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롯데백화점
# “롯데멤버스 회원이라면 백화점 식품 코너에서 바코드를 찍고 계산대에서 결제만 하면 상품이 집으로 배달되는 ‘스마트 쇼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무거운 바구니나 카트 없이 바코드 스캐너가 포함된 전용 단말기 ‘쇼퍼’만 들고 장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롯데멤버스 카드를 미리 챙겨야 한다. 카드를 키오스크에 삽입하면 각종 안내 내용이 나오고 ‘동의’를 누르면 쇼퍼를 대여받을 수 있다. 기존에 고객의 스마트폰으로 바코드를 찍으면 인식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빨리빨리’를 선호하는 한국 고객으로부터 불만이 많았는데, 쇼퍼는 인식하는 데 시간이 단축된다는 점이 좋았다. 마지막으로 오더뷰어에 쇼퍼를 꽂으면 쇼핑한 상품 목록을 확인하고 배달 서비스를 받으면 된다.”
- 롯데백화점 분당점 식품코너에서
# “현대백화점 상품 전용 쇼핑 서비스 ‘더현대닷컴’에서는 ‘스마트 파인더’ 기능을 통해 찾고자 하는 상품의 이미지를 카메라로 찍으면 특징을 분석해 해당 상품은 물론 유사한 상품을 추천해준다. 실제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원피스’를 검색하면 무수히 많은 상품들이 쏟아져 나와 또 다시 걸러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이 서비스는 원하는 디자인의 원피스 사진을 올리면 디자인, 색상, 패턴 등 다양한 것을 고려해 유사한 상품만 보여줘 쇼핑 시간을 단축시켜 준다. 아울러 ‘스토어 픽’ 서비스를 통해 주문한 물건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받을 수 있다.”
- 더현대닷컴 이용기
# “SSG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고 간단한 절차를 거쳐 통합회원에 가입했다. 슈퍼샵에서 앱을 슈퍼샵 매장 모드로 바꾸고 전시된 상품의 바코드를 스캔하면 가격 등 해당 정보가 나오고 구입을 원하면 클릭 하나로 구매도 가능하다. 상품평 등 다양한 정보가 나와 마치 온라인 쇼핑을 하는 느낌과 함께 제품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바코드 스캔하고 담고 결제하는 것 모두 구매자의 몫이라 익숙하지 않다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 스타필드하남 O2O 스토어 ‘슈퍼샵’에서

유통공룡 ‘빅3’에서 선보이는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 일명 ‘빈 손 쇼핑’을 직접 경험해보니 개인적으로는 익숙하지 않은 게 사실이었다.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 쇼핑을 해왔던 고객이라도 바코드를 찍고 꼼꼼하게 상품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여유가 없다면 오히려 복잡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 근본적으로 여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지만 고객 인지도와 접근성을 높이는 것 역시 아직 업계가 풀지 못한 숙제로 보인다.

그러나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에 최대한 맞는 제품을 제안하고 비슷한 상품을 알려주는 것, 할인 혜택을 이에 맞게 적절하게 알려주는 등의 ‘큐레이션 서비스’는 쇼핑 시간을 줄여주고 맞춤 정보를 제공해줘 만족하는 부분이었다.

유통업체들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벗어난 O2O서비스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해당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전략을 구축하고 있다. 옴니채널 구현을 위해 ICT 기술에 기반을 둔 O2O서비스로 소비자 위치기반 정보를 이용해 근처 매장의 행사정보를 모바일 기기로 발송하여 소비자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도하거나, 모바일 기기로 주문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소비자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를 통한 쇼핑의 합리성과 편의성을 추구하게 되었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크로스오버 쇼핑(Crossover Shopping)’이 다양한 쇼핑형태 중 하나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의 점포 충성도를 높여 매출 증대 효과를 얻기 위해 ‘리테일테인먼트(Retailtainment)’ 전략으로 쇼핑에 즐거움의 요소를 가미한 마케팅으로 모객 효과를 유도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을 오프라인 매장의 차별점으로 두고 소비자들의 오감을 체험시키는 복합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소비자들이 매장에 더 많은 시간을 머물게 함으로써 구매와 매장 재방문을 유도하고 배달 서비스까지 연계해 쇼핑의 편의를 제공하는 등 O2O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유통 빅3 O2O 전략 “한층 더 강화되는 해가 될 것”

▲ 출처: 현대백화점

오프라인 점포로 발걸음하는 고객 수가 줄어들면서 최근 3년간 백화점과 할인점은 한 자릿수 매출 신장하거나 역신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각 유통사들은 저마다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배송 경쟁력을 높이는 등 고객 되돌리기에 한창이다. 롯데, 현대, 신세계까지 유통 빅3 역시 O2O 전략이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에서 사활을 건 모습이다.

