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신약인 SK케미칼의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NBP601)'가 유럽의약국(EMA)으로부터 최종 시판 허가를 받으면서 생명과학부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앱스틸라는 SK케미칼 자체 기술로 개발해 지난 2009년 CSL사에 기술 수출한 제품이다. 이후 개발 과정을 거쳐 지난해 5월에는 미국, 같은해 12월에는 캐나다로부터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유럽에 진출한 것은 국내 바이오 신약 중에서는 최초다. 이 밖에도 호주, 스위스 등에서 허가 심사를 진행 중이다. 

▲ 앱스틸라/ 출처=SK케미칼

글로벌리서치업체 데이터모니터(datamoniotor)에 따르면 유럽연합(EU) 내 주요 5개국 중 A형 혈우병 치료제 시장은 2015년 기준으로 4조 2000억원 규모다. 전 세계 시장으로 보면 8조 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에는 9조 50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SK케미칼 생명과학 부문은 지난 2014년부터 약가 인하로 인해 매출 감소가 발생했고, 신규공장 및 임상 관련 비용 등으로 실적이 저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앱스틸라 허가가 잇따르고 있어 올해 생명과학부문 실적은 턴어라운드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앱스틸라의 로열티 수입이 본격 반영될 것"이라며 "새롭게 대상포진 백신 판매도 예상되고 있어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또 "사노피와 공동 개발중인 폐렴구균도 전임상을 마치고 1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 돼 성장성 등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도 "혈우병 A 치료제의 매출액 대비 로열티 5% 수취가 예정 돼 있어 올해 로열티는 50~100억원으로 기대된다"며 "영유아 대상 4가 계절독감백신 한국 임상 3상, 자궁경부암 백신 한국 임상 1상, 소아장염백신 한국 임상 1상,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폐렴구균백신 전임상 완료에 대한 기대도 있다"고 전망했다. 

▲ 출처=NH투자증권

구완성 NH 투자증권 연구원은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앱스틸라 연간 매출액은 3000~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신규 출시한 4가 독감백신을 기반으로 생명과학 사업부의 턴어라운드 가시화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구 연구원은 앞으로 혈우병 A 치료제 시장에서 지속형 제제가 기존 치료제 시장을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속형 제제는 투여 횟수가 감소된 제형을 말한다. 그는 "CSL사에서 앱스틸라와 CLS-626을 병용 투여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조합은 1주 1회 제형도 가능할 전망이어서 지속형 혈우병 A 치료제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가습기 세정제 이슈와 폐렴구균 백신의 특허소송 등으로 주가에 기업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 SK케미칼 주요 투자지표/ 출처=NH투자증권

한편 그린케미칼 부분은 올해 PETG 증설로 인해 생산능력이 12만톤에서 18만톤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 슈퍼엔지니어링 플리스틱 PPS의 상용화가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SK케미칼의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은 6조 2785억원, 영업이익은 2553억원, 순이익은 2200억원으로 추정된다. 각각 전년 대비 19.2%, 123.4%, 133.1%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생명과학부문의 실적이 부진했지만 SK가스 실적 개선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2017년에는 연결 기준 연간 매출액 6조 6224억원, 영업이익 2807억원, 순이익 2267억원으로 추정된다. 각각 전년 대비 5.5%, 10%, 3% 성장이 예상된다.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액 1조 2125억원, 영업이익 726억원이 예상된다. 각각 전년 대비8.8%, 46.4% 성장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