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가스에서 4일 동안 개최된 CES 2017에 참가한 중국 기업의 수가 1300여개가 넘었다. 2016년도에 비해 20% 정도 증가한 규모이며 전체 참가기업 3800여개의 1/3 정도에 해당된다. 지금까지 중국은 범용제품의 세계 제조공장이라고 불렸지만 이들 기업들이 전시한 제품들은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드론, 3D 프린터 등 모두 미래를 개척하는 첨단제품들이다. 중국은 2025년을 목표로 세계를 선도하는 첨단기술국가가 되는 도약대 위에 우뚝 서 있다.

넥스트EV(NextEV)는 2014년에 중국 샹하이에 설립된 전기차 업체로 중국의 텐센트, 힐하우스 캐피탈(Hillhouse Capital), JD.com, 샤오미(Xiaomi), 그리고 자동차 포털인 오토홈(Autohome.com) 등이 투자한 기업이다. 영국 기술진의 설계와 제작으로 E-슈퍼카 Nio EP9를 개발해 지난해 12월 뉘르부르크링(Nürburgring) 서킷을 7분 5.12초 만에 일주해 전기차 세계 기록을 달성했으며, 슈퍼카 포르쉐(Porsche) 918 Spyder(6분 57초)나 람보르기니(Lamborghini) LP750-4(6분 59.73초) 기록에 버금가며 하이브리드 슈퍼카인 멕라렌(McLaren) P1의 성능을 뛰어넘는 기록을 달성했다. 넥스트EV는 영국 기술진의 힘을 빌어 단숨에 슈퍼카 메이커로 등극했으며 이미 EP9를 포함한 6개 차종을 중국으로 수입할 예정이다.

 

중국 업체, 세계 최고 E-슈퍼카 생산

디제이아이(DJI)는 현재 세계 상업용 드론시장의 70%를 점유하는 중국 기업이다. 상업용 드론은 주로 사진촬영용이 대세를 이루고 있으며 고선명 영상촬영기능은 물론이고 점차 시각인식기능과 음성인식기능을 갖춘 지능형 드론으로 발전해갈 전망이다. 퀄컴, 엔비디아, 인텔 등 칩 메이커들도 드론용 지능칩 개발로 시장 확산노력을 다하고 있다. 대부분의 상업용 드론은 휴대하기엔 무겁고 부피가 큰 단점이 있었지만 최근엔 DJI가 개발한 접이식 드론은 무게도 500그램 이하로 줄여서 휴대하기에 편해졌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상업용 드론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해 2025년에 13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드론의 주요 생산기업들은 DJI뿐만 아니라 샤오미(Xiaomi), 호버(Hover), 유넥(Yuneec), 에항(Ehang), 시미토이스(Syma Toys) 등 중국 기업들이 우위를 점유하고 있다.

중국 남부 주강 삼각주 지역인 광저우(广州), 선첸(深圳), 동관(东莞) 등 산업도시에선 지난 몇 년 동안 산업용 로봇을 설치하는 붐이 일고 있다. 수천 개의 공장에서 저임금 이주 노동자 대신에 로봇을 투자하고 있어 중국이 산업용 로봇의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 되었다. 2015년에 중국에 설치된 로봇은 6만8000대 가량인데 전 세계 로봇 투자의 25% 정도 수준이다. 애플 아이폰 생산공장으로 유명한 팍스콘을 예로 들면 노동자 6만명 대신에 약 4만대의 로봇을 설치했다. 아직도 120만명의 종업원을 채용하고 있는데 반복적인 작업은 지속적으로 로봇으로 대체하고 사람들은 연구개발, 조업 및 품질관리에 종사하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기업들도 급성장하는 로봇산업에 진출하고 있다. 가전 메이커인 미디아 그룹(Midea Group)은 독일의 로봇기업 쿠카(Kuka)를 50억달러 이상 투자해 지분 86%를 확보했다. 스웨덴 기업 ABB의 상하이 자매회사에선 양팔 조작형 협업 로봇 유미(Yumi)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산’이 고급제품의 대명사가 될 때까지 제조업을 첨단화시킨다는 전략이다. 그런 관점에서 로봇은 중국이 추진 중인 ‘중국제조 2025’ 전략의 핵심산업이다. IDC는 2019년경이면 전 세계 산업용 로봇의 40% 정도를 중국 제조업체가 공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종업원 1만명당 로봇을 150대 이상 설치한다는 목표도 세워 놓고 있다. 현재는 로봇 밀도가 세계 28위이지만 독일과 일본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도약하는 목표를 삼고 있다.