먼저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옴니채널’을 강조할 정도로 O2O서비스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14년 백화점 업계 최초로 지류DM을 모바일로 대체한 ‘스마트 쿠폰북’을 도입한 이래, 위치기반 기술을 활용하여 매장에서 쇼핑 정보를 받는 ‘비콘서비스’, 온라인 구매고객이 백화점에서 상품을 찾을 수 있는 ‘스마트픽 서비스’ 등 다양한 옴니채널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스마트픽 서비스의 경우 시행 초기 월평균 주문건수가 500여건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33개 전 점포에서 매월 2만여 건의 주문이 접수되고 있으며 구매 가능한 품목도 1만여 개에서 현재 140만여 개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매장’ 구현과 다양한 IT 기술을 접목한 ‘체험형 매장’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은 스마트 백화점 구축을 위해 지난해 10월 분당점 식품매장에 백화점 업계 최초로 ‘스마트쇼퍼’ 서비스를 도입, 고객이 카트나 장바구니 없이 지정된 단말기를 들고 구매하고 싶은 상품의 바코드만 찍으면 편리하게 쇼핑을 마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쇼퍼’ 서비스는 도입 두 달 만에 하루 평균 50여명이 이용하고 있는데, 이는 분당점 근거리 배송서비스 이용객의 40%를 차지하는 수치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IT 기술을 접목한 ‘고객 체험형’ 매장도 주목된다. 지난해 9월 본점 지하 1층에서 ‘3D 가상 피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3D 발사이즈 측정기’를 도입해 고객의 발사이즈를 실시간으로 분석해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3D 발사이즈 측정기’는 서비스를 도입한 4개 점포에서 누적 사용자 수가 5000명을 넘었으며, 이를 통해 구두를 주문한 건수도 1500건이 넘는다”면서 “‘3D 가상 피팅 서비스’는 도입 이후 월 평균 약 1500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그동안 선보였던 옴니채널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 해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관계자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등의 디지털 혁명이 유통업계 생존과도 연결되면서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옴니채널 서비스를 한층 더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VR(가상현실), IoT(사물인터넷) 등이 미래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기존 유통 노하우에 ICT(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해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8월 자사 온라인몰인 더현대닷컴(thehyundai.com)에 백화점에 VR 기술을 적용한 ‘VR스토어’를 오픈했다. 고객들은 ‘더현대닷컴 VR스토어’에 접속하면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캐나다구스·파라점퍼스·노비스·나이키·아디다스 매장을 모바일 앱과 VR 기기를 통해 360도로 살펴볼 수 있다.

더현대닷컴 관계자는 “기존 온라인몰은 상품 정보를 주로 글과 사진으로 제공했지만, VR 백화점은 오프라인 백화점 매장과 진열된 상품을 그대로 옮겨와 재현한 것이 특징”이라며 “소비자는 백화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오프라인 매장에 있는 듯한 현실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 반응도 좋다. 지난해 8월 3000명 수준이던 이용 고객은 작년 12월 기준 6000명을 돌파했다. 더현대닷컴은 2018년에는 상품 설명과 함께 해당 상품과 어울리는 다른 상품을 자동 추천해주는 VR 추천 서비스를 시작한다. 2019년에는 백화점을 통째로 옮기는 ‘VR백화점’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도 세웠다.

