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은 물건들이나 서비스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인터넷에 연결시키는 기술이다. 이 세상에 무의미하게 존재하던 물건들도 역할이 주어지고 사람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그로 인해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스마트 세상이 창조될 수 있다. 스마트 자동차, 스마트 홈, 스마트 도시란 용어를 매스컴을 통해서 많이 들었지만 자신과는 동떨어진 개념이라고 여겨왔다면 미처 세상의 변화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세상은 우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고 우리가 좋아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미리 예측해서 알려주는 시대로 향하고 있다. 이를 사물인터넷 기술이라고 부른다. 사물인터넷 기술은 세상과 우리가 접속하는 방식을 새롭게 바꾸고 있으며 특히 우리가 위치한 주변의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되고 있다. 사람들은 이를 근접 마케팅이라고 하지만 마케팅보다 한 차원 높은 근접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근접 서비스란 사물인터넷 기능을 갖는 기기의 주변에 접근할 때 자동적으로 우리에게 서비스가 제공되는 기능이다. 예를 들면 아파트 현관에 들어서면 자동으로 불이 밝혀지듯이 사물인터넷 기기가 있는 곳에 다가가면 우리가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서비스를 사물이 제공하는 기술이다. 조명처럼 단편적인 기능도 있지만 사물인터넷 기술이 발달할수록 깊은 맥락을 갖는 속 깊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의 기본 골격은 사물인터넷이다

전문가들은 사물인터넷이 제4차 산업혁명의 기본 골격이 된다고 믿는다. 많은 기업들이 사물인터넷 기법을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사례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은 모든 객체와 소비자, 그리고 사람들의 활동을 디지털 영역으로 끌어 들여와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와 비즈니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앞으로 기술이 개선되고 저렴한 장치가 널리 보급되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사물인터넷 기능이 급속히 확산될 수 있다. 다양한 사물인터넷 해법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전파되는 건 비콘(Beacon) 기술이다. 비콘은 실내외 위치추적에 적합한 기술로 사람들이 활동하는 공간마다 예를 들면 일터, 상점, 식당, 놀이 공간, 병원, 여행지 등에서 중요한 정보소통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비콘은 인근에 다가온 고객에게 관심을 끌만한 쿠폰을 보내어 고객을 예기치 못한 서비스 공간으로 유인할 수 있다. 비콘은 무미건조한 현실공간을 디지털 세계로 이끌어 연결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월트 디즈니가 운영하는 디즈니 리조트 호텔에 묵거나 놀이동산을 방문하면 매직밴드를 제공받는데 이는 디즈니랜드에서 통하는 일종의 신분증이다. 디즈니랜드는 일찍부터 관람객들에게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관람객은 디즈니랜드 측이 보내온 매직밴드에 미리 세 가지 놀이기구를 예약해둘 수 있다. 관람객이 놀이공원에 방문하면 원하는 놀이기구를 대기시간 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예약시간과 좌석을 미리 지정받는다. 관람객이 손목에 차는 매직밴드는 저전력 블루투스 통신장치인 비콘을 내장하고 있어서 최대 50미터까지 통신을 교환할 수 있다. 관람객이 놀이동산에 입장하면 디즈니랜드 측은 삼각측량 원리에 의해 관람객의 위치를 오차범위 5센티미터 이내로 정확히 파악한다. 놀이동산 곳곳에 설치된 센서와 단말기를 통해 관람객이 어떤 물건에 관심이 높은지 또 무엇을 구매했는지도 정확히 분석한다. 어떤 캐릭터와 사진을 찍고 어느 곳으로 이동하는지를 분석해서 실시간으로 관람객의 취향에 맞는 각종 놀이나 공연을 추천해준다. 관람객이 놀이공원에 남긴 방문 흔적은 디즈니랜드의 소중한 고객관리 정보가 되어서 후에 스마트폰 앱을 통해 고객에게 각종 행사나 놀이에 대한 맞춤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디즈니랜드를 한 번 방문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항상 디즈니랜드 놀이동산에 살고 있는 느낌을 받도록 해준다.

 

크루즈 여행도 사물인터넷 기술로 즐긴다

카니발크루즈는 북미 전역을 무대로 하는 대형 크루즈선단 중의 하나이다. 아놀드 도널드 CEO는 CES 2017 주제발표자로 나서 사물인터넷 기술이 크루즈 여행을 얼마나 흥겹게 해주는지 잘 소개했다. 카니발크루즈 승객은 여행에 앞서 메일로 동전 모양의 IoT 메달(이하 메달)을 받는다. 이 메달은 선내에서 승객이 지니는 신분증이며 동시에 신용카드이다. 승객이 손목에 메달을 차거나 목걸이로 걸고 다니면 승선에서부터 하선까지 모든 활동이 프리패스다. 선실 출입은 물론이고 선상의 모든 디지털 장비를 제어할 수 있고 시설을 이용하는 열쇠이며 동시에 비용지불 수단이다. 이 메달 안에는 저전력 블루투스 비콘 기능이 탑재되어 있으며 동시에 근거리무선통신 기능인 NFC 센서도 함께 삽입되어 있다. 통상 비콘은 고정 위치에 설치하고 리더를 휴대하지만 카니발크루즈 선내에서는 반대로 리더가 고정되어 있고 승객이 비콘을 휴대하고 다닌다. 역시 삼각위치 측정법으로 모든 고객의 위치는 정밀하게 기록되며 NFC센서로 방문을 열고 닫고 구매활동을 하게 된다. 승객이 선상에서 벌이는 모든 활동이 기록되므로 실시간으로 승객의 취향을 분석하여 재미있는 놀이를 권하거나 분위기를 제공할 수 있다. 선상에서의 활동을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으로 찍어서 선실 내에 비치된 디지털 장치에 전송해 주므로 원하는 사진만을 골라서 인화를 하거나 따로 저장해 둘 수 있다. 카니발크루즈의 이 같은 사물인터넷 서비스는 2017년에 새롭게 도입되는 서비스이다.