 

고속철도시장을 중국 기업이 석권

중국의 철도차량 및 장비수출업체인 CRRC(中国中车股份有限公司)의 2015년도 해외수주액은 38.6억달러고 2016년도엔 80억달러이다. 물론 CRRC의 가장 큰 고객은 중국철도공사이다. 종업원이 19만명이고 자회사를 430개나 갖고 있다. 중국 내 고속철 건설 경험이 2015년 말 기준으로 1만9210㎞이나 되고 최고속도 시속 380㎞를 운행하고 있으므로 경쟁사들이 범접할 수 없는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런 경험을 기반으로 프랑스 알스톰, 독일의 지멘스, 캐나다 봄바디어와 경합하고 있다. 철도차량, 부품, 신호 시스템, 유지보수, 및 기타 서비스사업을 102개 국가와 지역에 공급하고 있고 이는 전 세계 철도서비스 시장의 83%에 해당한다. 2020년까지 150억달러 해외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주실적을 보면 미국, 남아프리카, 말레이시아, 터어키, 이란, 독일, 영국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한스 레이저 테크놀로지(Han’s Laser Technology)는 상장회사로 중국을 대표하는 레이저 기업으로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레이저 장비업체이다. 매출실적을 보면 2014, 2015년도에 860만 달러 정도이다. 한스 레이저는 레이저 조각‧마킹 시리즈, 레이저 용접 시리즈, 레이저 커팅 시리즈, 하부 표면 조각 시리즈, 레이저 디스플레이 시리즈 등 200개 이상의 기계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 장비는 전자 제품, 집적 회로, 통신 장비, 컴퓨터, 자동차 부품, 건축 자재, 의료 기기, 보석류, 포장 재료, 공예품, 패션 및 의류, 도시 조명 및 기타 분야에 사용된다. 레이저 가공은 가공 면이 우아하고 깔끔하며 잔류물이 없어서 환경 친화적이며 후처리가 필요하지 않아서 첨단제품 생산에 널리 사용된다. 중국 정부는 한스레이저를 ‘중국제조 2025’의 성공을 이끄는 대표적 첨단공장으로 인정해 리커창 수상이 현장을 방문해 격려한 바 있다.

항조노트바이크기술(Hangzhou Notebike Technology)은 지능형 전동스쿠터 스완(Swan)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JD 투자펀드의 자금지원을 받고 자율운전자동차와 저속전기차를 개발 중이다. JD 투자펀드는 스마트 물류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해 무인배달차량, 무인드론 및 로봇운영창고 등을 사업영역으로 삼고 있다.

갤럭시 노트 7의 배터리 발화사건으로 삼성이 시장에서 사라진 덕분에, 중국의 4대 스마트폰 업체들의 2016년 3분기 실적을 보면 연결영업이익률이 전체의 11%를 차지했고 연결순이익이 11억달러를 달성하면서 시장 점유율의 상위실적을 기록했다.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모바일 핸드셋 하드웨어 부문은 3분기에 102억달러 영업이익을 창출했는데 애플이 전체 영업이익의 87.3%를 점유했고, OPPO가 3.9%, 화웨이가 3.3%, Vivo가 3.1%, 샤오미가 0.4%를 점유했다. 삼성이 시장에서 사라진 덕분이긴 하지만 지난 몇 분기 동안 중국 브랜드들이 고급품들을 시장에 출시하면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이는 변화를 일으켰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미래 전기차 대표기업도 중국 기업

중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업체인 BYD는 1995년에 선쳰에 설립되었으며 네덜란드에 유럽본부가 있다. 이미 50여개국 240개 도시에 전기차 1만여대를 공급한 실적이 있다. 유럽에서도 네델란드, 스웨덴, 덴마크, 벨기에, 스페인 등의 국가에 전기차를 공급해 오고 있다. 유럽 지역은 특히 환경규제가 심해서 자동차 제조사들이 대기환경 규제조건에 잘 맞추는 기술전략이 중요한 지역이다. BYD는 전통적인 유럽의 강자인 폭스바겐, 르노-닛산, 제너럴모터스와 경쟁하면서 전기차 시장을 침투해 왔다. 유럽에서 가장 대규모로 전기버스를 생산하는 BYD는 최근에 헝가리에 연간 400대의 조립능력을 갖는 전기버스공장을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BYD는 원래 배터리 생산업체인지라 다른 전기차 업체와 달리 직접 배터리를 생산해서 공급한다. 안전하고 내구성이 높은 철‧인산염 배터리를 사용해 오고 있다. 사내에 배터리 연구 인력만 1만6000명이 있으며 매년 배터리 성능을 10%씩 증가시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중국은 일찍부터 전기차 개발에 주력했으며 2020년대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 세계 전기차 수요에 적극 대응할 준비가 갖춰져 있다.

CES 2017에 참가한 중국 기업들은 첨단기술들을 충분히 뽐냈다. 키안기술(Qihan Technology)은 서비스 로봇인 산봇(Sanbot)의 인공지능과 비디오 해석기술을 소개했다. 장안자동차와 바이두(Baidu)는 자율운전자동차를 선보였다. 알리바바는 증강현실 서비스 플랫폼 ‘UP’을 활용해 증강현실 쇼핑 방법을 소개해줬다. 바이두는 모니터가 달린 홈 어시스턴트를 선보였다. 빈치(Vinci)는 인공지능과 음성명령으로 조작하는 스마트 헤드폰을 세계 처음으로 선보였고 링(Ling)이 출품한 웨이브봇(Wavebot)은 전형적인 서비스 로봇으로 전시장을 돌아다니며 안내를 해줬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세계 과학기술을 선도하는 국가가 되길 원한다. 그래서 2020년까지 가장 혁신적인 국가 그룹에 속하고, 2030년에는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혁신국가로 탈바꿈 시키는 국가목표를 달성시키고자 한다. 국민의 삶을 높일 수 있는 국력은 위대한 과학기술 잠재력에서 나온다고 그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