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인생 명예를 건 리뷰 배틀이 시작된다. 360도 카메라 데스매치 승자는?

 

리코 세타SC "결국 선구자가 이긴다" -조재성 기자

일본 회사 리코가 2013년 신기한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사진으로든 영상으로든 주변을 360도로 찍어주는 카메라였죠. 세타(Theta)의 탄생입니다. 세타 이전에도 360도 이미지를 찍어내는 장비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다만 소비자용 360도 카메라는 세타가 최초입니다. 이 분야에서 리코는 선구자였던 셈이죠. 일단 인정해줘야 합니다.

세타는 시리즈로 발전했습니다. 그 다음에 성능이 대폭 개선된 세타S가 나왔죠. 최근에는 알록달록 색상이 다양한 세타SC가 나왔습니다. 세타S 대비 10만원 정도 저렴한 보급형 360도 카메라죠. 카메라로서 성능은 세타S와 동일합니다. 단지 몇몇 기능이 빠졌을 뿐입니다. 일단 HDMI 케이블 단자가 빠졌고요. 라이브 스트리밍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동영상 촬영 시간은 5분으로 단축됐고요. 세타S가 검정색 하나였다면 세타SC는 4가지 파스텔 톤으로 나왔죠. 딱 봐도 예쁩니다.

▲ 출처=리코

지난해 뒤늦게 360도 카메라 후발주자들이 등장했습니다. 세타와 핵심 콘셉트가 크게 다르지 않은 제품들이죠. LG전자 ‘LG 360캠’, 삼성전자 ‘기어360’, 니콘 ‘키미션360’ 등이 출시됐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종종 등장하면서 관심을 끌었죠. 가상현실(VR) 트렌드와도 조우했습니다. 360도 영상이 초기 VR 킬러 콘텐츠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를 제작할 수 있는 도구인 360도 카메라가 주목을 받았어요.

이제 온라인에서도 360도 촬영물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구경하다보면 360도 영상을 쉽게 만날 수 있죠. 심지어 마크 주커버그가 직접 찍어서 올리기도 합니다. 유튜브에서도 다양한 360도 영상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IPTV에서도 360도 영상을 제공하죠.

360도 사진은요? 글쎄요. 영상보다는 온라인에서 쉽게 접하기가 어렵죠. 지도 서비스 거리 뷰 기능 같은 데 응용되긴 합니다만 개개인들이 일반 사진이나 영상처럼 업로드하고 공유하는 모습은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블로그나 일반 웹페이지 등에서 360도 사진 업로드를 지원하지 않는 탓도 큽니다. 방법은 있어요. 리코의 세타360 플랫폼에 360도 사진을 올리고, 공유하고 싶은 페이지로 소스코드를 긁어가는 식으로요. 많은 360도 카메라 유저들이 이 방식을 이용합니다.

360도 카메라 브랜드들이 리코에 빚을 지고 있는 셈이죠. 이런 이유에서 자잘한 스펙을 비교해가며 세타 시리즈가 다른 360도 카메라보다 떨어진다고 하긴 어려운 겁니다. LG 360캠도 마찬가지예요. 지난해 출시된 제품인데 세타 시리즈랑 제품 콘셉트는 물론 디자인까지 유사합니다. 다른 360도 카메라에 비해 리코에 더 큰 빚을 진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성능에 있어 우위를 보이는 것도 아닙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LG 360캠의 촬영 품질에 대한 지적은 쉽게 만나볼 수 있죠. 애석하게도 후발주자가 누릴 수 있는 이점을 충분히 살려내지 못한 것 같네요.

 

LG전자 360캠 가성비 최강 360도 카메라 - 김태환 기자

LG전자의 야심작이었던 스마트폰 ‘G5’는 초라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그래서 함께 출시됐던 프렌즈들도 성적이 저조했지요. 하지만 프렌즈 제품 중에서 360캠은 지금 당장 구매해도 재밌게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 180도, 뒤 180도. 합쳐서 360도의 화각을 자랑하는 제품입니다. 빈틈이 없죠. 때문에 추억을 기록하는 데 있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사실 카메라 렌즈의 경우 화각이 넓으면 넓을수록 가격도 급격히 상승합니다.

360캠의 기본 촬영 화각은 180도네요. 뒷배경이 상당히 넓게 나옵니다. 석양이 지는 바닷가, 고궁 앞, 산 정상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으면 잘림 없는 풍경이 나옵니다. 물론 360도 촬영을 하면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건물 내부모습이나 자동차 내부를 정중앙에서 촬영하면 한눈에 사방을 돌아볼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나죠. 360캠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이 모든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 출처=LG전자

우선 가격이 착합니다. 시중 오픈마켓에서는 20만원 초반대에 제품을 접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기어360의 경우 30만원입니다. 한손에 착 감기는 그립감도 나쁘지 않습니다. 색상은 은색 하나만 나왔지만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네요. 렌즈를 보호해주는 캡이 인상적입니다. 씌웠을 때도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네요. 중간에 쉽게 벗겨지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가볍습니다. 76g밖에 되지 않습니다. 야외에서 많이 사용하게 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보이네요. 앱을 다운받으면 셔터스피드와 ISO감도를 조절하는 ‘매뉴얼 모드’도 지원합니다. 좀 더 다양한 연출이 가능해지죠. 특히 5.1채널 서라운드 사운드 녹음을 지원합니다. 생동감 있는 현장을 기록할 수 있게 됩니다.

일각에서 세타 시리즈와의 디자인 유사성을 꼬집네요. 맞습니다. 하지만 이건 후발주자의 숙명입니다. 미투제품이 판을 치는 세상에 ‘베꼈다’는 이유로 비난받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최대 2K 녹화만 가능하다는 것도 단점 중 하나죠. 하지만 그렇기에 더 저렴하지 않습니까. 비싼 돈 들여 DSLR을 사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세상입니다. 사실 360도 카메라는 재미삼아 몇 번 사용하지,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제품 중 하나죠. 30만~40만원의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지는 좀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