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제약사들의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그 중에서도 상용화 단계에서 더 큰 가치를 낼 수 있는 '신약'에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올해 의약품 시장 전망과 국내에서 이제까지 허가를 받았던 신약부터 향후 국내 및 글로벌 시장에서 허가를 기다리는 신약까지 로드맵을 정리해 봤다.

정부, 신약 개발 지원 본격화

노령화 가속화는 글로벌 이슈다. 우리나라는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3.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는 15.7%, 2030년에는 24.3%에 이를 전망이다. 노령화 추세는 의약품 수요 증가로도 이어져 폭발적인 성장은 아니더라도 올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IMS는 2020년 글로벌 의약품 시장이 연간 4~7% 성장 해 1400~1430억달러(약 164조 8000억원~약 168조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선진국과 파머징 국가 모두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그 중에서도 파머징 시장이 2020년까지 7~1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국내 생산액 기준으로 4~5%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다만 해외 도입 의약품 비중이 더 높은 편이다. 약가 인하 이슈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가운데 글로벌 신약에 대한 갈증이 더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정부도 신약 개발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지난해 8월 정부는 '제2차 과학기술전략회의'에서 9대 국가 전략 프로젝트 중 신약 개발 지원을 포함시켰다. 특히 암, 심장, 뇌혈관, 희귀질환 등 4대 중증질환을 대상으로 바이오 신약 개발을 지원한다. 오픈이노베이션을 기반으로 국가 신약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2019년까지 신약 후보물질 100개를 개발, 2022년까지 전임상 후보물질 50개를 도출, 2026년 신약 후보물질 100개 확보 후 최종적으로 신약 10개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펀드, 민간투자, 혁신형 제약기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정책, 금융, 인허가 측면에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신약 개발의 국내 수행 임상 3상 세액 공제, 신약 생산 시설 투자 세액 공제도 지원한다. 

한편 13일 이경호 제약협회장은 오는 2월 퇴사 의사를 밝히며 "국가 주도로 신약 개발 프로젝트 진행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신약 기술수출 성과가 있었던 것에서 알 수 있듯 신약개발은 우리가 가진 몇 안 되는 잠재 분야"라며 "정부가 신약 개발을 국가 프로젝트화 하면서 종합적으로 이끌어가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신약개발과 기술수출은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 출처=SK증권

신약 허가부터 기술수출까지

지난 1999년부터 2016년까지 총 27개의 신약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는 신약 허가가 한 건 뿐이어서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약 허가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15년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소염진통제 '아셀렉스캡슐', 동화약품의 항생제 '자보란테정', 동아에스티의 항생제 '시벡스토로정' 및 '시벡스트로주', 동아에스티의 당뇨병치료제 '슈가논정' 등 총 다섯 개의 허가가 있었다. 

2010년에 허가를 받은 보령제약의 '카나브'와 2012년에 허가를 받은 LG생명과학의 '제미글로'는 글로벌 시장으로도 나가고 있다. 카나브는 국내 매출 400억원 후반대를 기록했다.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현재 41개국에 3억 7530만달러(약 4400억원)의 수출을 이뤄내고 있다. 

제미글로의 경우 지난해 국산 신약으로는 최초로 연 매출 500억원을 달성했다. 이제는 중남미5개 국가와 인도 등 아시아 지역 판매도 이뤄질 전망이다.

최근에는 신약 개발뿐만 아니라 기술수출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자사가 개발하는 신약 파이프라인 기술 수출이 눈에 띤다. 올해에도 해외 기술수출과 판권수출 계약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 출처=SK증권

지난 2015년 1월부터 2016년 말까지 약 35건의 기술수출이 있었다. 이 중 24건은 2015년에 발생했다. 파맵신, 씨티씨바이오,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노바셀, 인트론바이오, 삼진제약, 우신메딕스, 동아에스티, 보령제약, 일양약품, 진원생명과학, 휴메딕스, 레고켐, 비씨월드제약, 알테오젠, 제넥신, CJ헬스케어, 바이로메드 등이 기술 수출을 이뤄냈다. 물론 이 중에서도 주목을 받았던 것은 한미약품이다. 수출 규모도 많았고 건수도 많았기 때문이다. 

2016년에는 종근당, 안트로젠, 제넥신, 동아에스티, 보령제약, 크리스탈, 일양약품, 한미약품, 유나이티드 등이 기술 수출을 했다. 12월 끝자락에는 동아에스티가 애브비바이오테크놀로지와 약 6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으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신약 개발은 최종 상업화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기술 수출도 임상이 꼭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한미약품의 경우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 계약이 취소 됐고 유한양행의 경우 중국 뤄신과 진행했던 계약이 해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두 가지가 올해에도 최대 이슈일 것임에는 틀림없다. 신약 개발과 기술수출은 제약사들 사이에서도 큰 관심사다. 대형 제약사의 글로벌 수출 외에도 중소형 제약사들의 파머징 시장 수출도 주목 할만하다. 따라서 올해에는 해외에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는 제약사들에 더 큰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