고객 서비스가 중요한 접대산업에서 비콘의 활용가치는 매우 높다. 예를 들면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찾아 식당을 반복해서 찾아온다면 식당 운영자는 고객들에게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해줄 만한 방법을 고민해야만 한다. 캐나다 토론토의 한 식당에선 비콘을 이용해서 고객에게 색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을 착안했다. 우선 식당을 방문한 고객에게 식당이 제공하는 스마트폰 앱을 깔게 했다. 고객이 식당 근처에 다가오면 바로 그날 저녁의 주방장 특별 요리에 대한 정보를 스마트폰에 뜨게 만들었다. 동시에 이 메뉴를 주문하면 특별히 음료나 서비스 메뉴를 제공한다고 안내했다. 이때 부가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메뉴를 몇 가지 중에서 선택하도록 하면 그 고객의 취향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렇게 파악된 고객의 취향을 누적해 가면 점차 고객에게 맞춤 서비스 메뉴를 부가해서 제공하거나 특별 메뉴를 제공하는 등 단골 고객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다. 이렇듯 단골 고객에게 제공하는 특별서비스가 반복되면서 고객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소매상점에서 비콘을 활용하면 비즈니스가 즐겁고 다양해질 수 있다. LED 조명, 카메라, 디지털 광고판, 자판기, POS단말기 등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곳마다 비콘이 설치하여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다. 비콘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곳은 쇼핑센터, 호텔, 공항 등이다. 사업체들이 너도나도 비콘 서비스를 채택하게 되면 차별화된 서비스 효과가 줄어들기 때문에 비콘기술을 먼저 도입한 기업이나 상점일수록 비즈니스 성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

 

사물인터넷기술로 삶을 편하게 해준다

먼저 쇼핑센터를 상상해본다. 쇼핑을 하러 온 고객에게 상점 입구에서 카트 대신에 리모콘 같은 구매 스캐너를 제공해준다. 고객들은 스캐너를 들고 다니면서 원하는 상품들의 바코드를 스캐닝한 후 수량을 입력하면 가격이 자동으로 합산되어 스캐너에 표시된다. 구매 도중에 구매한 상품 목록을 확인하려면 상점 곳곳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구매 품목을 삭제하거나 추가할 수도 있다. 구매를 마치면 자동으로 선택한 결제 방식으로 지불이 끝난다. 구매한 상품은 곧바로 물류창고에서 자동으로 포장되고 원하는 장소까지 배달해 주거나 구매품 반출창구에서 바로 고객에게 전달해준다.

공항에 여행객이 도착하면 곧바로 탑승 스케줄이 자동 인식되어서 항공기 체크인 카운터와 출국장 루트, 그리고 탑승할 항공기 탑승구까지 안내하는 서비스가 제공된다. 화물을 맡기면 화물이 탑승기에 안전하게 실릴 때까지 위치 정보를 제공한다. 호텔에선 고객에게 비콘 카드를 제공하고 고객들은 이 카드를 소지하고 다니면 호텔의 각종 시설이나 출입문이 알아서 열리며 사용법을 친절히 안내한다. 병원에선 의료장비들의 위치를 추적해 주므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환자를 돌보는 데 필요한 장비를 바로 조달할 수 있다. 제조업 생산라인에선 생산품의 물류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작업자의 동선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회사 내에선 직원들의 동선을 분석하여 작업공간 배분이나 사무공간을 재배치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비콘은 사물 추적, 위치확인, 위치감시 등에 특화된 기술이다. 위치기반 정보를 활용한 서비스가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다. 한 장소에서 한 가지 서비스만 제공받는 게 아니고 동시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앞에서 소개한 카니발크루즈에 메탈을 납품하고 소프트에어를 제공한 기업은 국내의 한 중소기업이다. 위치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물인터넷 기술은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기술탄력성이 높은 중소기업들이 잘할 수 있는 분야이다. 제4차 산업혁명은 비즈니스의 콘텐츠 혁명이며 서비스 혁명이다. 앞으로 비즈니스의 효율과 생산성이 급속히 상승국면으로 전환될 텐데 중소기업이 주역이 되어 이런 변화와 개혁을 일으켜야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 실제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은 기술개발의 주체이기보다는 기술을 기획하고 마케팅 하는 중개업자인 경우가 많다. 대기업은 기술개발의 감독자이며 기술이 설계대로 개발되고 작동하는지를 점검하는 기술감리 역할을 대부분 맡는다. 기술의 말단 작동원리를 구현하고 기술의 성능을 보장하는 일은 역시 중소기업이 도맡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사물인터넷 기술은 민첩한 기술개발과 경영관리에 유리한 중소기업에 더 적합한 영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