아울러 현대백화점이 2015년 내놓은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인 ‘H월렛’도 계속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H월렛은 월 평균 4만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고, 사용 금액도 매월 20~50% 신장하고 있다. 특히 20~30대 고객의 매출 비중이 50%가 넘을 만큼 젊은 고객들의 사용률이 높다. 이희준 현대백화점 e커머스사업부장(상무)은 “오프라인 유통과 IT를 융합해 새로운 쇼핑 경험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IT에 대한 관심이 젊은 층에서 중장년층으로 확대되면서 소비자들도 거부감이 없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2015년 8월부터 SSG닷컴에서 구매한 상품을 백화점에서 직접 수령할 수 있는 ‘매직픽업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매직픽업 서비스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구매의 장점’과 ‘사이즈와 색상 교환 및 반품, 수선 서비스 이용편의 등 오프라인 구매의 장점’을 결합한 대표적인 O2O서비스다. 고객들이 SSG닷컴에서 오후 2시 반 이전까지 상품을 구매하면, 구매 내역이 고객이 직접 지정한 해당 점포에 전달되어 매장에서 당일 바로 수령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마트앱’은 이마트 쇼핑을 더욱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고안된 애플리케이션으로, 매장을 방문하는 오프라인 고객에게 꼭 필요한 맞춤형 쇼핑 정보를 ‘모바일’을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앱상에서 단골 이마트 설정 기능을 만들어 자주 찾는 매장을 더욱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행사정보를 비롯해 휴점일 자동안내 기능을 담았고, 이마트 앱을 통해 모바일 포인트 카드 기능은 물론 현금영수증 발행까지 한번에 해결이 가능하도록 했다.

O2O서비스가 갖춰야 할 강점 중 하나가 배송이다. 이에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보정센터에 이은 두 번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김포센터’를 본격 가동하면서 ‘쓱(SSG)배송’도 대폭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46% 수준인 당일 배송 비중이 김포센터 오픈으로 55%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수도권으로만 한정하면 약 49~61%까지 당일 배송 비중이 확대돼 배송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쟁 속 강력한 시너지가 관건”

▲ 출처: 신세계백화점

전문가들은 인터넷이 개화되는 시점부터 O2O시장도 이미 같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온라인이 갖는 한계가 있고 오프라인과의 연결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활용도가 없었던 것이다.

이후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모바일 쇼핑이 익숙해졌고 연결고리가 생기면서 O2O시장의 본격적인 그림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진화를 거듭하면서 오프라인 업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내놓기 시작했고, 최근 2~3년 사이 생활 전반에 O2O서비스가 깊게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각 업계를 살펴보면 초기에는 음식 배달이나 호텔 예약 등으로 시작했으나, 이제는 유통 기업은 물론 각종 서비스업과 부동산까지 산업 전반에서 O2O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다.

한 예로 온라인을 통해 원하는 디자인의 옷을 검색하고 추천받아 주문하고 원하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지정한 시간에 물건을 받아볼 수 있고, 반대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장바구니 없이 물건을 구매하고 배달 서비스를 받는 구매 패턴이 점차 정착되어 가는 모습이다.

인간 생활과 연결되는 모든 산업 영역이 O2O로 바뀌어 나가고 있는 상황이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업계에서는 발 빠르게 관련 서비스를 내세우면서 고객 잡기에 나섰다. 아울러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O2O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온라인 쇼핑몰뿐 아니라 다수의 플랫폼 사업자가 시장에 뛰어들어 올해는 더욱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그동안 관련 시장이 계속해서 팽창해왔지만, 이제는 본격적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소비자들에게 해당 서비스에 대한 차별화로 승부를 봐야 할 시기”라면서 “올해 본격적인 업체 간 O2O서비스 경쟁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최근 들어 O2O서비스 간의 연계를 위해 경쟁사끼리 손을 잡는 ‘적과의 동침’ 사례도 많은데, 이처럼 이제는 하나의 업체가 살아남을 수 있는 시장이 어렵기 때문에 공동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공통의 과제를 함께 해결해야 하는 시장 형성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O2O가 신기술과 융합되면서 주류 온라인 기업의 영향력이 증대되고 오프라인 기업들의 가세로 시장 장악이 이루어지면, 상대적으로 열세한 소상공인의 타격이 불가피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부정적이라는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대형 IT 기업과 유통업체의 독점을 피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공유할 수 있는 스타트업 앱 개발자 육성이 필요하다”면서 “O2O 자체가 서로 연결고리가 무수하게 많기 때문에 사실 이제는 공동 생존의 길을 모색하고 그 안에서 차별화를 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