 2005년 3100만개에서 2015년 6100만개로 복용량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에서 우울증 치료제에서 좀 더 많은 토론과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2015년 자료에 따르면 JAMA저널에 발표된 논문이 1999년 6.9%에서 2013년 13%정도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굿윈 교수는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 기존 항우울제들과 관련해 환자의 뇌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굿윈 교수는 “과학자들이 우선 이러한 점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야 개선방법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Goodwin 교수는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은 현재 항우울제들과 관련해 환자의 뇌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며 “부분적으로 과학의 실패이지만 과학자들이 우선적으로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점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야 좀 더 개선방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국내 우울증 환자와 치료제 현황?

우리나라의 우울증환자는 연령 및 성별에 상관없이 계속 증가추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심사 결정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우울증 진료 인원은 68만 명으로 4년 전인 2011년 60만2천명 비해 약 8만 명(13.0%) 증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재발성 우울증 장애 진료실적’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19세 이하 어린이 및 청소년 수는 지난 2004년 1038명에서 2007년 1307명 등으로 꾸준히 늘어났으며 최근에는 10명 중 1명 이상이 소아우울증에 걸린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65세 이상의 노인 우울증 환자 수는 22만 명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6.4%씩 증가했다.

이와 함께 지난2016년 미국 달라스 UT 사우스웨스텐메디컬센터의 Yaprak Harrison박사는 여성의 경우 5명 중 1명이 남성의 경우 1명 중 1명이 산후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우울증이 만성질환으로 악화되기 전 예방이 중요하며 병에 걸렸을 때는 적절한 진료와 처방 그리고 꾸준하게 약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의학과 관계자는 “우울증 치료제는 중독성이 있어서 평생 복용해야 한다거나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는 잘못된 정보가 있는데, 항우울제는 중독성도 거의 없고, 부작용의 경우 의사와 상의해 용량이나  약을 바꾸면 일상생활이나 직업적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며 “정신 질환 자체에 대한 편견 때문에 우울증 환자들이 치료를 제대로 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가족들이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환자에게 제대로 된 조언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일정한 시간만큼 야외활동으로 우울증을 억제하거나 음주 등 우울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중학교 617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2013년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학생들에게 우울증을 억제하기 위해 매일 점심시간에 운동장에 나가 야외활동 시간을 규칙적으로 지키며 정크푸드 섭취를 자제하며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했다.

이에 학생들이 새벽 3시 이후에 깨어있을 가능성도 약 2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문제도 약 18% 감소하였으며, 결과적으로 우울 정도도 캠페인 전과 비교해 약 35%가 줄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는 “건강한 식습관과 수면습관, 야외 신체활동의 증가 등이 우울증 등 청소년의 정신건강 개선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부작용이 개선된 우울증치료제로 작년 3월 국내 시판된 한국화이자의 SNRI 계열 약품 '프리스틱(성분명 데스벤라팍신)’, 한국세르비에의 ‘밸덕산(성분명 아고멜라틴)', 한국룬드벡의 ‘브린텔릭스(성분명 보티옥세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